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은 미·중패권 틈에서 국익 찾을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글: 한설(시사평론가, 예비역 육군준장)

 

 

대만사태와 연결 중국, 한국 을지훈련에 강력 반발

한국에 도발하여 대만에 미국 눈 돌리려는 노림수

중국이 도발할 서해안에 방어체제 구축계획 필요

중국 도발 시 미국이 도우리라는 환상서 벗어나야

해군이 주축이고 공군이 지원하는 사령부 설치 절실

 

▲ 한국의 을지훈련에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 한국의 을지훈련에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을지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독립국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을지훈련이 이번 주부터 시작되었다. 다음 주까지 2주간 시행된다. 첫째 주에는 정부도 같이 참가한다. 한국 정부의 전쟁대비 훈련을 연합사령부의 훈련과 함께 시행하는 것이다.

을지훈련에 중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제까지 중국이 직접 반발하고 나선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이런 행동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대만보다는 한반도에서 미국과 갈등을 벌이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 중국은 미국의 확고한 영향권에 있는 남한에서의 한미연합훈련을 집적거림으로써 미국이 대만에 관한 관심을 희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이 이렇게 공세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앞으로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벌이는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미·중갈등의 무대를 대만보다 한반도로 옮겨가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서해안에서 중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지금도 서해에서 중국은 매우 공격적이다. 중국이 서해에서 공세적으로 나오는 것이 우리나라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남한의 주요 안보위협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으로 바뀌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가장 큰 교역상대자이면서 가장 강력한 안보위협국가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미국은 대만사태를 고려하여 한국과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타당하지 않다. 중국도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대만을 놓고 미국과 군사적 충돌을 벌이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이 서해안에서 한국을 압박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나올까? 미국이 한국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 맞서서 같이 대항해 줄까? 현재 한미연합사는 그런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 한미연합사는 북한이 전면적 남침을 했을 때 대응하기 위한 지휘기구다.

한국은 중국이 서해에서 도발했을 때 혼자서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간접적인 지원을 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간접적인 지원이 적시 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중국의 서해안에서 예상되는 각종 군사적 비군사적 도발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한국이 중국의 서해안에서의 도발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하는 것은 지휘사령부다. 작전 성격상 해군과 공군전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도발과 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고유기능을 수행하는 작전사령부가 없어서 합참에서 대응하고 있지만, 합참 작전본부가 이런 지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에는 부족하다.

서해방위사령부의 편성이 시급하다. 사령부는 해군을 중심으로 공군과 육군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작전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육군은 미사일사령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참가해야 한다.

중국의 위협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한국군의 전력발전 방향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우선 서해안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지대함 미사일을 개발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다.

미사일을 육군에서 담당하다 보니 해군은 지대함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지대함 미사일도 육군에게 넘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성격상 지대함 미사일은 해군이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만과 달리 만일 중국이 서해안에서 도발하고 위협을 해온다면 그것은 한국이 온전히 혼자서 대응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 그런 위협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힘을 갖추어야 한다. 지대함 미사일 중에서 중국의 항공모함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도 개발해야 한다.

서해안은 중국의 처지에서 볼 때 전략적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중국의 주요 산업이 모두 서해안을 연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취약한 부분을 결정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비로소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이다.

앞으로 미·중패권 경쟁이 격화될수록 한반도에서 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다. 한국이 미·중패권경쟁의 각축장이 되지 않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미국과 관계를 느슨하게 유지함으로써 중국과의 마찰 가능성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한국은 전작권 전환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전작권 전환이 지금 당장 어려우면 현재의 유엔사 기능 중에서 정전기능을 한국군이 가져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중국의 예상되는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대비태세를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여기에 쓴 글은 주로 후자에 관련된 내용이라 하겠다.

윤석열이 을지훈련 정부 연습에 참가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이 보도를 들으면서 착잡한 생각이 든다. 원래 을지훈련은 연합사령관을 위한 전쟁연습이다. 연합사령관이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습이다. 그리하여 각종 시뮬레이션도 연합사령관의 작전지휘를 보조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정부훈련을 위해 대통령의 전쟁지도를 보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대통령의 전쟁지도 연습을 위한 시뮬레이션도 제대로 없다. 그냥 모여 앉아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전작권을 미국 측에 넘겨주면서 전쟁지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별로 하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전쟁지도는 주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실태다.

적어도 한국의 대통령, 한국의 대통령실과 각 부처는 전쟁과 관련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만일 지금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왕좌왕하다 상황이 끝날 것이다.

서해에서 중국과 갈등이 벌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윤석열은 모든 것을 군대에 맡기고 알아서 하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가 못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기와 장비 그리고 전투부대를 준비하는 것은 해야 하는 대비의 절반에 불과하다.

아무리 전투를 잘해도 작전적 실수를 극복할 수 없다. 그리고 아무리 작전에 능수능란해도 정치지도자의 전략적 실수를 극복할 수 없다. 전투는 여러 번 패해도 작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작전에서 한두 번 실패해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전략에서 실패하면 아무리 전투원이 전투를 잘하고 아무리 고급지휘관과 장군들이 능수능란하게 작전을 지휘하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 이토록 아무것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이런 나라를 독립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을지훈련에 참가한다는 윤석열이 무엇을 느낄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제 중국까지 본격적으로 한반도 군사 상황에 발을 내디뎠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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