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독립투쟁사에 남긴 헐버트의 업적을 조명해야 한다.

글: 김동진,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

 

우리위해 싸운 외국인 독립유공자 기억해야

인류보편 정신인 정의, 인도주의에 입각해 싸움

외국인 독립유공자를 대접하는 것은

세계 10위권의 대한민국이 문화선진국되는 길

 

▲ 호머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가 서기1949년 3.1절을 기리기 위해 대한민국에 왔다. 그는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한국을 가장 많이 이해하고 사랑했다. 일제침략에 대항하여 조선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선지자의 눈으로 길을 제시했다. 헤이그 밀사 파견때도 헐버트가 주도했다. 특히 한글에 정통하여 우수성을 파악한뒤 중국과 일본은 한글로 나라 글자를 삼아야 한다고 혜안을 피력했다. 그는 "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에 묻히기를 원하노라"는 말을 남겼다. 소원대로 서울 마포구 양화진에 묻혀있다.

금년은 3.1만세항쟁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지난해부터 3.1만세항쟁 정신을 기리고 임시정부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연이어 펼쳐졌다.

이 행사들에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이 집중 조명되었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한민족 최고의 정신문화 가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이 수출 규제를 들고 나와 한국을 깔보는 본심을 드러내는 판국에 자신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 운동가들에게 다시 옷깃을 여미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에는 외국인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상훈법에 따라 건국훈장을 서훈한 독립유공자 총 수는 현재 약 1만5천여 명이다.

이중 89명은 외국인이다. 89명 중 19명은 한민족으로서 국적을 바꾼 동포들이다. 따라서 순수 외국인은 70명이다.

유감스럽게도 외국인 독립운동가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서 거의 묻혀 있다. 대부분의 국민은 물론 심지어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도 대한민국이 서훈한 독립유공자에 외국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외국인 독립유공자 70명 중 33명은 중국인이다. 외국인 독립유공자의 과반에 육박한다. 중국인 33명에는 건국훈장 중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받은 분이 5명이나 된다. 중국인 독립유공자는 대부분 정치인이거나 혁명가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도운 분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정치적 입장에서 한국의 독립을 도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일본이 우리와 공동의 적이었기에 국가 간 연대의 의미로 우리를 도왔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수훈자는 37명이다. 37명에는 미국인 22명, 영국인 5명, 캐나다인 5명, 아일랜드인 2명, 일본인 2명, 프랑스인 1명이 있다. 이들은 한국과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양심에 따라 행동한 사람들이다.

외국인 독립 운동가들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한국인 독립 운동가들은 자신의 나라이기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독립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외국인 독립 운동가들은 특히 비 중국인 독립 운동가들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정의와 인도주의에 입각하여 남의 나라를 도운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는 독립운동 과정에서 목숨까지도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던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경제 선진국은 문화 선진국과 함께 가야 한다.

이제라도 우리는 우리를 도운 외국인 독립 운동가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헌신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인 예를 실천하고, 은혜를 아는 민족이 되어야 한다.

이는 곧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선진문화민족으로 인식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우리의 국격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또 외국인 독립 운동가들을 올바로 평가하여 그들의 공적을 우리 역사에 올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오늘날 교과서는 물론 언론에서도 외국인들의 공적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독립운동 역사를 기술함에 있어 외국인들의 역할을 그저 이방인의 행적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순수하게 우리를 도운 외국인들의 공적을 우리 역사에 올바로 반영하여 후세에 바른 역사를 전해야 할 것이다.

현재 내국인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서훈 훈격에 따라 보훈 연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독립유공자 후손은 연금 수혜대상이 아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서 내국인 후손에게는 연금을 주고, 외국인 후손에게는 서훈만 하고 연금은 안 주는 것이 옳은 처사인가?

깊이 성찰해봐야 할 문제이다. 외국인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기념사업도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들 외국인 독립유공자 추모식에는 국가원수의 조화를 보내 이들에게 특별한 예를 표해야 한다.

또한, 국무총리나 최소한 장관이 추모식에 참석하여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 이들은 그런 대접을 받고도 남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외국인 독립유공자를 기억하는 행사는 민간외교로서 국익에도 기여하리라고 본다. 끝으로 대통령님께 호소한다.

오는 광복절에 대통령 경축사에서 외국인 독립유공자들의 공헌이 언급되고 그들에게 감사를 표해주시기를 간곡히 바란다.

이는 국민들에게 외국인 독립유공자들의 한국에 대한 공헌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국민들은 정부의 선진 문화 정책에 자부심을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동진,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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