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은 원래 5월 1일이었다.

 

 

글: 전집현(자유기고가)

어린이날은 일제 강점기인 서기 1923년 처음 전국 행사

5월 5일이 아닌 노동절인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지정

인권을 존중하고 압박으로부터 해방을 뜻하는 노동절로

5월 5일로 바뀐 것은 해방 후 서기 1946년 좌우합작으로

5월 5일은 카를 마르크스 생일, 당시 좌익신문 특집 보도

어린이는 어린아이에서 아이를 빼고 존칭어 ‘이’ 붙인 것

 

▲대정 12년에 나온 어린이 잡지. 대정 12년은 서기 1923년이다.
▲대정 12년에 나온 어린이 잡지. 대정 12년은 서기 1923년이다.

 

<오월은 푸르구나, 자라나는 어린이보다 미숙한 어른들>

1. 어린이날 5월 5일에 숨겨진 비밀

올해 어린이날은 100회째다.

어린이날의 기점은 일제하 경성 시내 소년단체 회원과 관계자 1000여 명이 모여 어린이날 첫 전국 행사가 치러진 1923년이다.

그런데 당시 어린이날은 우리가 아는 5월 5일이 아니었다. 어린이날 제정 당시에는 5월 1일이었다.

요즘은 "근로자의 날"로 불리는 메이데이(노동절)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어린이 인권 존중과 압박으로부터 해방이라는 운동적 의미를 살리고자 일부러 노동절을 택한 것이었다.

* 소춘 김기전(1894~1948) : 1923년 ‘개벽’ 5월호

‘5월 1일은 어떤 날인가’

그러다 5월 5일로 날짜가 바뀐 것은 해방 후 첫 기념일을 맞아 좌우 진영 합작으로 어린이날 행사가 열린 1946년부터였다.

어린이날만이라도 당시 극심하던 이념대결에서 자유로운 날로 만들자는데 좌우 진영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5월 1일은 좌파가 중시하는 노동절이었기에 서로 이를 피하고자 했다.

그럼 왜 5월 5일인가? 좌파진영의 숨겨진 신의 한 수가 있다는 설이 있다. 카를 마르크스 (1818~1883)의 생일이 5월 5일이라는 것이다.

실제 당시 좌익신문에 어린이날 특집 기사와 마르크스 탄생 특집 기사가 나란히 실렸다고 한다.

2. 어린이의 참뜻, 부린이, 주린이 .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6세~ 12세의 사람을 말한다. 아동이라기도 한다.

"어린이"라는 말은 '나이가 적다'라는 뜻의 '어린'과 의존명사 '이'가 결합한 낱말이다. 의존명사 '이'는 지칭하는 사람을 높여 부르는 의미도 있다. ('늙은이'나 '젊은이')

1920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 아동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름을 짓고 그가 1923년 우리나라 첫 아동 잡지인 "어린이"를 창간하면서 보급됐었던 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전에는 어린이를 '어린아', '아해', '얼라', '어린애'라 불렀고 '어린놈'이나 '애새끼' 같은 비하하기도 하면서 단순히 어른에 종속되는 존재로 여기면서 하대하거나 억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오늘날처럼 어린이를 보호하고 우대하게 된 건 방정환으로 대표되는 여러 사람의 적극적인 권익 운동 덕분이다.

근데 요즘 부린이(부동산+어린이), 주린이(주식+어린이), 코린이(코인+어린이), 골린이(골프+어린이) 등의 말이 유행하고 있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가 이런 복합어에서는 "미숙한 자", "뒤떨어진 자", "초보"라는 비하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사용에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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