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함문화는 인류원시의 토대이고 동서문화의 교감이다.

글: 김상윤(광주마당 고문, 신화연구가)

 

최남선의 혜안, ‘불함’은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까지 퍼져

그리스 불의 신 ‘불칸’, 북유럽서 신화의 아버지는 ‘부리’

남미 과테말라 창조주 ‘후라칸’, 페르시아 ‘파르스’,

인도의 ‘브라흐마’, 기독교의 ‘파라다이스’ 모두 ‘발’적인 명칭

 

▲ 모든 신의 아버지 부리. 우연이겠지만, 북유럽신화에서 모든 신의 아버지인 '부리'는 단군의 아들 부루와 이름이 비슷하다.
▲ 모든 신의 아버지 부리. 우연이겠지만, 북유럽신화에서 모든 신의 아버지인 '부리'는 단군의 아들 부루와 이름이 비슷하다.

 

텡그리와 부르한 9

이제 불함문화가 다른 지역 종교와 어떻게 연관되고 있었는지, 최남선의 논지를 따라가 보자.

- 불함문화의 핵심인 밝과 그 고형인 발 또는 불은 북•동아시아 이외에도 인도의 브라흐마, 셈족의 바알, 바빌로니아의 벨 등 최고신의 이름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불의 신 불칸 불카누스 불카니 뿐만 아니라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모든 신의 아버지인 부리와 그 아들 보르, 주재신 오딘의 아내 프리그와 그 아들 발두르와 그를 따르는 하늘의 여전사 발키리, 천상의 낙원이자 궁전인 발할라 등도 모두 발이나 불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한단고기를 읽다가 지혜가 많은 발귀리(發貴理)라는 선인(仙人)이 나오는데, 북유럽 신화의 발키리와 이름이 똑같아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우리에게는 그리스-로마신화가 주로 알려져 있지만, 유럽인들에게는 북유럽신화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일요일과 월요일을 제외한 다섯 개 요일 중 네 개가 북유럽의 신 이름에서 나왔다고 한다.

토요일인 saturday만 그리스신화의 사투르누스에서 나왔고, wednesday는 오딘, tuesday는 전쟁신 티우, thursday는 천둥의 신 토르, friday는 오딘의 아내 프리그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이어서 게르만족의 요정 페어리, 과테말라의 창조주 후라칸과 부쿱-키킥스도 그러한 예이고, 인도의 푸르샤와 베다의 바르나 푸샨 비슈누 바가(바드) 등도 모두 발과 불의 연관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의 시조인 데우칼리온의 아내 필라, 불을 훔쳐 인류에게 준 프로메테우스, 술의 신 박쿠스, 태양신 헬리오스, 여행자의 신 헤르메스, 거인 헤라클레스 등 거의 대부분의 이름들이 모두 발적 연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발적 명칭을 가진 것은 대개 창조신이거나 지고의 신, 천신 광명신 태양신 불의 신과 같은 인문적 예언적 종교적 신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최남선은 '밝은(parkan)문화'가 연관된 종교적 지명들을 계속 열거하여 설명을 계속한다.

지금의 페르시아를 일컫는 파르스, 포에니키아 파르티아 베르세바 필리스티아 페르가몬 프리기아 바알베크 등 참으로 끝이 없다.

게다가 기독교의 파라다이스, 페르시아에서 낙토를 뜻하는 바루나, 인도의 범세(梵世)인 브라흐마 로카 등 고대의 낙원도 발적인 명칭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불함문화를 통해 이루어진 동서문화의 교감은 인류생활의 원시적 세계성이라는 사상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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