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굿 문화는 인류가 동물과 구별되는 기준이다.

글: 김상윤(광주마당 고문)

 

 

▲ 중국의 저명한 철학자,  풍우란은 유교, 불교, 도교가 사먼문화에서 나왔다고 하였다(편집인 주).
▲ 중국의 저명한 철학자, 풍우란은 유교, 불교, 도교가 사먼문화에서 나왔다고 하였다(편집인 주).

 

샤먼 1

텡그리나 부르한은 하늘과 해를 모태로 하여 원래 '신'으로 숭배되었으나 차후 신의 뜻을 전하는 '사람'을 지칭하게도 되었다.

이에 비해 샤먼은 처음부터 신이나 정령의 뜻을 전하는 '사람'이다.

다만 빙의 상태를 통해 신이나 정령과 '접신'해야만 그 능력이 드러날 뿐이다.

그러니까 접신의 능력을 통해 신의 뜻을 인간에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샤먼이라 부른다고 보면 될 것이다.

샤먼은 북유라시아 일대와 알라스카 그리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대한 지역에 분포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중국철학사>를 쓴 풍우란은 '유불선'이 모두 샤머니즘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였다.

(내 기억이 틀린 것 같다. 아래 유불선이 샤먼에서 나왔다는 설명은 '류가미의 환상여행'에 나온다.)

불교 승려들이 자신들을 '사문'(沙門)이라고 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 '샤마나'의 음차로서 샤먼에서 나온 말이란다.

유교의 유(儒)자는 '수염이 긴 남자'(而)가 하늘에 비(雨)를 비는 모습으로 그 기능이 샤먼과 동일하고,

유교의 최고 경지라 할 수 있는 성인의 성(聖)도 파자하면, 하늘의 말을 듣고(耳) 이를 사람들에게 드러내는(呈) 사람이어서 샤먼과 똑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교의 신선은 원래 선문(羨門)이라 불렀는데, 이 선문도 샤먼의 음차라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신선을 선문이라 부른 대목이 두 번이나 나온다.

진본기 진시황 편에 진시황이 '연나라 사람 노생을 시켜 신선이라는 선문과 고서(高誓)를 데려오라'고 한 대목이 있고, 한 무제에게 '안기생과 선문 고(高)를 만났다'고 말하는 대목도 있다.

위 설명처럼, 샤머니즘은 유불선 모두에 심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우선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내가 오래 전 바이칼 근처 부리야트 마을에 갔을 때 그곳 박물관에 들렸는데, 안내하는 부리야트 여성에게 질문을 했다.

"이곳에서는 샤먼을 무엇이라고 부르나요?"

"당연히 샤먼이라 부르지요."

4년 전 알타이에 갔을 때 샤먼이 운영하는 캠핑장 게르에서 며칠 보낸 적이 있었다.

주인인 샤먼은 자신의 캠핑장에서 세계 샤먼들 모임도 가졌던 사람인데, 삼일 째 되는 날 우리들에게 샤먼의 의식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그는 이곳 알타이에서는 샤먼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럼 여기서는 샤먼을 무어라고 부르나요?"

"감이라고 합니다."

"감은 무슨 뜻이나요?"

"하늘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감은 텡그리와 다르나요?"

"감은 텡그리로부터 뜻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감'은 하늘이라는 뜻이지만, 진짜 하늘인 텡그리로부터 뜻을 받는 샤먼을 일컫는 모양이었다.

최남선이 1927년에 발표한 <살만교 차기>에는 샤먼의 명칭이 곳에 따라 아주 다르다고 썼는데, 알타이에서는 '감' 또는 '가마'라고 한다는 내용이 있다.

살만(薩滿)은 샤먼을 부르는 만주말이다.

윤구병은 <내 생애 첫 우리말>에서 '감'은 하늘이고, 하늘의 아들인 해는 '감의 아기'여서 '감아기' 곧 까마귀가 해의 상징이 되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윤구병의 <내 생애 첫 우리말>에는 우리나라 신화를 순수한 우리말로 풀어내는 대목이 여럿 나와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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