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두 개의 전선을 형성하는 미국은 스스로 종말로 치닫고 있다.

글: 한설(예비역 준장)

 

미국의 세계 지배는 무모한 국력 소모로 무기력

우크라이나사태 개입, 러시아와 전쟁국면으로

대만을 두고 중국과도 대립각, 두개 전선 형성

미국의 쇠퇴로 유럽, 미국 그늘에서 벗어나는 계기

미국이 유럽에서 약해진 모습을 보이면

중국에 대한 봉쇄도 어려워

 

▲ 불라디미르 젤랜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해 4월 동부전선을  방문하고 있다. https://www.rferl.org/a/russia-ukraine-nato-red-line/31312756.html
▲ 불라디미르 젤랜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해 4월 동부전선을 방문하고 있다. https://www.rferl.org/a/russia-ukraine-nato-red-line/31312756.html

 

<우크라이나 문제, 미국패권이 종말을 고하는 것 같다.>

요즘 미국이 이상하다. 미국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제사회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일정정도의 훈련을 거친 보통정도의 지능을 갖춘 사람이라면 전반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속된 말로 미국은 정신없이 여기저기 쑤시고 다닌다. 불과 얼마전까지 미중패권경쟁 때문에 세상이 시끄러웠다. 대만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갑자기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서가 있다. 무엇을 먼저 해결하고 나중에 해결해야하는지를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바둑에서는 수순이라고 한다. 수순이 틀리면 바둑에서 이길 수 없다. 국제정치도 마찬가지다.

국제정치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금기사항이 있다. 양면전쟁을 피하는 것이다. 아무리 힘이 강해도 두개의 전선에서 동시에 싸우게 되면 이길 수 없다. 전세계의 모든 전략가들은 양면전쟁의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이상하게 미국은 그런 모든 상식을 무시하는 것 같다. 지금 미국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정리하는 것이다. 미국에게 중국문제는 가장 중요하다.

중요한 문제는 가장 먼저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미중패권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미국은 존속하기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 미국은 아마도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미국은 여기저기 찔끔찔끔 힘을 빼고 있다. 미국이 정상적이라면 중국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

러시아나 북한과 손을 잡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집중의 원칙은 여기에서도 적용된다. 힘을 여기저기 분산해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미국의 전략가들은 기본적인 전쟁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오만이나 무지라는 말 이외의 다른 설명으로 미국 전략가들의 이런 태도를 설명하기 어렵다.

미국에게 우크라이나는 부차적인 문제라면 러시아에게는 치명적인 문제다. 수백년동안 흑해는 러시아의 내해였다. 지중해가 유럽의 내해라면 흑해는 러시아의 내해였다.

냉전이후 러시아의 힘이 약화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흑해를 내줄 정도로 러시아는 쇠퇴하지 않았다. 미국은 러시아의 힘이 서서히 강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러시아를 흑해에서 축출하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외교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은 러시아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흑해를 내줄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우크라이나문제는 곧 흑해문제다.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문제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전쟁도 불사할 수 밖에 없다. 푸틴 아니라 그 어떤 지도자라고 할지라도 우크라이나가 나토로 넘어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미국이 우크라아니를 나토에 편입하려는 시도를 중지하지 않으면 러시아에게 남은 선택은 전쟁밖에 없다. 지

금의 상황은 미국이 러시아에게 전쟁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치명적인 이해관계를 해치면서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냥 조용히 있으라고 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미국은 절대절명의 미중패권 경쟁을 앞두고 왜 우크라이나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미국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명쾌하기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다면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군대를 보내 러시아와 직접 전쟁에 돌입하기도 어렵다.

나토 국가중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아무도 없다. 나토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독일도 이미 러시아와 군사적인 충돌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전에 독일 해군참모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분명하게 인정했다.

수백년동안 흑해는 러시아의 내해였다. 지중해가 유럽의 내해라면 흑해는 러시아의 내해였던 것이다. 미국은 힘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상변경을 시도하는 것이다.

현상변경은 곧 전쟁을 촉발한다. 현상변경을 시도하는 자가 전쟁을 도발하는 자라는 것은 국제정치의 공식이다.

미중패권 경쟁을 하던 미국이 왜 갑자기 우크라이나 문제로까지 전선을 확대하는지 합당한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의 전략가들이 러시아와 중국과 모두 싸우는 두개의 양면전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라면 지금의 이런 상황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바이든은 푸틴에게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이제 러시아는 시기만을 선택하는 것 밖에 남은 것이 없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길은 독일과 프랑스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를 중재하는 것밖에 없다.

만일 전쟁이 발생하면 우크라이나는 며칠안에 러시아군에게 점령당할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군을 지원할 수도 없다. 설사 미군이 투입되더라도 러시아군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다. 흑해를 봉쇄당하고 어떻게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낸다는 말인가?

설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낸다고 해도 러시아군에게는 수적으로 절대적 열세다. 당연히 나토군은 절대로 개입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만일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싸우면 유럽은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이익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만일 미국이 이번에 밀리면 유럽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급감할 수 밖에 없다.

유럽은 다시 유럽인의 손에 들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유럽은 이번 기회에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러시아와 독일은 유사한 전략적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하게 되면 미중패권 경쟁도 절대적으로 불리하고 어려운 국면에 처하게 된다. 러시아와 중국은 일치단결하여 미국에게 대항할 것이다. 미국이 유럽에서 약해진 모습을 보이면 중국에 대한 봉쇄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이런 행동을 미국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패권이 종지부를 찍게 된다는 징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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