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학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글: 정태길(술 제조기업 대표)
대한민국 대학, 인구감소로 20년 후 절반가량 사라질 것
좋은 대학 안 좋은 대학 떠나 노력과 실력 키우면 대접
지방대 자체라서 꺼리는 게 아니라 교수들 실력 뒤져
지방대 학생들도 대학 공부 등한시, 학점도 신뢰성 상실
인구감소에 따른 학령인수 감소로 문 닫을 대학이 늘어나고 20년 후에는 반 정도가 폐교될 것이란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대 총장들은 정부와 교육부에 읍소한다. 재정지원을 늘려주고 차별도 없애고 생존방안을 수립해달란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서울에서도 강의해보고, 지방국립대와 지방사립대 모두에서 강의를 해봤다.
수능성적으로 좀 더 좋고 안 좋은 대학을 가더라도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근데 지방대 교수들의 강의준비는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다. 교재선택에서 부터 학사관리와 성적처리까지 모든 것이 문제가 많다.(전부는 아닐지라도) 나 때는 지방사립대 나와서 카이스트 대학원 입학하는 경우가 꽤나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없다.
지방 모 대학에서 강의하는데 어떤 여학생이 찾아왔다. 결석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출석으로 처리해달라는 것이다. 이유는 프로야구 치어리더로 활동하는데 그날이 홈경기 치어리더 훈련 때문에 일찍 가봐야 한단다. 안된다고 하니 다른 강의 교수님들은 다 처리를 해주는데 나만 왜 유독 안 되냐고 따지는 것이다.
사업하면서 어떤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학점 평균이 4.5만 점에 4.3이 넘었다. 채용 사유는 그 정도 학점이면 학교 가치는 떨어지더라도 4년 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였다. 일하다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 확인해보니 4.3 학점이 상위 20% 정도에 든다는 것이다. 그 학교는 학점을 형식적으로 주고 평가한 것이다.
정부와 정책의 잘못도 많으나 개혁의 시작과 주체는 대학 스스로 시작해야 한다.
상당수의 지방대는 스스로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했는가? 그리고 그 학생들의 미래에 얼마나 진지했는가? 혹시 등록금 장사는 아니었는가?
지방대 총장들이 교육부에 읍소하는 모양을 보면 노름에서 돈 잃고 개평 얻는 모습보다 더 추하다.
나 또한 지방대 출신이라서 지금 모습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이 망한다는데 옛날에는 진해와 서울 벚꽃 시차가 1주일 이상 차이가 났지만, 지금은 3~4일밖에 차이가 없다. 벚꽃 피면서 같이 망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