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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우리안의 식민사관>재출간, 김현구씨 손해배상 당할 판대한민국법원, 식민사관 비판해도 된다고 이덕일 손을 들어주다
오종홍 기자 | 승인 2017.12.24 06:35

기사수정: 서기2017.12.26. 18:30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김현구씨 명예훼손혐의 무죄판결받은데 이어,

문제 된 그의 책 <우리안의 식민사관>도 법원의 출판금지가처분 취소결정으로

출판금지 풀려 재출간하게 되다

역사관련재판 불거질 경우, 무죄확정 대법원 판례가 판단기준 될 듯

 

▲ 지난 3년여 동안 끌어온 식민사관논쟁, 명예훼손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이 서기2017.05.11. 김현구 전 고려대 교수를 식민사학자라고 비판한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에게 무죄확정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식민사관청산의 당위성을 증명해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법원 무죄확정 선고 직후, 이덕일 소장 등 관계자들이 승소기념으로 대법원 청사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서기2017.12.14.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재판장 문광섭)는 김현구 전 고려대 교수가 신청한 <우리안의 식민사관>책 출판금지가처분 결정 취소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그동안 출판이 금지되었던 <우리안의 식민사관>이 다시 출판될 전망이다. 이 책은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이 지난 서기2014년에 ‘만권당’ 출판사를 통해서 내놓은 것이다.

이날 재판부는 출판금지가처분 취소결정을 내린 이유를 법률에서 찾았다. 민사집행법 제301조 등에 제소기간을 경과하면 최소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김현구씨는 지난 서기2015년에 이 책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같은 법원에 출판금지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이때 동 법원은 김현구씨의 신청이 이유가 있다며 출판금지가처분결정을 내렸고 지금까지 출판이 금지된 상태였다.

이에 이 소장과 이 책 출판사 ‘만권당’ 양진호 대표가 김현구씨에게 본안의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제소명령을 신청했다. 가처분결정은 본안재판이 아닌 긴급을 요할 때 하는 임시조치다. 이 소장 측은 이에 불복하여 본안재판을 통해서 정말 출판을 금지해야 하는지 다투겠다며 동 법원에 제소명령을 신청했다. 이 제소명령신청은 김현구씨가 본안의 소를 제기하도록 법원이 명령하라는 신청이다. 이에 동 법원은 이 신청을 받아들여 김현구씨에게 제소명령이 송달된 이후 20일내에 소를 제기를 하라고 명령했다. 아울러 필요한 증거서류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김현구씨 측은 서기 2015.09.16. 소기를 제기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부터였다. 재판기일이 잡혔는데도 김현구씨 측이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에 출판금지 가처분결정 본안소송 신청인 측인 '만권당' 양진호 대표측은 참석했다. 이는 이 기사가 나가고 신청인 측이 이의를 제기해와 정정해 달라고 하는 바람에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날 결정문에서 당사자 '쌍방'이 총 2회에 걸쳐서 법원에 불출석했다면서 이는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는 다시 제소명령에 따른 제소기간을 경과한 것이 되어 가처분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취소결정은 앞서 밝힌 민사집행법 제301조 등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덕일의 <우리안의 식민사관> 출판금지가처분결정이 취소됨에 따라, 출판금지가 풀려 재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 출판을 맡고 있는 '만권당' 양진호 대표는 곧 출간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사회 적폐뿌리가 일제가 만들어 놓고간 식민지역사와 문화에 있음을 밀도있게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완성도 면에서도 치밀한 고증을 거쳐 유행을 많이 타지 않는다는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런 반응에 힘입어 출간한지 1개월 남짓해서 5쇄를 찍었음에도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수요가 많아 출판금지 후 중고시장에서는 6만원이상을 호가하기도 했다. 원래 정가는 1만8천원이다.

이날 재판부는 가처분결정이 취소된 것이 당사자 '쌍방이 재판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그런데 김현구씨 측이 재판에 안 나왔다는 것이 의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씨 측이 재판에 안 나오면 김 씨에게 유리한 출판금지가처분결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불출석으로 가처분결정이 취소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씨가 재판을 포기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씨 측의 이 같은 태도는 서기2017.05.11. 대법원이 김현구씨에 대한 이 소장의 명예훼손혐의를 무죄로 확정한 것(대법원2016도19255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무죄판결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이에 부속된 성격을 갖는 가처분결정 본안소송은 의미 없는 것으로 보고 포기했다는 평이다.

이 소장에게 무죄확정판결 한 대법원과 이번 가처분결정 취소 서울지법재판은 일반재판과 상당히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학문영역이 재판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넘어 세기의 재판이라는 역사성까지 가지고 있다. 이 재판은 우리사회가 일제식민지 그늘에서 벗어났느냐 못했느냐를 가늠하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 발단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소장의 <우리안의 식민사관>과 김현구 씨의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이다. 이 소장은 <우리안의 식민사관>책을 통해서 김 씨가 그의 책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에서 조선총독부 식민사관을 추종하여 고대에 일본이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식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씨를 매국노, 이완용과 같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김 씨는 자신은 그런 주장을 하지 않았다며 이 소장을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 김현구 전 고려대 교수는 <임나일본부설은 허구인가>책 에서 고대에 일본이 우리나라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의 핵심인 '임'나 위치를 일제식민사학자 쓰에마쯔 야스카즈의 주장을 그대로 따라, 경남, 전남 등으로 확대 비정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경찰과 지방검찰청에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여 불기소처분했다. 김 씨는 이에 불복하여 고등검찰청에 항고했다. 이에 고검은 김씨 요구를 받아들여 재판에 넘겼다. 1심재판(판사 나상훈)에서는 예상을 깨고 이 소장에게 징역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소장의 주장을 의견표명한 것으로 본 것이 아니라, 김 씨 말대로 거짓사실적시로 본 것이다. 더구나 이 소장이 비방할 목적으로 책을 썼다고 했다. 또 형사소송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김현구씨에게 유리하게 재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판결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는 경악했다. 이 사건이 갖는 역사성을 망각하고 형식법논리에 사로잡혀 기계적인 재판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어 조선총독부 식민사관해체와 국사광복투쟁에 매진해온 역사단체들이 뭉쳐 공동대응에 나섰다. 결국 지난 서기2016.06.26. 140여개 단체가 모여 ‘미래로 가는 바른역사 협의회(미사협)’를 탄생시켰다. 해방 이후 국사광복을 위한 가장 큰 연합단체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단체를 중심으로 민족사학계에서는 재판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각종 학술대회와 집회 및 순회강연 등을 통해서 조선총독부 사관이 지배하는 한국사회를 고발해 나갔다. 전 법제처장, 교수 등 의식 있는 사회저명인사들도 합류해 1심재판의 부당함을 비판하고 항소심 재판부에는 각종 의견서를 제출해 바른 재판이 되도록 힘썼다. 무료 변론을 해주 겠다는 변호사와 법무법인까지 등장했다. 또 시민들은 탄원서 제출과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상식있는 재판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투쟁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지난 서기2017.12.14.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에서는 김현구 전 교수가 신청해서 결정된 <우리안의 식민사관>출판금지가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우리안의 식민사관>은 다시 출판할수 있게 되었다.

결국 대법원은 이 소장에게 무죄확정판결을 내렸다. 일제식민사관 비판은 국민 모두의 공공 이익에 해당한다는 것이 무죄판결 이유다. 공공이익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얼마든지 의견표명을 하고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대법원도 항소심 재판부와 같이 분명히 했다.

대법원이 우리역사학을 장악하고 있는 강단주류사학계가 조선총독부 식민사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역사논쟁과 관련한 최종심 판례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처음이다. 따라서 향후 역사논쟁 관련재판이 불거질 경우 이 대법원 판례가 판단기준이 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해방 후 72년이 되어가도 여전히 조선총독부 사관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에 큰 획을 긋는 역사재판으로 남게되었다.

한편 김현구씨에 의해서 그동안 출판되지 못한 <우리안의 식민사관>이 다시 출간하게 되었다. 이제까지 출판하지 못해 피해를 본 출판사 측에서는 김 씨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현구 전 교수는 민사소송 뿐만 아니라 이덕일 소장을 형사고소하면서 발생한 본인의 변호사 수임 비용까지 더하여 적지않은 부담을 떠 안게 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종홍 기자  muk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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