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북한의 장점을 수용하여 잃어버린 것을 찾아야 한다.

글: 김광수(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

 

 

무의식 속에 북에 대한 선민의식으로 가득찬 남한의 반공잔재

북한은 자주 완성, 남한은 미국의 입김에 좌우되는 허약한 체제

남한은 양극화 방치로 국가 부재, 북한은 복지제도로 국가역할

북한은 우리말 지키고 발전, 남한은 미국말로 우리말 오염 심각

남한은 자살률 1위로 지옥조선, 북한은 지도층이 과로사 더 많아

 

▲남한은 미국식 자본주의로 무한경쟁과 모 아니면 도 의 폐습으로 수 많은 부조리와 문제를 낳고있다.

北을 통해 南이 배워야 할 것들

남과 북: 누가 더 정상이고, 누가 더 비정상인가?

미국이 인정하든 않든, 백인에게는 뿌리 깊은 선민의식이 있다. 흑인에 대한 차별이다. 일본도 조선에 대한 선민의식이 있다. 36년간을 지배했다는 자만감이다.

그럼 대한민국은 조선(북)에 대해 그런 ‘쓸데없는’ 선민의식이 없을까? 난 있다고 본다. ‘우리보다 못 산다’는 우월감 같은 것들이 우리 의식을 지배한다.

이해찬 민주당 당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천박한’ 우월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자면 먹고사는 문제로 ‘체제경쟁은 끝났다’는 말도 되지도 않는 소리이다.

유치원생들이나 초등학생들이 툭하면 나오는 ‘너그 집은 우리 집 보다 못 살잖아’와 같은 유치한 말싸움이다.

총칭하면 대한민국 안의 오래된 ‘북한판’ 오리엔탈리즘이다. 북한이 무조건 대한민국보다 못해야 하고, 사회주의는 무조건 자유민주주의보다 못해야 한다는 그런 반공 이념의 잔재이다.

하지만 그 편협한 인식을 거둬내고 나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되려 성립한다. 과연 대한민국은 정상 국가인가?

한 국가의 정상성 기준이 ‘먹고 사는’ 경제지표만 있지는 않을 텐데…. 그런 측면에서 대한민국이 북에 대해 배워야 할 것들은 없는지 겸허하게 따져봐야 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 즉 백년대계를 위해 말이다.

①하나, 국가와 국가 간의 비교에서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를 가르는 것 중 가장 중요한 잣대 중의 하나가 ‘자주 국가’냐, 아니면 ‘예속(종속)국가’이냐 하는 그것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같은 민족으로써 같은 식민지 경험이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좀 자유롭지 못하지만, 북은 국가의 생명과도 같은 ‘자주’를 지켜내었다.

세계 최강의 유일 강대국과 상대하며 극강제재와 압박을 견뎌내 왔다. 아니, 견뎌오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는 제아무리 우리가 세계 10위 내외의 경제력과 OECD 가입국이라 하더라도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에 포섭되어 ‘미국이 기침만 해도 감기 걸리는 체질’의 대한민국이 좀 본받아야만 하는 북의 국체이다.

②둘, 국난을 극복하는 방식의 차이 문제이다.

남과 북은 모두 1990년대 똑같이 그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그 성격과 내용은 전혀 달랐다. 하지만, 우린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교훈이 분명 있다.

대한민국은 극단적 시장 자본 체제인 신자유주의 정책 수용과 모라토리엄(국가 부도)으로 나타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간 그나마 부족하게 시행되어왔던 국민복지, 노동복지, 인권과 경제권마저도 상당히 후퇴시켰다. 촛불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하에서도 이 후유증을 제대로 극복해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북은 그러한 상황(3난) 속에서도 아주 높은 수준에서 국가가 시행해왔던 인민복지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러저러한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말이다.

전반적 무상 11년 의무교육제도(지금은 12년)와 무상 의료치료제도, 무세금제도, 무상주택 분배제도 등을 그대로 지켜내 국가의 무한책임을 다했다.

누가 더 국가적 의무를 다했다고 보는가?

체제와 이념의 프레임을 벗어나 보면 국가를 부도내고, 하루아침에 그 평범한 수많은 노동자의 삶을 파탄으로 몰고 간 그런 대한민국, 그 극복 이후에는 권력과 돈으로 갑질‘gapjil’이 일상화되고, 그 결과가 1: 99 사회가 되고,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감옥 가는 그런 데 대한민국이 더 정상적인가?

아니면 모든 인민을 ‘배고픈 소크라테스’의 인내를 요구하며 어려운 국가 살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들의 전략과 노선을 끝까지 지켜내려고 했던, 더 나아가 국가의 생명선인 자주의 문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당당한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그런 국가가 더 정상적인가?

물론 쉽지 않은 판단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듯이 자주 또한 구걸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③셋, 자기 언어(국어)에 대한 태도 문제이다.

세계적 추세라는 핑계로 자기 나라말로 국어를 정해놓고도 국어인지 외국어인지 구분이 안 갈 만큼 혼용된 일상 언어가 판치는 그런 국가와 자기 민족의 전통과 자기 민족의 언어 순수성을 잘 지켜나가고자 노력하는 그런 국가 중 어느 국가가 더 정상적이어야 하는가?

글쓴이가 알고 있는 분명한 사실은 우리말, 우리글 장려정책 하나로 꼭 필요한 외래어가 아니면 모두 우리말로 표현해야 한다는 법률이 대한민국에는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글쓴이 본인도 외래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좀 멋있어 보이려고, 또는 영어·국어, 심지어 신조어까지 혼용해야만 하는 분위기라서…. 등등, 어쨌든 우린 그렇게 물들어 있다.

실제, 법으로 한글 이외의 옥외 간판은 법률적으로 처벌 대상이지만, 이미 외래어 간판 천국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이고, ‘웃고픈’ 한 현실은 시부모님이 찾아오지 못하게 아파트 이름도 외래어로 어렵게 짓는다는 그런 국가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이다.

정말로 대단한 대한민국이지 않은가. 과연 정상적인가?

그렇게 국어사용 우선 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법률은 이미 사문화돼 외래어가 도시 전체를 범람 화 시키고, 무국적의 도시화가 엄청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④넷,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비교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다.

자살률, 실업률, 교통 사고율, 노인 빈곤율, 산재 사망률, 입시지옥(1등주의) 등등 10여 개의 지표 이 모든 것을 OECD 기준에 대입하면 꼴찌 이거나 꼴찌 그다음 순위이다. 그렇게 일상화된 대한민국이다.

다른 예이기는 하지만, 북은 국가 구성원 중 당원이나 당 간부들의 과로사가 제일 많다. 반면, 그와는 달리 자기 국민에 대해 ‘개, 돼지’ 취급하는 사회가 대한민국 관료사회이다.

무얼 함의하고 있는가?

그런데도 우리가 북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 전형적인 외눈박이 북한인 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을 리바이어던(Leviathan)된 괴물로 제조해(manufactured) 그 허상으로 권력 유지와 통치기반의 정당성을 확보해야만 하는, 즉 여전히 미증유의 반공 이념에다 더 반북(反北)화된 종북 이념을 탄생케 해 한국판 매카시즘(마녀사냥)도 가능한 그런 국가이다.

촛불정부를 자임한대통령께서는 북을 향해 ‘체제경쟁이 끝났다.’ 했지만, 헌정사상 임기 중 대통령이 파면될 만큼 대의민주주의 체제는 허약했다.

또 다른 의미에서 현대 정당정치에서 국민적 지지 여부로 해결되어야 할 정당 문제마저도 (국가보안법) 법적 잣대가 개입돼 진보정당 정당이 해산되는 너무나도 허약한 체질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풍경이 낯설다.

격언대로라면 ‘내 안의 티끌은 보지 못하고 남의 티끌만 크게 보는’ 그런 못난 국가와 똑 닮아있다. 미국을 너무나 닮고 싶어 했고,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신봉했던 그런 대한민국이 진작 우리의 또 다른 반쪽, 북에 대한 시각은 이렇게 너무나도 민망하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우리는 북을 찬양할 이유도 없겠지만, 적어도 제대로 된 북 들여다보기는 해야 한다.

결과, 장단점이 들여다보여 불필요한 구시대적 적대 의식과 분열 구도도 사라져 성큼 통일의 기운이 다가올 수 있다.

그런 대한민국은 이미 충분히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그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민이 되고 싶다.

 

* 필자 김광수는

▲ 김광수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 부경대학교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 부산민주공원에서 관장으로 근무했음/ 6.15남측위원회 부산본부에서 공동대표로 근무했음/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서 상임이사로 근무했음/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에서 운영위원장으로 근무했음/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에서 운영위원장으로 근무했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에서 정책위원장 1994년으로 근무했음/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북한정치학(정치학 박사) 전공/ 울산고등학교 졸업

* 이 기사는 '브레이크 뉴스'에도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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