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기계문명을 넘어 잃어버린 영성시대를 회복해야 한다.

 

글: 김상윤(신화연구가, 광주마당 고문)

 

마고성 사람들은 모두 귀에 오금 귀고리 있어

귀고리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물

땅에서 솟아 나오는 젖을 먹고 살아가는 신인들

홍산문화 지역 출토 흑피옥과 연관성 연구 필요

인구증가로 지유 바닥나 열매로 대체 신성 상실

오염된 마고성 마고가 물로 청소, 홍수신화 원천

홍수신화는 중국과 중동 지역 등 여러 곳 전해

 

▲  홍산문화지역에서 나온 흑피옥. 무당(샤먼)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편집인 주).
▲ 홍산문화지역에서 나온 흑피옥. 무당(샤먼)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편집인 주).

 

마고여신 6

"귀에는 오금(烏金)이 있어 하늘소리(天音)를 모두 듣고,"

"귀에 있던 오금이 변하여 '달 속에 있는 모래'가 되므로 끝내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앞 문장은 마고성 사람들이 모두 땅에서 솟아나는 지유를 먹었고 귀에는 귀고리를 하여 하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고,

아래 문장은 마고성 사람들이 포도 열매를 먹게 되자 귀고리가 엉뚱한 물건으로 변하여 더 이상 하늘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오금으로 된 귀고리는 하늘과 소통하는 신비한 물건이었고, 귀고리의 신비한 힘이 사라지면 하늘소라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 것이겠다.

'달 속에 있는 모래' 곧 토사(兔沙)는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겠으나, 이미 하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자 오금이 쓸모없는 물건으로 변해버렸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하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다시 나타나면, 많은 사람이 그에게 하늘의 뜻을 듣고자 했을 것이다.

신비한 능력을 가진 자는 오금을 상징하는 귀고리를 했을 것이고, 따라서 귀고리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신분'을 나타내는 징표가 되었을 것이다.

귀고리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사실은 신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신분의 상징물이었다.

내가 소장한 흑피옥은, 얼굴은 대부분 여러 가지 토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샤먼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샤먼들의 귀가 예외 없이 매우 크게 만들어져 있다.

귀가 과장되게 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그가 듣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리라.

말하자면 하늘 소리를 듣는 능력자임을 나타내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은 부처의 귀도 매우 크게 묘사되고 있고, 덕 있는 사람의 귀도 대부분 크게 묘사되고 있는데, 이것도 하늘과 소통하는 샤먼의 특징이 드러난 것일지 모르겠다.

마고여신 7

'오미의 변'으로 마고성에 살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진 지 1천 년이 지난 후, 마고는 궁희와 소희를 데리고 비어 있는 마고성에 다시 나타난다.

마고 여신은 마고 대성뿐만 아니라 천지를 창조한 창조여신으로서, 사람들의 잘못으로 버려진 마고성을 그대로 둘 수 없었던 게다.

짐세에 소리 속에서 스스로 태어난 마고여신은,

'후천(後天)의 운이 열리자 실달대성을 끌어들여 천수(天水)의 지역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실달대성의 기운이 상승하여 물과 구름의 위를 덮고, 실달의 몸체가 평평하게 열려 물 가운데에 땅이 생겼다. 땅과 바다가 나란히 늘어서고 산천이 넓게 뻗었다.'

마고여신은 이처럼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고 마고성도 세웠으니, 사람들이 떠나버린 마고성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을 게다.

'마고는 궁희 소희와 함께 마고성을 보수하고 하늘의 물을 부어 성안을 청소한 후, 마고 대성을 허달성 위로 옮겨 버렸다.

이때 청소한 물이 크게 넘쳐 대홍수가 일어나 인간을 많이 죽게 하였고, 지계(地界)의 중심이 변하여 역수의 차이가 생기니 처음으로 삭(朔)과 판(昄)의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나오는 실달성이니 허달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잘 모르겠으나, 실달성은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실체이고 허달성은 인간계에서 멀리 떨어진 허공 같은 곳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싶다.

빙하기를 지나면서 온 세상이 따뜻해지자 인간은 대홍수라는 재앙을 경험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고대 신화에는 대홍수라는 재앙의 흔적이 나타난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도 이런 대홍수의 기억이 나타난 것이겠다.

중국에도 대홍수에 얽힌 신화가 있다. '여와보천'(女媧補天)이라는 신화인데, 이 이야기는 지금 현재 중국의 지형이나 거대한 하천들의 물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공공(工共)은 치수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우임금의 아버지인 곤(鯀)을 치수의 책임자로 임명하자 꼴통을 부리기 시작한다.

공공은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의 하나인 부주산을 들이받아 부러뜨린다. 그러자 하늘을 가리고 있던 천막이 찢어졌고 온통 하늘에 있던 물이 땅으로 쏟아졌다. 대홍수가 중국대륙을 덮쳤다. 여와는 오색실로 천막 찢어진 곳을 꿰매 간신히 하늘의 물이 땅으로 쏟아지는 것을 막았다.'

그때부터 중국의 땅덩어리는 부주산이 있던 서북쪽이 높고 모든 물줄기는 서북쪽에서 동남쪽으로 흐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마고가 마고성을 청소하면서 천수를 부었기 때문에 대홍수가 일어났고, 지구가 기울어 사계절이 생겼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홍수신화의 실체다.

이 이야기 속에는 단순히 홍수신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기울어 사계절이 생긴 이유도 마고의 행위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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