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세계질서 앞에 한국은 우물 안 개구리 신세고 온실 속의 화초다.

 

글: 한설(국립순천대 초빙교수, 예비역 준장)

 

우크라이나 배후 미국, 러시아 굴복할 가능성 희박

미국의 지배력 약화로 러-중 다극화 시대 앞당길 것

러-중 국가자본주의와 미 중심 자본주의 체제 대결

세계공장 중국 등에 빼앗긴 미국, 위성국가 방치할 듯

미국 위성국가 중 한국만 모든 면에서 어정쩡한 상태

급격하게 재편되는 세계질서, 한국은 집안싸움에 몰두

북한은 중국에, 남한은 미국에 종속, 남북 공멸 가능성

남과 북이 협력하면 주변국 이용하여 이중 위기 탈출

남한에는 새로운 역사를 쓸 인물이 없다는 것이 불행

▲ 세계는 미 제국의 일극화 시대에서 중-러 등 국가의 연대로 다극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출처: https://www.aljazeera.com
▲ 세계는 미 제국의 일극화 시대에서 중-러 등 국가의 연대로 다극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출처: https://www.aljazeera.com

 

< 미·중 패권 경쟁의 위기 탈출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 남북관계 >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자 세계사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이 전략적인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최초의 평가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한다. 오히려 그런 평가에 대한 확신이 강하게 든다. 미국이 러시아와 손을 잡고 중국을 견제해야 했다는 미어샤이머 교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각자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관점이 다 다를 것이다. 나는 철저하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놓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고자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리는 기존에 누리던 많은 좋은 조건들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도 없고 자원도 없는 남한이 오로지 기술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우리가 신자유주의를 비난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고도성장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동안 자원도 쉽게 조달할 수 있었고 상품도 자유롭게 팔 수 있었다. 앞으로는 그런 좋은 조건을 누리기 어려워질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새로운 신중상주의 현상을 급격하게 앞당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굴복시키고 중국도 압박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매우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주판알을 두들겨 보아도 미국이 러시아의 무릎을 꿇게 할 방법은 없다. 러시아는 너무 큰 나라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손을 잡고 거기에 인도까지 가세하게 했다. 제아무리 미국이라도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승리고 이끌 도리는 없다.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하여 올해 연말을 넘기게 되면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서 자멸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급격하게 열세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을 지지하는 국가들로 산산조각이 나서 분열할 것이다. 한국은 앞으로 3개월 이후면 원자재 부족으로 상품 생산을 하지 못하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윤석열은 취임하자마자 러시아로 가서 푸틴에게 원자재 공급해달라고 사정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군사전쟁과 경제전쟁으로 나누어질 것이며 경제전쟁은 미국을 정면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경제전쟁에 중국과 러시아가 모종의 협의를 하여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경제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집중하고 있으며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코로나 핑계를 들었지만, 상하이를 집단으로 차단하고 항만의 물류를 차단하는 조치들을 아무리 보아도 지나치다. 이상한 것은 이유가 있다. 중국도 미국의 경제를 타격하기 위한 작전에 본격적으로 동참했다. 이제 중국과 러시아는 동맹이라고 해도 하등의 이상한 점이 없게 되어 버렸다.

이미 러시아는 자유주의적 경제체제를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공식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국가자본주의로 전환할 것이다.

전 세계가 국가자본주의와 자유 자본주의로 나뉠 것이다. 자유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없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는 국가자본주의의 대칭적인 의미에서 명명해 보았다.

세계는 자유 자본주의보다 국가자본주의를 선호하는 국가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옳고 그르다거나 바람직하다 그러지 못하다의 문제가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 중국도 거의 국가자본주의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한국도 박정희 때는 가장 대표적인 국가자본주의의 형태였다.

아마도 박정희의 국가자본주의가 오늘날 소위 권위주의 국가라고 비난을 받는 중국 러시아 등과 같은 국가의 발전모델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전 세계가 이렇게 국가자본주의와 자유 자본주의로 나뉘면 인구가 많고 자원이 많은 나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 정도가 될 것이다.

인도는 인구가 워낙 많아서 자체 생존이 가능할 것이고 나머지 국가는 모두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유럽은 지금의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삼류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미국의 위성국가 중에서 가장 취약한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다.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더 취약하다. 한국은 기술 수준도 어정쩡하다. 일본은 아직까지 누가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제국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정치지도자들의 안목이 다른 나라 특히 한국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한국은 지금 이 상황에서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에 정신이 팔려있고, 김건희와 김혜경의 치마자락을 따라 다니고 있으며, 조국과 조국 딸 문제에 정신을 놓고 있다.

한마디로 자폐증에 빠져 있다. 외부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이다. 미국의 보호에 너무 오래 있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능력을 모두 상실하고 말았다. 한국은 우물 안 개구리일 뿐만 아니라 온실 속의 화초에 불과하다. 온실이 태풍에 날려가게 생겼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미국 중심의 자유 자본주의국가와 중국과 러시아의 국가자본주의 국가 간 신냉전이 형성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무엇인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자유 자본주의국가 진영이라는 것이 형성되기도 어렵다. 미국이 냉전 당시와 같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미국은 제2차 대전 이후 냉전을 주도할 때와 전혀 다르다. 지금 미국은 껍데기만 있는 금융 패권국이다.

미국은 패권적 지위를 상실하고 전 세계로부터 금융이익을 지속해서 빨아들이지 못하면 미국합중국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미국은 진영의 지도적 국가로 해야 할 역할을 하기 어렵다. 미국이 살아남을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미국이 스스로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미국이 유럽과 일본 한국과 같은 산업 국가들의 생산능력을 붕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이유다.

미·중패권 경쟁에서 불리해지면 미국이 살아남는 방법은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과 같은 산업생산국가들의 생산능력을 파괴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본토에 그런 공장을 만들어 중국과 경쟁을 하는 것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과 일본의 공장이 모두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Made in USA가 세계를 지배했던 것은 나머지 세계의 생산능력이 모두 파괴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국가들은 독일, 일본, 한국이다. 실제로 한국 땅에 폭탄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와 다르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전쟁이 더 지속되면 독일, 일본, 한국은 급격하게 높아진 에너지 비용과 원자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무너질 것이다. 이미 올 것이 오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못지않게 무궁무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미·중패권 경쟁에서 불리할 경우 즉각 신중상주의로 돌입하게 되자면 가장 방해가 되는 국가들이 독일, 일본, 한국이다. 이런 현상은 본인의 추측일 뿐이다.

그래서 본인의 추측과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개연성이 매우 높고 그런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미·중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열세가 되면 한국은 매우 어려워진다. 한국은 경제와 안보 이중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산업을 미국으로 빼돌리려고 할 것이고, 중국이 우리의 안보위협으로 등장할 것이다.

지금의 미국은 독일, 일본, 한국과 같은 위성 국가들의 입장을 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의 부를 빼앗아가려는 미국도 문제고 우리의 산업기술을 추격하고 있으며 안보적으로 압박할 중국도 문제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이중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가를 경영하려면 위에 언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거나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도 윤석열 외교·안보진용은 하나같이 모두 한미동맹 만세를 부르고 있다. 한국의 경제와 산업이 모두 망해도 오로지 미국의 이익만을 위하는 것이 한미동맹이라면 그런 동맹은 지금 당장 집어치우는 것이 옳다.

이들의 사고방식과 지적능력으로는 앞으로 우리가 당면할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한국이 처한 이중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출구다. 일본과의 협력도 남북관계가 먼저 정리된 이후에 가능하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남한의 경제와 기술, 북한의 군사력과 자원의 결합은 한민족이 살아남고 번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런 기회를 살리면 반도 국가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을 것이지만 그러지 못하면 완전하게 쪼그라들어 버린다. 남북한이 서로 생존하기 위해서 협조하고 나면 다시 일본과 협력을 생각할 수 있다.

일본과의 협력은 경제 규모를 확대하여 생존 가능성을 늘린다는 점에서 당연히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면 일본과의 협력은 규모의 경제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남한도 시급하지만, 북한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을 이용하지만 미국의 힘이 약해지는 순간 북한의 이용가치도 떨어진다.

북한은 중국에 계륵이 될 것이다. 당연히 토사구팽하려고 할 것이다. 핵을 가지고 있으니 함부로 하기 어렵겠지만 북한은 미국의 제재에 못지않은 중국의 제재를 당할 것이다. 북한도 이중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한과 그리 다르지 않다.

한국전쟁으로 서로 간의 적대감이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남북한 모두 과거만 보고 있을 여유가 별로 없다. 남북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위기를 서로 공감하고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현명함이다. 그런데 북한은 어떻게 될 것 같은데 남한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문제다.

김여정이 대남선언문에서 남한을 향해 총알 한 발 쏘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 나는 이것을 남한을 향한 화해 손짓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국제정세 파악에 우리보다 10보는 앞서가 있다. 보통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불행은 그런 화해 몸짓을 읽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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