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속에 우리 정서의 원형이 녹아 있다.

 

글: 김상윤(광주마당 고문)

 

김봉준 작가가 만든 신화미술관 아이 업고 있는 아낙

고통스러운 현실 뚫어지게 바라보며 큰 고통에 분개

아낙 속에서 태고적 마고 할미의 흔적 찾아 신화탐색

삼신산과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 우리나라까지 퍼져

중국 신선전에 마고 여신 나오나 할미 아닌 18세 처녀

설문대 할망, 삼신 할미의 할망은 크다, 위대하는 뜻

 

김봉준 작가의 신화미술관에 있는 여신은 마고여신으로 보인다.
김봉준 작가의 신화미술관에 있는 여신은 마고여신으로 보인다.

 

마고여신 1

“메이홀”은 해마다 5월이면 작가 한 사람을 초대하여 전시회를 열곤 한다.

2019년에는 원주에서 작업하고 있는 김봉준을 초대했다.

김봉준은 평생 이른바 '민중미술'을 하던 작가이나, 지금은 생명과 영성이 넘치는 세계를 천착하고 있다.

메이홀에 걸려 있는 김봉준의 작품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아이를 업고 있는 아낙'이 좌우로 펼쳐진 고통스러운 현실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그림이었다.

이 그림이 걸린 전시장은 마치 신비한 제단처럼 보였고, 애를 업고 있는 아낙은 제단의 여신처럼 느껴졌다.

이 전시 공간에서, 여러 여성이 집단으로 춤을 추었다.

제단에 바쳐지는 주술적인 춤이었다.

김봉준은 우리나라에서 오직 하나뿐인 신화미술관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신화 순례'라는 책을 쓰기도 하였다.

그는 유라시아 수천 km를 횡단하면서 신화 세계를 탐색했고, 아메리카 인디언의 영성에 빠져보기도 했다.

나는 김봉준이 그린 '아기를 업고 있는 아낙'을 마고 여신의 현신이라고 해석했다.

태곳적 마고 여신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처참한 광경을 보고 큰 고통을 느끼면서 분개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 것이다.

마고 여신?

마고 여신은 도대체 어떤 신인가?

중국의 신선전에도 마고여신이 나오지만 우리의 마고여신과는 많이 다르다.
중국의 신선전에도 마고여신이 나오지만 우리의 마고여신과는 많이 다르다.

 

마고 여신 2

지리산은 방장산이라고도 하는데, 삼신산의 하나라고 하여 그리 부를 게다.

금강산이 봉래산, 지리산이 방장산, 한라산이 영주산으로 삼신산이 바로 우리나라에 있다는 말씀.

진시황의 심부름꾼 서불(徐巿, 徐芾)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이곳 방장산까지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리산에는 노고단(老姑壇)이 있다.

'마고 할미를 모시는 제단' 또는 '늙은 마고를 모시는 제단'이라는 뜻일 텐데, 창조신이었던 마고에 대한 신화나 전설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다만 금환락지(金環落地)라는 명당 이야기에 마고가 나올 뿐이다.

마고가 머리를 감으려고 한 다리는 지리산에 또 한 다리는 섬진강 너머에 두고, 금가락지를 빼서 내려놓은 자리가 바로 금환락지의 명당이라는 이야기다.

그 명당이 바로 운조루라 하기도 하고, 운조루 근처 박 부자 집이라고도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마고'라는 이름이 낯설지만, 우리나라 여러 곳에 아직도 마고라는 지명이 남아 있고, 창조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전설도 있다.

'신선전'이라는 중국 도교 서적에도 마고가 나온다.

84인의 신선 중 '왕원'(왕방평)이라는 신선이 마고라는 여신선을 만나는 장면이다.

여기에 나오는 마고는 마고 할미가 아니라 18세 정도의 아름다운 여인으로 나온다.

그러나 '신선전'에 나오는 마고는 우리의 마고와는 다르다.

마고'할미'니 삼신'할미'니 설문대'할망'이니 하는 '할미' '할망'은 늙었다는 뜻이 아니라 큰 또는 위대한 이라는 뜻을 게다.

'큰 마고', '위대한 마고'는 기본적으로 대지모신이지만, 설문대할망처럼 창조여신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도지'라는 책에는 마고 여신의 이야기가 매우 자세히 나온다.

'부도지'에 나오는 마고 여신 이야기를 들어 보자.

마고 여신은 인류가 태초에 살던 시원의 장소 '마고성'을 만들었다.

마고성은 파미르고원에 있었다고 한다.

파미르고원에 인류가 태초에 살던 마고성이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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