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니 여유롭게 살아야 한다.

 

 

글: 고성규(변호사)

 

고향 마을 69세 목수 아저씨 왕성하게 활동 수입 쏠쏠

부부가 오십 줄에 넘어선 이래 건강 이상 신호 여기저기

두 다리 멀쩡할 때 은퇴하여 인생 여유롭게 즐길 것

▲ 인생은 어디론가 향하는 길이다(편집인 주). 자료: 누리망 발췌
▲ 인생은 어디론가 향하는 길이다(편집인 주). 자료: 누리망 발췌

 

〔두 다리 멀쩡할 때 은퇴하기〕

1. 연금

고향 마을에 육군 원사로 수십년 근무하다 명예롭게 전역한 후, 이제 69세가 된 아저씨가 계시다.

참 열심히 사신 분이다. 군인연금이 시골에서 여유 있게 지낼 만큼은 나온다. 아주머니(배우자)는 그다지 건강이 좋지 않다. 자식들은 출가하여 도회지에 나가 살지만,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이 아저씨, 그동안 열심히 산 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자식놈들 살림살이에 좀 보태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요즘도 건설현장에 나간다. 연세가 만만치 않지만, 목수로서 손재주가 출중하니, 아직도 여기저기 불러주는 곳이 많다. 수입이 쏠쏠하신 모양이다.

이분이 여태껏 일손을 놓지 않는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 순 없다. 어쨌든 간접으로라도 전달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주변 사람에게 넌지시 얘기했다.

“그렇게 고생만 하다 덜컥 큰 병이라도 생겨서 돌아가시면 무슨 소용입니까? 아프지 않을 때 은퇴하고, 오래 살아야 군인연금도 오래오래 많이 받을 거 아닙니까? 일하지 않고 몸 살펴 가며 아주머니와 그동안 못 다녀본 여행이나 하면서 편히 사시는 게 훨씬 더 이득입니다”

2. 의미 있는 존재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나이를 먹는다. 먹고 싶지 않은데도 강제로 먹는다. 이것저것 챙겨 먹는 것들도 나이를 따라 점점 더 많아진다. 처음엔 비타민제 한 알 뿐이었는데, 노안이 심화되면서 ‘눈 건강에 좋다더라’는 영양제가 추가되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더 방치하면 큰 일 난다’는 협박을 받게 되고, 협박의 끝에는 항상 ‘알약 한 알’이 추가된다. 이래저래 아침저녁으로 털어 넣고 삼켜야 하는 알약들이 제법 많아졌다. 부부가 함께 50줄에 들어선 이래 생긴 현상이다.

가족은 존재 자체로 내게 힘이 된다. 가족으로부터 갑작스럽게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다길래, 평소보다 좀 일찍 퇴근하려고 노력하고, 같이 밥 먹고 같이 잠들었다. 겨우 그것뿐인데, 그것만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고맙다’고 한다.

‘그렇구나! 건강한 존재로 누군가의 옆에 있어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내 몫을 하는 거였구나!’

이기적인 욕심으로라도 나부터 먼저 건강한 존재로 살아야겠다. 존재 자체로 가족을 안심시킬 수 있는 한, 오랫동안 가족의 곁에 든든히 서 있어야겠다.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랫동안 열심히 일하겠다'는 생각은 진즉 버렸다. 늦기 전에, 두 다리 멀쩡할 때 은퇴해서, 마님을 위한 운전기사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련다. 마님 덕분에 나도 여기저기 가 볼 수 있으리니(2021.12.6. 한 살 더 먹기 직전이 되니, 사소한 게 절실하게 다가온다).

 

저작권자 © 코리아 히스토리 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