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세의 침략으로 뿔뿔이 흩어진 한민족의 유랑은 이제 끝나야 한다.

 

이혜옥이 쓴 <아리랑 민족의 디아스포라>

외세에 찢기고 밟힌 우리 겨레 쓰라린 유량의 역사 고증

조선인, 일본군의 보급품, 장비 운반 짐꾼으로 강제 징집

짚신 신은 일본군은 조선인이 일본군으로 참전한 것 증명

유랑의 뿌리에 일제의 우리 역사 왜곡 날조가 자리 잡아

 

▲ 서기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조선인을 보급품, 군사 장비를 나르는 짐꾼으로 동원하였다.
▲ 서기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조선인을 보급품, 군사 장비를 나르는 짐꾼으로 동원하였다.

우리 민족은 단군조선이 해체된 이후 열국으로 나누어지면서 고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민족 유랑은 당나라의 침공과 내분으로 망한 고구려 유민이라고 볼 수 있다.

한민족 유랑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서기 2010년 12월에 출간된 김인희 씨의 <1300년 고구려인 디아스포라>다. 이 책은 고구려 유민들이 어떻게 대륙을 떠돌며 소수민족으로 중국에 정착하였는지 그리고 있다. 현재 중국의 묘족이 고구려의 후예라고 주장하였다.

이후 러일전쟁을 배경으로 출간한 한국인의 외세에 의한 유랑의 역사를 다룬 책은 <아리랑 민족의 디아스포라>가 처음이다. 외세에 의한 유랑의 역사라고 하지만 19세기 중반 이성계 조선의 폭정과 질병과 기근으로 살던 고향 땅을 버리고 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한 역사가 먼저 있었다.

이혜옥이 선생이 쓴 <아리랑 민족의 디아스포라>는 서기 2021년 6월에 도서출판 ‘글을 읽다’ 에서 출간하였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서기 1904년 발발한 러일전쟁을 시작으로 일제 침략기 우리 민족이 고향을 떠나 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해서 터전을 일궈 살다가 스탈린에 의해 어떻게 다시 중앙아시아로 버려지는지 그리면서 우리가 아직 알지 못했던 잊혀진 역사를 치밀하게 고증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러일전쟁에서 조선인들이 러시아군과 일본군에 들어가 그들을 위해 싸웠다는 사실이다. 물론 짐꾼으로 일본군에게 징발되어 일본군의 보급품이나 장비를 지게로 지어 나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군인으로서 참전하였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을 쓴 저자 이혜옥 선생은 70대 중반으로 서기 1970년에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서 정착하였다. 거기서 결혼을 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문헌정보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클레르몽(Claremont) 대학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러일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한 잭 런던(Jack London)이 남긴 조선인의 생활상과 참상을 기록한 것을 보고 나서였다. 잭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조선인은 일본군에 짐꾼으로 징발된 것을 물론이고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일본군에 군인으로 참전하였다.

잭이 남긴 글 중에는 일본군 군의관이 발병 난 병사들에게 “전에는 예비군이었던 너희들이 평생 짚신만 신고 다니다가 이제는 군인이 되어 갑자기 서양의 딱딱한 군화를 신고 먼 길을 걸으니” 발이 구두에 쓸려 난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잭은 군화가 불편하여 “많은 군인이 딱딱한 가죽 군화를 벗어버리고 원래 신던 부드러운 짚신을 다시 신고 다닌다.”라고 하였다.

짚신은 당시 조선인이 신던 것으로 일본인이 신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잭이 묘사한 군인은 일본군이 아니라 조선 군인임이 확실하고 조선인이 일본군으로 참전하였다고 이혜옥 선생은 확신하였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의 태평양전쟁 기간에 조선인들이 일본군에 징집되어 전쟁에 끌려간 것 이전에 이미 러일전쟁 기간에 조선인이 일본군으로 참전하였다며 조선인의 외국군 참전을 다시 봐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더구나 일본군 편에서 싸운 것을 물론이고 러시아 군에도 들어가 일본군과 싸웠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서기 1860년대에 러시아와 연해주로 이주한 조선인들이 이미 러시아에 정착해 있어서 이들이 러시아군으로 참전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한반도에서 벌어진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주도권 전쟁 속에서 양편으로 갈라져서 싸워야 했던 조선인의 비극이 그때 이미 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안타까워하였다.

또 “한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나 미국에 건너와 교육받고 오랫동안 생활하였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조국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지난 160여 년 동안 한반도를 떠나 세계 각국에 흩어져 다민족 디아스포라를 형성해 살아오고 있는 한국인들과 그 후세들에게 한국의 근대사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하였음을 밝힌다.”라고 출간의 소감을 밝혔다.

▲ 이혜옥 선생이 서기 2022.04.22. 경기도  인덕원 근처 '글을 읽다' 출판사에서 '아리랑 민족의 디아스포라' 책 설명을 하고 있다.
▲ 이혜옥 선생이 서기 2022.04.22. 경기도  인덕원 근처 '글을 읽다' 출판사에서 '아리랑 민족의 디아스포라' 책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에 나왔지만 출판 기념회는 지난 4월 22일 경기도 인덕원 근처에 있는 ‘글을 읽다’ 출판사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출판사 측에서 초청한 인사들과 초청된 인사들의 지인들 10여 명이 모여 축하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와이티엔에서는 출판 기념회가 시작되기 전에 와서 취재하기도 하였다.

이날 모임에서는 우리 역사를 조작한 일제를 비판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존 카터 코벨의 저서와 관련하여 이 책이  나왔을  때 역사학계가 이를 무시하고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본 역사가 사실은 한국에서 시작되었으며 일본 문화도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이날 참석한 인사 중에는 전직 교수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기득권 역사학계가 존 카터 코벨의 고증을 인정하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며 조선총독부 식민사관이 우리 역사학계에 얼마나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지 실감하였다고 토로하였다.

본 지에서는 앞으로 이 책을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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