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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이 아닌 헌법파괴범, 박근혜...지배세력은 왕조관념에 사로잡혀, 박근혜 구속수사를 꺼려한다...
홍원식 | 승인 2016.12.16 11:50

대통령 취임시 스스로 선서한 헌법을 유린한 박근혜...

 

국가는 국민의 합의인 헌법으로 존재한다. 국가의 존재를 증표하는 이 헌법은 국가 내 모든 법규범들의 모법인 최고의 규범이다. 따라서 조문으로 되어 있든 관습으로 존재하든 헌법이 없으면 국가의 존재는 인정되지 않는다. 헌법이 곧 국가인 것이다.

하여 대한민국 헌법 제66조는 공직자 중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에게 ‘헌법 수호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이 헌법적 의무의 엄중성을 구체화하고자 헌법 제69조는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내용의 선서를 대통령 취임식에서 하도록 하고 있다.

헌법 수호 의무는 공직자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당연히 귀속되는 것이지만 국가의 대표인 대통령에게 특히 엄중하게 요구되기도 하고 막강한 권한을 갖는 대통령이 역으로 헌법을 침훼할 가능서도 가장 크기 때문에 이처럼 중첩적인 헌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와 국민 앞에서 공언한 준엄한 약속을 어기고 헌법을 유린했다.

법치주의는 국민투표로도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헌법원리이건만 “헌법과 법률에 의한 행정”이라는 법치주의의 기본원칙을 박 대통령이 앞장서서 무시하고 짓밟은 것이다. 권력분립의 원리 또한 법치주의의 핵심 요소로 절대적 헌법원리이건만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분립의 원리 또한 침훼(侵毁)하였다. 대한민국 최고규범인 헌법을 뿌리째 흔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한 만큼 현재 언론과 정치인들이 당연시 하고 있는 일련의 인식에 대전환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첫째, <박근혜 게이트>의 더 중대한 본질은 ‘국정농단’수준이 아니라 ‘헌법유린’ 또는 ‘헌법침훼(침해와 훼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국정‘농단(壟斷)’이라는 말은 <孟子(맹자)> 중 公孫丑章句(공손추장구)에 나오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국가‘행정’을 사적으로 주물러 사리사욕을 취하였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 자행된 반법치주의적 패악은 국정농단보다 훨씬 넓고 중대한 의미인 ‘헌법침훼’ 또는 ‘헌법유린’ 행위로 간주하여야 마땅하다. 이 엄청난 사태를 ‘국정농단’의 측면에서 접근하다보니, 무려 3차례의 대국민담화에서조차 박 대통령은 단 한 순간도 사리사욕을 취한 바는 없다며 억울한 피해자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코스프레)를 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 박근혜는 수시로 법질서를 준수하도록 국민들에게 강조했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는 법질서는 물론 헌법까지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면서도 죄의식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은 ‘일반형사범’일 뿐만 아니라 ‘헌정질서파괴(침훼)범’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과 공동정범으로 간주한 것을 국민들은 ‘늦긴 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이들을 ‘헌정질서침훼범’으로 보고 형법뿐만 아니라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헌정범죄시효법)’을 적용해야 옳다. 현재의 법이 너무 간명하다면 일부 개정을 해서라도 헌법침훼범으로 엄벌하여야 한다.

세월호 집단참사 또한 헌법침훼 상황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정신 차리고 적기에 똑바로 대처했다면 집단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세월호 비극은 공권력의 불행사에 의한 참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만큼 집단학살을 공소시효 정지 대상범죄로 삼고 있는 헌정범죄시효법을 적용해야하는 것이다.

끝으로 헌법침훼이든 실정법 위반이든 박근혜 대통령이 주범이라는 인식의 전환은 헌법적 명령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을 주범으로 해야만 최순실은 물론 김기춘, 정홍원, 우병우 등을 공범으로 단죄할 수 있는 법리를 쉽게 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 정치권은 오로지 당리당략에 따라 박 대통령에 대해 ‘4월 자진 퇴임’, ‘탄핵 속행’, ‘관망’ 등으로 사분오열되어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최순실이 소위 국정농단의 주범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공범이라는 식으로 상황을 전개해 놓은 것부터 그렇다. 그야말로 반헌법적 발상이다. 헌법수호와 헌법준수의무를 부여받고 선서를 한 사람이 누군가?


현 단계 과도중립내각 구성이 헌법수호를 위한 첫 과제

현재 대한민국은 집을 지키라고 모든 것을 맡겨 뒀던 박근혜라는 큰 머슴이 집을 잘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불을 내 타고 있는 형국이다. 사람 사는 집에 불이 났으면 우선 불을 꺼야 한다. 불타는 건물에 대한 증개축 논의는 불을 끈 다음 문제다. 정치권은 헌법개정이나 집권계획 등의 시기상조적 행태를 버리고, 그 무엇보다 우선하여 ‘헌법수호’라는 관점에서 행동강령을 정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먼저 최순실·김기춘·우병우 라인이 배출한 인물로 공범 대열에 합류하게 될 수도 있는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사지육신 멀쩡함에도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황 총리가 국군통수권을 행사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제대로 된 후속 수사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과도중립내각이 필요하다.

참고로 대통령에게 국가의 대표와 같은 최소한의 헌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책임총리제 또는 거국중립내각과 달리, 과도중립내각 하의 대통령은 헌정중단을 막기 위한 명목상 존재일 뿐 일체의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과도중립내각 하에서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정지되는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만큼 헌법수호적 기능이 거국중립내각 보다 크다.

과도중립내각을 우선 구성해 놓으면 탄핵 파면을 통한 대선이든, 하야를 통한 대선이든 순조롭게 치를 수 있다. 헌법개정 여부 또는 정부형태의 유형을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별 공약사항으로 하여 국민투표적 대선을 치르든, 헌법개정을 19대 대통령 임기 중 현안으로 하는 것 등도 과도중립내각 체재 하에서 국민의견을 수렴하여 논하면 된다. 따라서 현 단계 과도중립내각 구성이 헌법수호를 위한 첫 과제인 것이다.

헌법수호를 위한 두 번째 과제는 박영수 특별검사 체재가 ‘헌법이 적’들을 일망타진하는지를 전 국민이 주목하는 것이다.

헌법수호를 위한 세 번째 과제는 한반도가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의 요람이 되게 할 수 있는 지도체제 또는 지도자를 잘 선택하는 것이다.

“자유의 적에게는 자유를 인정할 수 없다” 방어적민주주의 또는 헌법수호 이론의 사상적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생 쥐스트(Saint Just)가 남긴 유훈이다. 이는 “헌법의 적에게는 헌법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헌법이 무너지면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기 때문이다.

유사 이래 숱한 국가와 민족이 명멸했다. 통렬한 각성 속에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없이는 위대한 국민으로 버티고 있는 대한민국이 민족사적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G2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편승하여 평화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무력침공 기회를 확보한바 있는 일본은 한반도가 동서남북으로 더욱 사분오열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 홍원식(법학박사, 사단법인 피스코리아 상임대표)

출처: 수원일보 suwon@suwon.com

홍원식  muk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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