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사학 비판

조선총독부에서 한국을 영구 지배하기 위해 만든 식민사학을 바로잡는 일에 남은 생을 걸고 있는 『동북아 대륙에서 펼쳐진 우리 고대사』, 『식민사관의 감춰진 맨얼굴』의 저자 황순종님의 '매국사학비판'을 연재합니다.  황순종님은 1950년 부산 출생으로 경기중·고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고 대학 재학 중에 행정고등고시 14회에 합격하여 과학기술부 등에서 28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미국 디트로이트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역사서 두권을 저술한 고대사 연구가입니다. [편집자주]

 

매국사학은 글자 그대로 나라를 팔아먹는 역사학이다. 우리 나라를 위한 바른 역사가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의 입장에서 우리 역사를 말살하는 치명적인 역사관이라 하겠는데, 엄밀한 사료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학문이라고 말할 수 없는 가짜 역사학이다. 매국사학을 광복 후 이 땅에 심고 뿌리내리게 한 원흉이 다름아닌 이병도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밑에서 국사를 배우고, 조선총독부의 조선사편수회에 들어가 일본인들의 앞잡이로서 우리 고대사를 말살한 자이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역사를 말살한 일본의 어용사학자들을 식민사학자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그들이 식민지를 지배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따라 우리 역사를 조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을 추종하는 이병도와 그 후학들도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외형상 한국인인 그들이 식민지배를 위한 것은 아니므로 식민사학자라는 명칭은 다소 부적절하다. 따라서 일본편이고 중국편인 그들은 우리의 역사와 옛 영토를 이웃 나라에 팔아먹는 매국사학자라고 부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식민사관을 만들어낸 핵심 인물인 쓰다 소키치(우측)와 그의 직계 제자로 해방 이후 한국 주류 사학계를 지배한 고 이병도 서울대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제공

매국사학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우리 고대의 역사를 시간적으로 대폭 잘라 없애고, 공간적으로는 광대한 대륙의 영토를 모두 베어내고 한반도 안의 역사로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국조 단군을 신화라고 하여 2천 년의 유구한 고조선 역사를 말살하고, 나아가 고구려·백제·신라 3국의 초기 수백 년 역사도 미개한 전설의 시대로 취급한다. 공간적으로는 고조선에서 3국시대에 이르기까지 만주와 중국대륙에서 전개된 역사의 영역을 모두 부정하고, 오로지 반도의 좁은 영토에서 역사가 이루어졌다는 반도사관을 주장한다.

반도사관의 대표적인 것이 고조선의 도읍 평양과 중국과의 경계인 패수가 지금의 북한 지역에 있었다는 설이다. 그런데 이러한 설은 우리 나라가 반도의 소국으로 전락하여 사대주의를 내세울 수밖에 없던 고려와 근세조선의 많은 학자들도 가졌던 잘못된 사관이기는 하다. 이를 빌미로 매국사학자들이 자기들의 주장이 일본 식민사학자들을 추종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였다. 이병도의 수제자이며 [한국사신론]으로 1960 년대 이후 대표적 역사가로 이름을 떨쳤던 이기백은 이렇게 항변했다.

“(패수의) 대동강설이 마치 반민족적인 학설인 것같이 말하는 것은 물론 잘못이다. 그것은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이나 실학의 대가들을 모두 반민족적인 사람들로 만들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반민족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일연이나 정약용같은 위인들을 방패로 내세웠다. 참으로 교활한 짓이다. 매국사학자들은 위에서 지적했듯이 반도사관 외에도 일본 식민사학의 주장들을 그대로 이어받아 단군을 부정하고 3국의 초기 역사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연 스님은 [3국유사]를 써서 3국의 역사를 밝혔으며 정약용 선생 또한 고조선이나 3국의 역사를 부정한 일이 없으니, 그들이 어떻게 이기백과 같은 매국사학자와 같은 나쁜 의도를 가졌겠는가?

정약용 선생은 역사학자가 아님에도 [아방강역고]를 써서 우리의 강토를 밝혀보려 하였으나, 그가 반도사관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그런데 송호정 교수가 다산 정약용의 역사지리관을 상세히 설명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최근에 인터넷을 보니 다산 정약용의 견해가 송호정 교수와 같으니 정약용도 식민사학자인가 반문하며 송호정 교수를 적극 두둔하는 글이 있었다. 역사를 잘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이런 글에 미혹하기 쉽다. 그러나 정약용과 달리 송호정은 이병도·이기백의 서울대 국사학과 인맥으로 단군을 신화라 하여 고조선의 역사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3국 초기의 역사도 부인하여 일인들과 같은 생각을 가진 매국사학자임을 알아야 한다.

글 황순종(역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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