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놓지 않으려는 한국 의사들이 한국의 겪을 깎아 먹는다.

 

송필경(범어 송치과 원장)

 

한국 임상 의사 수는 경제개발협력국 중 세 번째로 적어

의사 수 늘리겠다고 하자 벌떼처럼 들고일어나 저지

사회주의 국가 쿠바는 의사 수 세계최고수준으로 높아

쿠바는 의료수준도 높고 윤리적 책임감도 강해서 호평

 

▲ 지난 서기 2020년 8월, 정부가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하자, 전국에서 의사들이 들고 일어났다. 사진설명: 서울 여의도에서 의사들이 모여 파업을 하는 장면.
▲ 지난 서기 2020년 8월, 정부가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하자, 전국에서 의사들이 들고 일어났다. 사진설명: 서울 여의도에서 의사들이 모여 파업을 하는 장면.

식당 총량제와 의사 총량제

식당 총량제를 고려해 보자는 의견에 대한 사회주의니 공산주의니 하는 빨갱이 논란이 일고 있다. 직업 총량제란 국민의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하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자유 제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의견을 사회주의니 공산주의로 바라보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모든 직업 선택에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될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OECD의 ‘보건통계 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OECD' 나라 가운데 아주 적다.

2019년 기준으로 보면 한의사를 포함한 우리나라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적다.

많은 국가는 오스트리아 5.3명, 노르웨이 5.0명, 리투아니아 4.6명, 스페인, 독일, 스위스가 4.4명, 스웨덴 4.3명, 덴마크 4.2명, 체코, 이탈리아가 4.1명이다.

적은 국가는 폴란드와 멕시코가 2.4명, 우리나라와 일본이 2.5명, 미국 2.6명, 캐나다 2.7명, 영국과 룩셈부르크 3.0명, 벨기에와 프랑스가 3.2명 순이다.

2020년 코로나 방역이 큰 고비를 맞자 정부에서는 공공의료 의사 확보를 위해 의대 신설을 제안했다. 의사들은 벌떼처럼 일어나 의사 수 늘이기에 사생 결단하듯 반대했다.

게다가 의대생까지 가세했다. 의대생의 인식수준은 참으로 가관이었다. 그들의 주장을 좀 과장한다면 전교 1등이 아니면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자만심이 가득했다.

의사와 의대생이 거세게 반발하자 문재인 정부는 의대 신설과 의사 증원을 포기했다.

그렇다면 의사 총량제를 받아들인 문재인 정부는 사회주의 정부인가?

쿠바는 누가 봐도 확실한 사회주의 국가다. 그런데 쿠바에서는 의대 지원에 제한이 없다고 한다. 대학 합격선을 보면 의대 점수는 비교적 낮다고 한다.

왜냐하면, 웬만한 점수가 되면 누구나 자유롭게 의대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학하고 예과를 거쳐 본과에 올라갈수록 진급 진입 장벽이 높다. 자유롭게 입학을 허용하되 공부할 능력이 모자라면 탈락하는 것이다.

의대까지 무상 교육인 쿠바의 의사 수는 1,000명 당 8.4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3.5배가량 의사 수가 많다.

허황한 자만심이 있는 우리 의료인이 이 말을 들으면 쿠바 의료수준이 형편없을 것이라고 낮잡아 볼 것이다.

천만에!

▲ 코로나 방역 같은 공공의료전문 의과대학 설립을 반대하기 위해 의대생 일부가 의사국가시험을 거부했다. 정부가 재시험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자, 학생들을 대신해서 재시험 기회를 달라고 허리 굽혀 애걸하는 의대 학장들.
▲ 코로나 방역 같은 공공의료전문 의과대학 설립을 반대하기 위해 의대생 일부가 의사국가시험을 거부했다. 정부가 재시험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자, 학생들을 대신해서 재시험 기회를 달라고 허리 굽혀 애걸하는 의대 학장들.

 

(다음 『 』은 중남미 사회인류학을 전공하고 2018년 40대 나이에 쿠바 의대에 입학한 정이나 전 부산외대 교수의 증언이다. 한겨레신문 2020년 9월 19일 기사를 요약했다.)

『“쿠바의 헨리 리브 국제의사파견단은 2005년 결성된 이래 재난과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긴급의료를 지원한 공로로, 2017년 한국인 최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고 이종욱 박사를 기리는 ‘이종욱 공공보건 기념상’을 받았다.”

정 전 교수는 귀국 직전 아바나에서 직접 목격한 장면도 들려줬다.

“2020년, 이탈리아의 요청으로 파견됐던 헨리 리부 국제의사파견단 약 52명의 의료진이 두 달간의 임무를 무사히 끝내고 귀국하는 방송을 함께 지켜봤는데,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어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쿠바는 세계 30여개 나라에 의료진을 보낸 상태이기도 해요.”

2020년에 전 세계 27개 나라에서 코로나 구호 봉사를 해온 이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자는 캠페인이 온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쿠바의 코로나19 대처는 한국의 ‘케이(K) 방역’과 더불어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20년 7월 3일 현재 쿠바의 누적 확진자는 2,400명 정도, 총 사망자는 86명으로, 주변국인 멕시코의 27분의 1, 브라질의 70분의 1에 불과하다.

“쿠바 당국은 코로나 대유행 초기 가장 먼저 지역사회 중심의 공동행동을 시작했어요. 모든 의료진과 의대생들을 각 지역으로 파견하고, 노인과 감염 취약계층을 파악하는 특별전담의료진도 조직했어요. 이런 발 빠른 대처의 목적은 다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는 것이죠. 쿠바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해요.”

베네수엘라와 쿠바의 의료 국제연대는 2003년 차베스 정부가 추진한 ‘바리오 아덴트로’(‘지역 속으로’라는 뜻) 미션에 따라 시작해 지금도 2만여 명의 쿠바 의료진이 도시 빈민촌과 농촌의 의료 사각지대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남미 지역 취약계층 장학생은 무상인 대신 사회봉사 의무가 있어요. 예방의학, 사회의학 중심이어서 학생과 교수·학생과 학생·학생과 지역 사이의 소통을 중시해요. 의대 1학년부터 수업 중에 폴리 클리닉이라는 동네 종합병원이나 지역진료소(콘술토리오)를 찾아가 매주 실습을 하고 있어요.”

정이나 박사가 귀국하기 직전 코로나19 지역감염 전수조사 활동 때 ‘웃어라, 긴장하지 마라, 의사가 편안해 보여야 환자들도 안심한다’면서 표정 관리까지 챙기던 담당 교수의 당부를 들으며 ‘환자 우선의 인성 교육’을 실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기준 쿠바의 인구 1천 명 당 의사 수는 8.4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많은 의료진을 바탕으로 ‘가족 주치의 제도’를 둬서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지역 내 담당 가정을 꾸준히 관리하면서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를 책임진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국가 격리센터에 수용해 치료하고 있다.

“가족 주치의 제도에 따라 마을마다 진료소에 가면 늘 담당 주치의를 만날 수 있으니 코로나에도 주민들이 전혀 동요하지 않았어요.

의대 학생들 역시 엘리트나 고액 수입 같은 특권 의식은 없고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에 집중하면 되니까 안정적이죠.

이번 코로나 범유행의 본질은 바이러스라는 ‘공공의 적’으로부터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특정 국가나 업체에서 고가에 독점 공급한다면, 대다수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 코로나 방역을 도와주로 이탈리아로 간 쿠바 의료진
▲ 코로나 방역을 도와주로 이탈리아로 간 쿠바 의료진

쿠바 의료의 높은 수준과 장점, 쿠바 의료인은 윤리적 책임감을 설명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란다. (유아 사망률은 미국보다 낮고, 평균 수명은 미국과 비슷한 정도로 공공의료가 발달했다.)

우리는 국내 코로나 방역에도 헉헉거리는데, 쿠바는 국내를 안정시키고 해외에 나가 여러 나라 방역에 큰 힘을 보탰다.

작년 카리브해를 운항하던 큰 크루즈 여객선에 코로나가 발생했다. 이 배가 미국에 정박하려 하자 미국은 거부했다. 대신 쿠바가 이 여객선을 받아들였다.

우리나라 웬만한 아파트 단지 주변 상가는 식당으로 가득하다. 과장하면 치킨집은 한 집 건너 한 집이다. 식당은 누구나 쉽게 차릴 수 있고 그런 만큼 쉽게 문 닫는다.

많은 국민이 식당이란 자영업으로 내몰려 대부분 도산하는 악순환을 어떻게든 끊어내는 노력을 정부는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많이 부족한 공공의료 인력을 위해 공공 의료전문 의과대학 하나 세우자는 계획에도 의사협회는 물론 의대생까지 난리법석을 피웠다.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과잉 자영업자 수를 줄여 보겠다는 정책 방안이 사회주의 발상이라면,

세계 최하위 수준인 의료인 수를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는 의사 총량제를 고수하는 의료인들과 보수언론의 사고는 어떤 주의(체제)의 발상인가?

의사 총량제를 고수하는 것은 의사가 동네 식당업 하는 사람보다 고귀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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