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의 패권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글: 공관 김종복(북동중앙아시안연대 중앙위 의장)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 똘똘뭉치는 러시아와 중국

미국, 러시아에 독일 러시아 사이의 기름관 제제 풀어

미국의 아프간전쟁 패배는 세계 세력권의 재편은 물론

미·중 화해와는 또 다르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

한 프랑스 출신 학자,

25세의 약관에 소련의 붕괴를 인구학적으로 예견했고

미국의 패권도 2050년까지 해체될 것으로 내다봐

유럽, 러시아, 일본 모두 패권은 없을 것으로 점쳐

 

▲ 미국군의 한 병사가 아프칸 전쟁에서 전사한 동료들을 향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자료: https://apnews.com/article/al-qaida-united-nations-joe-biden-afghanistan-dc7971bffe086d006124e4d2e2ad5619/gallery/1773f8201bd545cf94a3d2201fa03019
▲ 미국군의 한 병사가 아프칸 전쟁에서 전사한 동료들을 향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자료: https://apnews.com/article/al-qaida-united-nations-joe-biden-afghanistan-dc7971bffe086d006124e4d2e2ad5619/gallery/1773f8201bd545cf94a3d2201fa03019

 

미국 아프간전쟁 패배와 러시아에 접근. 중국 신경질적인 반응

“두 마리 호랑이가 계곡에서 싸우면 영리한 원숭이는 곁에서 지켜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오는 6월 16일, 스위스 제노바에서 미국 대통령 바이든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처음 정상회담을 한다. 이에 대해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중국의 관변 매체 글로벌타임즈는 “바이든-푸틴의 정상회담은 러·중을 갈라놓지 못할 것이다(*1).”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관계의 심화는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진정한 동맹’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미 중 러 게임에서 더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다(*2).”라고 조바심을 나타냈다.

중국은 미국의 베트남전쟁 패배로 1972년의 미·중 화해의 국가적 경험을 통해 미·러의 관계 진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건(2014년)으로 묶었던 러시아와 독일 간에 연결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Nord Stream 2 project) 규제를 풀었다(*3).

뭔가 조짐이 보인다. 이제 미국이 자신의 패권 범위를 인식했다고나 할까. 지난 얘기지만 미국의 아프간·이라크 전쟁도 그렇지만, 우크라이나의 친서방정권 수립과 나토(NATO)가입 공작은 큰 실책이었다.

이는 러시아의 흑해 크림반도 합병(전략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권유)으로 구소련권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불려왔으며, 그에 대한 미국의 러시아 제재는 러·중의 협력만 더했을 뿐이었다.

중국은 자기 살기 위해 러시아의 숨통을 터주었다. 예컨대 작년에 개통된 ‘시베리아의 힘’ 러시아 가스관의 동부노선 3,000km의 2014년 공급계약이었다.

전체 계약금액은 4000억 달러(약 472조원)였다. 러시아는 이 가스관을 통해서 30년 동안 중국에 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중국에 공급된다는 의미다.

이로 미국의 셰일가스 중국 판매는 물 건너갔다(*4).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전략적으로 중·러를 함께 상대해야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의 굴기에 일조한 꼴이 되었다.

이제 미국의 아프간전쟁 패배와 중국의 흥기는 미국을 러시아에 가까이 가게 하고 있다. 미국의 푸틴 힘 빼기는 실패했다. 러시아는 느긋하다.

그동안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과 불편한 동거를 하고는 있었지만, 미국에 조금도 기죽지 않았다. 그래 봐야 2014년 오바마가 러시아를 “지역 강국에 불과하다”(*5)라고 했듯이, 그들도 내심 중국의 등극을 바라지 않는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포함되어있는 중앙아시아 세력권을 두고 러·중의 갈등은 아직은 잠복하여 있지만 미묘하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압박 서쪽 루트인 티베트와 신장웨이우얼 지역 공작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 베트남전쟁 패전과 중공과 수교. 대소련 봉쇄전략

냉전 시기, 미국은 공산주의의 도미노를 막는다면서 통킹만 사건을 구실로 베트남전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가 패전했다(1964~1973). 그 종결 과정에서 소련(러시아)을 견제하기 위해 중공과 손을 잡았다(1971~1979).

전략가인 닉슨과 키신저, 모택동과 저우언라이는 미국·소련·중국의 천하 정립국세(鼎立局勢)를 만들었다. 그로 미국과 중국은 각자의 목적을 이루었다. 미국은 소련과 그 공산주의 붕괴를, 중국은 소련 공산종주권으로부터 탈피와 경제 부흥에 성공했다. 그로 지금은 미국에 맞싸우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때의 베트남 통일과 미·중화해는 티베트와 대만을 희생양으로 했다. 그 영향은 한반도 남북한에도 미쳤다.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에 이어 남북한 각각의 체제 강화를 위한 독재의 강화와 1974년부터 핵 개발이 시작되었다. 남한은 미국의 압력으로 무위(無爲)가 되었지만,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여 핵보유국이 되었다.

구한말 영국 해군의 거문도 점령사건(1885년)이 제정러시아가 한반도와 만주를 포함한 극동의 차지하고 지키기 위해 시베리아 철도 건설을 촉발했듯, 미국의 아프간전쟁 패배는 세계 세력권의 재편은 물론 미·중 화해와는 또 다르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은 냉전 때와는 국제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시대가 변해 중국의 굴기로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몇 나라가 펼치는 합종연횡은 우리 시대에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계는 양국 또는 삼국 간의 패권이 아니라, 다국간의 패권 정립의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이미 유럽반도는 어느 세력도 넘볼 수 없는 유럽연합이 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제 미국의 세계패권은 사양 길로 접어들어 아메리카로 복귀(몬로주의)할 것이며, 떠오르는 중국은 뛰어봐야 그 세력범주는 동아시아이다.

러시아도 소련 공산주의 연방의 영광은 저물었고,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 흑해와 발트해의 지역 패권국으로 남았다. 러시아의 국력도 많이 쇠퇴했다.

단순비교의 대상은 아니지만, 그들의 국토가 남한의 170배나 되고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음에도 작년 일 년 명목 GDP가 조그마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광활한 국토가 도리어 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중앙아시아와 북방 시베리아는 그들의 세력권에서 멀어지고자 한다. 그로 북방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가 힘의 공백 상태로 가고 있다.

우리 한민족이 들어갈 공간이 생겼다. 전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러시아와 당해국과의 상의공영(相依共榮)의 협력을 통해서다. 미국의 암묵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곳은 몽골 고원과 연결된 북방유목민족의 터전이었다. 몽골제국을 이어받은 슬라브족의 러시아가 냉전 해체 전까지 잠깐 지배하가 물러갔다.

이제 그들이 인위적으로 나누어놓은 국경선을 토대로 독립 국가를 이뤄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기마유목)공통의 조상과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뭉뚱그려 중국은 이 대지와 관계없다. 중국은 지금도 만리장성 남쪽과 하서주랑 동쪽 경계를, 동쪽으로는 산해관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국가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들은 앞으로 북방에서 갈마들며 거대하게 거듭 형성되는(遞進重構) ‘신 흉노’를 막아내야 한다. 이것이 중국의 숙명이다. 이제 우리가 한 플레이어로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나는 20년 전 북동 중앙아시아인연합(NECAU)을 구상하면서, 이 꿈을 어떻게 하면 이루어낼 수 있을까를 나름대로 고민했다. 중국의 흥기는 우리에겐 큰 틀에서 호기이다.

유럽연합(EU)은 미소의 냉전을 잘 이용했다. 그리고 샤를마뉴 대제의 프랑크 왕국이라는 과거 모델이 있었다.

NECAU의 성취를 위해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힘을 교묘히 활용하는 고도의 외교 전략이 필요불가결함을 안다. 미·러가 길항 하든, 전략적 파트너가 되든, 적당히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마침 중국이 떠오르고 있어 좋았으나, 미국이 러시아를 몰아붙이는 것은 영 아니었다.

여담이지만 25세의 약관에 소련의 붕괴를 인구학적으로 예견한, 그 후 미국의 패권도 2050년까지 해체될 것으로 내다본, 또한 유럽, 러시아, 일본 모두 패권은 없을 것으로 체스의 스테일메이트(Chess-Stalemate)에 빗대어 표현한 토드(Emmanuel Todd)라는 프랑스 출신 학자가 있다.

그는 독일을 두려워한다. 자기의 조국 프랑스를 위한 방안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6,7). 나는 NECAU의 성취를 위해 미·러의 화해를 바란다.

동지들에게 일찍 미국과 러시아가 손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굴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이 정신 들어가니 다행이다.

참고

(*1:글로벌타임즈 https://www.globaltimes.cn/page/202105/1224891.shtml

(*2:글로벌타임즈 https://www.globaltimes.cn/page/202105/1222835.shtml)

(*3:https://www.bbc.com/news/world-us-canada-57180674)

(*4:에너지경제신문 2020.01.06. https://www.ekn.kr/web/view.php?key=474077

(*5:『지리의 힘』 팀 마샬, 김미선 옮김, 사이. 2017, 75쪽)

(*6:『제국의 몰락 미국 체제의 해체와 세계의 재편』 엠마뉘엘 토드, 까치, 2003.

(*7: 『ドイツ帝国」が世界を破滅させる』エマニュエル・トッド著, 文春新書, 2015

2021.06.07. 한반도에서 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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