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보조를 같이해야’한다는 대미종속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글: 김호 (자유기고가, www.loginface.com 대표이사)

 

 

대장이 용맹하던지 아니면 충신이라도 총대를 메야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형국, 결국 대통령의 결기와 국정철학부재

지금상황에서는 끊임없는 대화가 아닌 정상간 합의 이행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서기2020.01.07.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남북문제 신년사를 바라보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사에서 남북문제와 관련 “남과 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습니다.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합니다…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습니다”고 밝혔다.

북의 입장에서 지금까지 거듭 만나고 공동성명서도 내왔지만 진행된 것이 하나도 없고 지켜지지 않아서 더 이상 관계를 하지 않겠다며 극한의 감정적 언사를 내뱉으며 결별을 선언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정상간에 합의한 일부터 조건없이 실행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또 다시 도쿄올림픽 등을 운운하며 대화용의가 있다며 상대 없는 대화를 하자고 한다. 하지 않을 변명으로서 본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인가? 상대를 자극하는 것인가?

북의 성명서나 언론매체에서 나오는 극한의 감정표출의 진원지가 어디라고 보는가? 바로 김정은위원장이다. 북에서는 그 어떤 실무 단위에서도 해결될 기미조차 불가능한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최고 지존인 정상간 합의한 내용조차 실행하지 않는 조건에서 누가 다시 정상의 만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겠는가?

현재의 난국을 풀 가장 확실한 길은 조건없이 정상간 합의사항을 지체없이 실행하는 것이고 그 이후 DMZ이나 도쿄올림픽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이를 건너뛰고 먼산의 진달래를 바라보며 함께 가자고 한다면 얼씨구나 하고 대화에 응하겠는가?

사실 이렇게 대통령이 직접 대화용의가 있다고 나설 것이 아니라 참모나 장관 등 실행단위에서 해결방안을 내와야 한다. 김대중정부에서의 개성공단과 금강산사업권을 담보로 한 대북송금처럼 말이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 누구도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을 제안할 사람도 실행할 사람도 없다. 마침 문정인 외교안보 특보가 통일부 장관에게 총대를 메라고 지적을 했다. 그렇다면 통일부 장관이 과연 나설까?

2003년 문재인 민정수석 본인이 강력하게 김대중정부 대북송금 특검을 추진했다. 즉 대북사업 송금에 대한 특검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람이 바로 문재인 민정수석이다. 처벌의 선례가 있는 것이고 지켜봤던 일이다. 이같은 조건에서 누가 총대를 메려고 하겠는가? 북에서는 더 이상 조건없는 대화에 절대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대장이 용맹하던지 아니면 충신이라도 총대를 메야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형국이다.

맹자가 말했다. "만약 옥지기가 감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러자 임금이 대답했다. '옥지기가 처벌받아야 한다.' 다시 맹자가 말했다. '만약 나라 전체가 무질서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러자 왕은 신하들에게로 돌아서서 화제를 바꾸었다...."

충신들이라도 나서서 심기약한 임금님이 바꾼 화제를 염화미소의 자세로 충심으로 실행해주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코리아 히스토리 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