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극우파 이제는 한국 대통령까지 포섭한 것으로 보인다.

 

 

자주독립을 염원하는 광복절에 뜬금없는 ‘자유’ 반복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보다는 일본을 더 알뜰히 챙겨

잔악한 일제 침략을 자유 억압하는 정치적 지배로 묘사

일본을 미래지향적 이웃으로 표현, 일 언론 대서특필

자위대 한반도 진출 찬양한 김태효를 국가안보실에 기용

▲ 서기2022.08.15. 윤석열 대통령이 제77주기 광복절 에 경축사를 하고 있다. 자료: 문화방송 보도에서 발췌.
▲ 서기2022.08.15. 윤석열 대통령이 제77주기 광복절 에 경축사를 하고 있다. 자료: 문화방송 보도에서 발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맞이하는 광복절에 축사하였다. 언론매체들은 일제히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분석 보도하였다.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 주된 반응이다. 비판적 보도임에도 대부분 피상적인 분석에 머물렀다.

바른 역사관으로 들여다보면 윤 대통령의 축사는 조국 광복을 위해 투쟁한 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희망찬 전망을 내 놨으나 밑바탕에 흐르는 본질은 반공과 친일이었다.

광복절은 우리나라를 카스라-태프트(1905.07.29) 밀약으로 미국과 공모하여 집어삼켜 살인, 강도, 약탈, 역사파괴(식민사관), 조선인의 일본인화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른 일제와 전쟁을 벌여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것을 기리는 날이다.

아울러 다시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당하지 않고, 일제가 진정한 참회와 제대로 된 배상을 하지 않는 한 강한 나라를 만들어 언젠가는 갚아 주겠다고 다짐하는 날이다.

그런데 이날 대통령은 광복절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분단절이고 남과 북으로 두 동강 난 나라를 다시 하나로 만들어 통일 조국의 자주독립 국가를 지향하는 진정한 광복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침략자 일본을 더 생각하는 한심한 행태를 보여주었다.

대통령이 상식적인 한국인이라면 북한이 아무리 미워도 축사에서 북한을 먼저 언급하고 통일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제 동포인 북한보다 먼저 일본을 언급하며 알뜰하게 챙겼다.

그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이라고 하였다. 일 극우파를 노골적으로 옹호하기엔 비난을 받을 것 같으니까, 정체불명의 말로 일본 자민당 극우파를 대변하고 있다.

대통령의 이 말은 일제 침략과 잔악한 식민지배가 우리의 자유를 단지 제약하고 정치적 지배만 했다는 것이다.

이는 일제 침략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고 일본 자민당을 소굴로 삼고 있는 일본 극우파가 일제 침략을 왜곡하는 발언과 같다. 일제 침략자들이 단지 우리나라에 ‘진출’하여 정치적 자유를 제약하고 다스렸다는 얘기다.

자유를 제약하는 정치 지배를 빼면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모든 다른 분야에서는 일제의 식민 통치가 좋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구 경성제국대학(서울대) 출신 이영훈이 교수를 참칭하며 ‘반일종족주의’로 일제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과 닮아있다.

이른바 식민지근대화론이 대통령의 입에서 말만 살짝 바꾸어 민족의 천년 원수 일제의 폭압에서 풀려난 날, 광복절에 국가를 대표하여 버젓이 나왔다.

그는 이어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입니다.” 라고 하였다. 일본을 이웃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또 자유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시민의 자유라는 것인데 누가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한다는 것인지 정체불명의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혹시 전쟁경제로 부를 쌓아온 미국의 패권주의 전쟁놀음에 ‘자유’라는 이름으로 일본과 함께 용병으로 세계시민을 살상하기 위하여 참여하자는 것인가.

그러잖아도 한미일 삼각 동맹체제로 편입하라고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에도 못한 것을 기어이 하겠다는 것일까.

그러면 자동으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게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압박으로 한일군사정보교류협정을 현재 맺고 있는데 이는 자위대 한반도 진출의 기초를 닦아 놓은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일본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안 해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다른 각료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공물을 바치고 참배한 것은 문제 삼을 것이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총리가 참배해야 문제 삼을 것이고 다른 극우파 관료들은 괜찮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더구나 기시다 총리가 공물을 바친 것을 가지고 대통령실에서 “공물 바치는 것은 관습”이라며 일 극우파를 옹호하였다.

이에 일 극우파 기관지로 알려진 산케이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에 공물을 바친 것을 “한국의 고위 관료도 이해” 하였다고 즉각 화답하였다. 또 일본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언급하며 일본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였다고 반색하였다.

대통령의 이날 광복절 축사는 한마디로 사과나 배상, 처벌도 받지 않은 강도, 강간범에게 피해자가 머리를 조아리고 화해하자고 한 것과 같았다.

한일관계는 미래로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말에서 다시 확인된다. 그는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사죄와 배상은커녕 침략범죄를 부인하고 여전히 우리를 식민지배 대상으로 생각하는 일본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일본의 과거 일제 침략의 범죄는 묻지 말고 앞만 보며 나가자는 것의 다른 표현이다.

경축사 연설문을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연설 비서관이 있어 그가 써 준 것일 것이다. 경축사 연설문을 보면 대통령실을 장악하고 있는 세력이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의 인맥이라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대표 인물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이 사람은 이명박 정권 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기획관이었다. 그는 “한반도 유사시 日 자위대 구조활동 허용해야” 한다거나 “자위대 교전권 인정 않는 건 편협 국력에 맞게 인정해야” 한다는 등 친일발언을 해왔다.

김태효를 기용할 때 과거 그가 무슨 발언을 하였는지 검증이 충분히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앉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여전히 한국을 식민지로 보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하고 일본 전범세력의 후예, 황국사관을 추종하는 반국가 단체, 자민당 의원이 한국은 일본의 동생 나라고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망언을 서슴없이 지껄이는 상황에서, 반민족, 부일적 내용을 담은 광복절 경축사 연설문을 받아 보고도 문제의식을 못 느꼈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이끌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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