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 조선에서 이어지는 외세의존의 사대 노예근성을 벗어나야 한다.

 

글: 신종근(의사, 역사연구가)

 

조선 사대부 비문 어김없이 有明朝鮮으로 시작

병자호란 청과 싸우자던 김상헌 비문도 유명조선

조선 선비들이 명나라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 것을 자신의 비석에 새겨놓은 것

유명조선이 현재는 유일한국, 유미한국으로 바뀌어

일본과 미국을 자신 모국으로 생각하는 사람 많아

 

▲남양주시에 있는 김상헌 묘표(墓表). 무덤 앞에 있는 비석에 '유명조선(有明朝鮮)'이라고 적혀 있다.
▲남양주시에 있는 김상헌 묘표(墓表). 무덤 앞에 있는 비석에 '유명조선(有明朝鮮)'이라고 적혀 있다.

 

유명조선(有明朝鮮)

남양주시에는 김상헌 묘가 있다.

김상헌[金尙憲, 1570년(헌종 2년)~1652년(효종 3년)]은 잘 아는 것처럼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 청나라와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학창시절 배웠던 시조가 유명하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결국 청나라로 끌려가서 6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다가 1645년 소현세자와 함께 귀국한다.

그런데 김상헌 무덤 앞에 있는 비석에 '유명조선(有明朝鮮)'이라고 시작하는 문구가 있다. 유명조선이 무슨 뜻일까? 조선 시대에 벼슬 좀 했다는 인간들 무덤 앞에 가면 90% 이상 '유명조선(有明朝鮮)'이라고 적혀 있다.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조선의 거의 모든 사대부 비석에 새겨놓은 것일까? '有明朝鮮'은 明나라가 있으매 朝鮮이 있다는 뜻이다. 즉 명나라에 종속되어 있다는 뜻이다.

조선 선비들이 명나라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비석에 새겨놓은 것이다.

만약 대한민국 장례 제도가 조선시대와 똑같아서 무덤 앞에 비석을 만든다면 과연 어떻게 새길까? 십중팔구는 유미한국(有美韓國), 유일한국(有日韓國)으로 적혀 있을 것이다.

미국이 있으매, 일본이 있으매, 대한민국이 있다고... 대한민국이 미국에, 일본에 종속되어 있다고 자랑스럽게 새겼을 것이다. 특히 가방끈이 길다는 인간들이 더 심할 것이다

조선 시대랑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단지 명나라 대신 미국, 일본으로 바뀌었을 뿐. 태극기와 함께 미국기와 일본기를 흔드는 사람들. 과연 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일까? 대한민국을 조상들이 대대로 묻혀있는 모국(母國)이라고 생각할까? 이들에게 자유롭게 국적을 선택하라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대한민국 땅에서 살면서 미국을, 일본을 모국(母國)으로 생각하고, 미국을, 일본을 떠받들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정말 흔하다. 과연 조선 시대와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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