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인이 될 떄 우리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글: 한설(순천대학초빙교수, 예비역 준장)

 

 

 

문정인의 사사카와 재단 한국 경영 전진기지

대북 원전 건설도 트럼프와 얘기가 있었을 것

미얀마군부 반란은 미·중패권경쟁 파열음 가능성

역사는 여전히 해석과 추측과 통찰력의 영역

 

서기2021.02.01. 미얀마에서 군부가 반란을 이르켜 아웅산 수치 정권을 무너뜨리고 1년간 군부가 통치한다고 선언했다. 미중간의 패권경쟁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미얀마 국내 문제라기 보다는 국제관계 속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자국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 못하고 열강의 입김에 좌우된다는 뜻이다. 자료: 연합뉴스 갈무리

 

<강대국 정치의 입장에서 우리 문제 바라보기, 원전제공 문제를 계기로>

우리가 많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우리의 정치과정이 모두 우리 국민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열강의 입장이 치열하게 교차하는 지역은 강대국들의 숨은 입김이 어마어마하게 작용을 한다.

강대국들이 주로 노리는 것은 국민의 여론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진행되는 현재 상황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해방 이후 일본은 한국에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왔다. 문정인이 담당하고 있었던 사사카와 재단은 대표적인 일본의 한국 경영을 위한 전진기지로 보아야 한다.

한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원전제공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에 원전제공과 관련한 내용을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은 그런 해명이 명쾌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하고 북한 비핵화 이후 제공 가능한 옵션으로 제시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북한 원전제공 검토 문제를 국내정치적으로만 보고 그것이 이적행위니 사실무근이니 하고 다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미얀마의 쿠데타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판이해진다.

미얀마군부의 단순한 쿠데타로 본다면 별일이 아니다. 그러나 미얀마군부는 전통적으로 모택동주의자들이다. 중국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게다가 미얀마는 오바마가 중국 포위전략의 목적으로 공을 들였던 지역이다.

오바마는 중국 포위를 위해 베트남, 미얀마와 관계를 개선했다. 그 과정에서 미얀마군부를 약화하기 위해 아웅산 수치를 이용했다.

필자는 현재의 미얀마 사태를 미 중간 패권경쟁의 파열음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포위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얀마군부의 쿠데타를 사주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런 내밀한 내용은 기록으로 남지도 않으며 문서로 남기지도 않는다. 그래서 남겨진 기록과 문서만이 역사적 사실을 증거한다는 역사실증주의도 허점이 많다. 역사는 여전히 해석과 추측 그리고 통찰력의 영역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인 양제츠가 미얀마 쿠데타가 벌어지고 나서 중국은 미국의 지위를 침범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양제츠의 발언은 꼬리 내리기가 아니다. 중국이 자신감을 보여주는 증거다.

북한 핵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미국이 북한 핵 문제를 강대국 정치의 관점이 아니라 비확산적 관점에서만 보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중국이나 미국은 똑같은 적대국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전쟁과정과 그 이후 중국의 북한 주둔군 철수과정을 보면 북한이 중국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북한 핵 문제를 대중국 포위의 관점으로 보았다면 접근하는 방식이 매우 달랐을 것이다. 트럼프는 무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정치인이었지만 그런 점에서 북한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에 원전제공 의사가 제시되었다면 그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와 얼마나 다른 태도를 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북핵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선택지는 그리 넓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북한 핵이 미국에 위협이 안 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군사적인 방법이든 비군사적인 방법이든 잘못하면 미국도 치명적인 위협을 입게 될 뿐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은 미국이 한국에 자신들에게 최대한 유리한 정책을 추진할 정치세력을 지원할 것이다. 미국이 한국의 국내정치과정에 개입하는 게 말이 되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라면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벌어지는 서울 부산시장 선거, 그리고 이어지는 대선은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패권경쟁을 위해 체스판의 말을 정렬하는 것과 같다.

우리 국내정치는 국민의 투표로 결정될 뿐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그만하기로 하자. 그런 점에서 김종인이 한일 해저터널 구상을 발표했다. 과거에도 그런 구상은 있었다.

지금 시점에서 김종인이 한일 해저터널 구상을 언급한 것이 예삿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우리는 상당 부분 추측과 해석을 통해 문제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당대를 사는 사람이 당대 역사를 가장 알기 어렵다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만일 김종인의 구상이 강대국 정치적 의도와 연관이 있다면 그것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리 주변의 강대국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처지인지를 알아야 우리도 우리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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