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미국에만 매달리지 말고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글: 이범주(자유기고가)

 

 

영원한 제국은 존재하지 않고 반드시 소멸

소총으로 무장한 탈레반에 패한 미국의 추락

2 백 년 된 미 제국, 세계적으로 너무나 많은 살상

미국에 분단된 한국, 사양길 미국에서 벗어나야

 

▲ 아프카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군이 성조기를 내리고 있다. 자료: https://theconversation.com/why-the-us-wont-be-able-to-shirk-moral-responsibility-in-leaving-afghanistan-164474
▲ 아프카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군이 성조기를 내리고 있다. 자료: https://theconversation.com/why-the-us-wont-be-able-to-shirk-moral-responsibility-in-leaving-afghanistan-164474

유시유종(有始有終)의 이 격변의 시대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한때 아름다웠던 꽃은 시들고, 성하(盛夏)가 지나면 소슬바람 부는 가을이 온다. 태어난 사람은 죽는다.

국가의 패권도 마찬가지다. 영속하는 패권은 없다.

제국(帝國)의 패권은 대체로 내부 모순이 축적되거나 외부에서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하면서 망했다.

중국 왕조들 초기 잠깐은 힘이 넘치고 신선했으나 곧 외척과 환관이 발호하여 부패가 쌓이고 농민반란 일어나고 외부에서 사나운 유목 기마 민족들이 침략하면서 망했다.

로마는 게르만한테 망했고, 오스만 튀르크는 스페인에, 스페인은 영국에 깨졌다. 힘 빠진 영국은 미국에서 패권을 넘겼다.

요즘 미국의 꼬락서니 보노라면 지금까지 창대했고 지금도 당장 보기에는 자못 위광(威光) 여전한 듯하나 그들 패권의 여명(餘命) 또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게 된다.

건국의 과정, 건국 이후 확장의 과정 대략 200년 동안 그들은 전 세계 돌아다니며 너무도 많은 사람을 죽이고 또 죽이며 하늘에 가 닿을 악업을 쌓았다.

이젠 경제력이 전 같지 않고 군사력은 아프간도 이기지 못하고 도망 나올 정도다. 내부적으로는 선정(善政)을 펼쳤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실업, 극심한 빈부 격차, 제조업 공동화, 쌍둥이 적자의 누적, 고갈되는 재정, 인종적 갈등 격화, 민주주의의 후퇴 등의 산적한 문제들로 인해 국내 인민들의 삶도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으로 안다.

좀비 영화는 미국에서 주로 만들어져 인기리에 상영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같은 가족이었던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즉시 좀비가 된다.

좀비들은 무기력하게 흐느적거리거나 극단적으로 포악하고 잔인한 존재로 되어 쏴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된다.

왜 유독 미국에서 좀비 영화가 인기를 끌까. 중국 영화의 강시(僵尸)는 귀엽고, 우리나라 머리 긴 귀신은 비록 한(恨)이 많지만, 그 한을 풀어주면 그냥 물러가는 착하고 슬픔 많은 귀신이다.

동양의 귀신들이 미국 좀비같이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 등장하는 법은 없다. 난 좀비 류의 영화가 무기력하고 절망적인 미국적 현실과 그들의 각박하고 반인간적 인간관의 일단을 반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미국이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위세를 뽐내며 잘 나갈 일은 없어 보인다. 내치에 실패하고 외부적으로 너무 많은 악업을 쌓았다. 그에 대신할 세력도 유라시아에서 등장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만약 만약 미국이 앞으로도 두고두고 위세를 부린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축적된 인류 역사 경험과 그것에서 뽑아낸 가르침의 진수를 모조리 집어던져야 할 판이다. 철학과 과학이 가르쳐 주고 있다. 시간문제다.

미국은 그렇다 치자. 걔들은 인과응보의 천리에 따라 뿌린 대로 거두며 그들의 행로를 걸어갈 것이다. 문제는 이 나라, 한국이다.

해방 후 이 나라가 그 당시 대다수 민중의 의지와 지향을 모아 건국되었는가. 역사는 그 반대임을 말해주고 있다.

통일된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했던 당시 민중들의 의지와 지향을 짓밟으며, 일본에 이어 이 나라에 점령군으로 등장한 미국이, 일제에 부역했던 소수 친일파를 내세워 세운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 되겠다.

미국은 이 나라를 창조했고 이 나라의 소수 핵심 엘리트들을 내세워 운영해 왔다. 그런데 그 미국이 전 같지 않다.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흐르지만, 그 시간의 질은 같지 않다. 객관적으로 볼 때,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간은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힘의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전 시간 흐름보다 수십 배 진한 의미의 농도로 흐르는지도 모른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치도곤을 당한다. 변해야 한다. 그러나 구태의연하다.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구태의연하고 오히려 더 사양(斜陽)의 제국 미국에 의존한다.

삶은 선택의 연속. 현명한 자는 알아서 현명하게 선택하고, 어리석은 자는 몰라서 잘 못 선택하며, 가여운 자는 알면서도 그른 선택을 한다.

삶은 일면 비정하니 어떻게 선택하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지게 되니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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