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삼신은 한국 선도의 기원이다.

 

글: 김상윤(광주마당 고문)

 

마고는 배우자 없이 궁희와 소희 두 딸을 낳아

마고성 사람들 지유를 마시며 무한 권능을 누려

귀에 오금이 있어 하늘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

인구증가로 지유 부족, 열매를 식량 삼아 타락

더는 살 수 없어 마고성을 나가 사해로 흩어져

 

▲  상징과 신화로써 보면 마고성 이야기와 중동의 수메르 신화의 화소가 친연성이 있다(편집인 주)
▲  상징과 신화로써 보면 마고성 이야기와 중동의 수메르 신화의 화소가 친연성이 있다(편집인 주)

 

마고여신 5

다시 부도지에 나오는 마고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선천과 후천 사이 짐세에, 소리에서 스스로 태어난 마고는 선천과 후천의 정령으로 궁희와 소희를 낳았다.

궁희와 소희 역시 정령을 받아 황궁과 청궁, 백소와 흑소를 낳았고, 마고성에서는 그들의 후손이 아무 걱정없이 살았다.

마고성에서는 땅에서 젖이 흘러나와 모두 노동하지 않고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안의 사람들은 지유(地乳)를 마시므로 혈기가 맑았고, 오금(烏金)이 있어 하늘의 소리를 모두 듣을 수 있었고 오고감이 자유스러웠다.

그들은 모두 지상천국에서 하늘사람으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날 백소 족의 지소가 젖을 마시러 유천(乳泉)에 갔는데, 사람은 많고 샘은 작아 먹을 순서를 다섯 번이나 양보하다 배가 고프고 어지러워 쓰러지고 말았다.

귀에서 희미한 소리가 울려 보금자리 난간의 넝쿨에 달린 포도 열매를 맛보았는데, 지소는 그 독의 힘 때문에 펄쩍 뛰었다.

아마 술기운도 있었던 모양이다.

지소가 맛이 '참으로 좋다'고 하니 여러 사람들이 드디어 포도를 먹게 되었다.

열매를 먹는 습관이 시작되니 실망한 마고여신이 성문을 닫고 마고성의 기운을 거두어 버렸다.

마고성 사람들은 다른 생명을 먹었으므로 피와 살이 탁해지고 심기가 혹독해져서 마침내 천성을 잃게 되었고,

귀에 있던 오금(烏金)이 변해 토사(兔沙)가 되어 버렸으므로 끝내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도 없게 되었다.

다섯가지 맛이 나는 포도를 먹은 것을 '오미의 변'이라 하는데, 결국 '오미의 변'으로 인해 지유가 샘솟는 마고성은 사라지고, 마고성에 살던 사람들은 네 파로 나뉘어 사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청궁은 무리와 함께 동쪽에 있는 운해주로 가고, 백소는 서쪽 월식주로 가고, 흑소는 무리와 함께 남쪽 성생주로 갔다는데,

운해주는 중국 대륙, 월식주는 서방 대륙, 성생주는 인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한다.

황궁은 모두의 어른이었으므로 마고 앞에 사죄하고, 오미의 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근본을 회복할 것을 서약하였다.

황궁은 무리와 함께 북쪽 천산주로 갔는데, 천산주는 매우 춥고 위험한 땅이었으나 황궁 스스로 복본(復本)의 고통을 이겨내고자 선택한 땅이었다.

이 황궁 무리의 후손이 바로 우리 조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황궁 청궁 백소 흑소는 지구상의 모든 인류의 시조들로, 백소는 백인들의 시조일 것이고 흑소는 흑인들의 시조일 것이다.

<한단고기>에는 '파내류산 아래에 환인씨의 나라가 있는데 합하여 환국이라 하고, 나누어 12개 국이 있는데', 그 12개 국가에 수밀이국(須密爾國)이나 우루국(虞婁國)이라는 이름이 있기 때문에, 마고성 사람들이 수메르 지역으로 갔다는 추측을 하는 빌미가 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윤정모는 이런 신화적 이야기에 힌트를 얻어 <수메르>라는 3권의 장편 소설을 쓰기도 하였다.

▲ 마고성 사람들이 귀에 하늘 소리를 듣는 오금이 있었는데 홍산문화지역의 흑피옥과 연관성을 찾으려는 시도도 있다(편집인 주)
▲ 마고성 사람들이 귀에 하늘 소리를 듣는 오금이 있었는데 홍산문화지역의 흑피옥과 연관성을 찾으려는 시도도 있다(편집인 주)

 

마고여신 6

"귀에는 오금(烏金)이 있어 하늘소리(天音)를 모두 듣고,"

"귀에 있던 오금이 변하여 '달 속에 있는 모래'가 되므로 끝내는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앞 문장은 마고성 사람들이 모두 땅에서 솟아나는 지유를 먹었고 귀에는 귀고리를 하여 하늘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고,

아래 문장은 마고성 사람들이 포도 열매를 먹게 되자 귀고리가 엉뚱한 물건으로 변하여 더 이상 하늘소리를 들을 수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오금으로 된 귀고리는 하늘과 소통하는 신비한 물건이었고, 귀고리의 신비한 힘이 사라지면 하늘소리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 것이겠다.

'달 속에 있는 모래' 곧 토사(兔沙)는 무엇을 나타내는지 모르겠으나, 이미 하늘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자 오금이 쓸모없는 물건으로 변해버렸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하늘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다시 나타나면,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하늘의 뜻을 듣고자 했을 것이다.

신비한 능력을 가진 자는 오금을 상징하는 귀고리를 했을 것이고, 따라서 귀고리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신분'을 나타내는 징표가 되었을 것이다.

귀고리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사실은 신의 말씀을 듣을 수 있는 신분의 상징물이었던 것이다.

내가 소장한 흑피옥은, 얼굴은 대부분 여러가지 토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샤먼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샤먼들의 귀가 예외없이 매우 크게 만들어져 있다.

귀가 과장되게 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그가 듣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리라.

말하자면 하늘소리를 듣는 능력자임을 나타내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은 부처의 귀도 매우 크게 묘사되고 있고, 덕 있는 사람의 귀도 대부분 크게 묘사되고 있는데, 이것도 하늘과 소통하는 샤먼의 특징이 드러난 것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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