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특정 집단이 독점할 수 없는 공적 영역의 것이다.

 

글: 김상윤(광주마당 고문)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들 전라도천년사 식민사관 영향 심하다 주장

편찬위원회측, 문제될 것 없다며, 문제제기하는 시민단체에 호통

강단주류사학, 윤내현, 최재석 등 주장과 너무나 달라, 횡포 지나쳐

‘학파'라기보다는 떼거리들끼리 '카르텔'을 만들어, 기득권 누려와

 

▲ 주류강단사학자들의 저서들. 김현구의 임나일본부는 허구인가 라는 책은 식민사관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이덕일과 재판까지 갔던 책이다. 김현구는 임나를 정복한 것은 야마토왜가 아니라 백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자신은 식민사학자가 아니라 오히려 일제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을 극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 주류강단사학자들의 저서들. 김현구의 임나일본부는 허구인가 라는 책은 식민사관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이덕일과 재판까지 갔던 책이다. 김현구는 임나를 정복한 것은 야마토왜가 아니라 백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자신은 식민사학자가 아니라 오히려 일제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을 극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전라도천년사>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1)

1018년, 고려 때 처음으로 '전라도'라는 명칭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2018년은 그러니까 전라도라는 명칭이 정해진지 딱 천년이 되겠군요.

광주시와 전라남•북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라도천년사>를 2018년까지 발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욕심을 부려 아예 '고대사'를 포함하여 '전라도5천년사'를 발간하기로 하고, 예산도 24억 원으로 늘렸다고 합니다.

작년 12월에 <전라도천년사>는 정식으로 '봉정식'을 거쳐 발간될 예정이었습니다. (봉정식? 어디서 온 말일까요?)

그런데 많은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전라도천년사>는 '식민사관'의 영향이 매우 심하다고 반발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편찬위원회 측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일본서기를 비판적으로 활용한 것이 왜 식민사관이냐고 오히려 호통을 치고 있는 형편입니다.

시민들과 시민단체가 '사이비 역사학자들'의 선동에 넘어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지요.

정말 그럴까요?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신화에 관한 관심이 지대하여, 부수적으로 고대사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고대사는 매우 많은 주장이 난립하고 있어서 무엇이 옳은 주장인지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신채호나 박은식 그리고 정인보 등 민족사학자들의 주장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더군다나 윤내현이나 최재석 그리고 신용하 교수의 주장은 이른바 주류강단사학계의 주장과는 천지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들 이러지?

최재석 교수의 회고담이라 할 수 있는 <역경의 행운>이라는 책을 보고, 이른바 주류강단사학자들의 횡포라는 게 매우 지나쳤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는 주류강단사학자들의 주장을 편견 없이 살펴보기 위한 노력도 했습니다.

노태돈이나 송호정 교수뿐만 아니라, 박노자나 심재훈 교수 그리고 이른바 '무서운 아이들'로 불리는 젊은 학자들의 글도 대부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무서운 아이들'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주류강단사학계가 그들과 다른 주장에 대해 어떠한 논쟁도 하지 않고 '무시'하는 전략을 썼다는 사실입니다.

이러니 건전한 논쟁이나 비판은 사라지고, '학파'라기보다는 떼거리들끼리 '카르텔'을 만들어 행세하는 풍토가 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과 달리 학자들의 주장을 '학술지'를 통해서만 발표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SNS를 통한 주장도 많고, 유튜브를 통한 강의도 매우 많은 시대입니다.

주류강단사학자들이 학술 내용을 독점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역사는 다른 학문과 달라서 많은 시민과 공유해야 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이제 역사를 이른바 '전문학자들'이 독점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왜 우리 영역에 들어와 시끄럽게 하느냐, 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해방된 지 80년이 다 되어가는데, 역사학자들이 국민에게 통일된 나라 역사 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끊임없이 '식민사학의 굴레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아서야 하겠습니까?

지금 <전라도천년사>의 문제는 더 이상 우리 역사를 이른바 '전문가들'의 수중에 놓아둘 수 없다는 거대한 외침일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외침을 거스른다고 거슬러지겠습니까?

시민들이 역사의 주체로서 역사 주권을 되찾는 운동을 시작했으니, 저 역시 아는 대로 이번 사태에 대해 몇 번에 걸쳐 소신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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