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관은 조선을 별볼일 없는 나라로 그리고...

기사최종수정: 서기2016.05.30. 13:00

 

'고조선 단군학회'서 밝혀진 조선의 실체...

서기2016.5.28.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고조선단군학회 제65회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주제는 ‘고조선 문화와 사상의 재조명’ 이었다. ‘한국고대사학회’ 등 강단주류사학계가 조선(단군)의 시간과 강역을 축소 지향적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국내 여러 대학의 교수가 참여한 이번 ‘고조선 단군학회’의 학술발표회는 그 반대 현상을 보였다. 같은 교수급 학자들임에도 불구하고 한쪽은 일제식민사관과 중국 동북공정사관을 추종하면서 조선의 역사를 축소하고 왜소하게 그리고, 다른 한쪽은 크고 자랑스럽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학술발표회에서는 다섯 명의 발제자가 참여하였고 각각의 발제자에게 토론자들이 한명씩 참여하였다.

먼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정영훈 교수는 ‘홍익인간사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정교수는 ‘홍익인간’을 역사적 기록을 통하여 검토하고 글자 하나하나를 풀어 나갔다. 김 교수는 홍익인간 속에 녹아있는 인본주의와 인간존중사상 그리고 복지, 사랑, 봉사, 정의, 평화 등 기존의 해석론 중에서 인본주의를 강조하였다. 그리고 이 인본주의를 ‘국가와 권력, 돈, 시장, 종교, 교육, 과학기술 등은 모두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수단으로 쓰여 져야 하고,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이타 주의적 윤리관과 내세의 행복 보다는 현세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현세 주의적 사상’으로 보았다.

이어 동국대학교 윤명철 교수는 ‘고조선 사상의 탐구와 모색’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윤 교수는 조선의 사상 탐구를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접근하여 실체를 밝히고자 하였다. 조선 단군의 선행 역사를 신화적 시간으로 언급했고, 조선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였다. 그리고 외래 식민사관에 의해서 왜곡, 축소된 조선에 대한 시각을 비판적으로 접근하였다. 조선의 사상과 연결되는 것으로써, 낭가사상, 동학사상, 증산사상, 원효사상 등을 제시하였고, 제도적 측면에서는 수두교, 경당 및 화랑도, 신시 경제 등을 내놨다. 또한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등의 하늘 굿과 고려의 팔관회 등도 조선 사상의 흔적으로 파악하였다. 윤 교수는 조선의 사상을 홍익인간사상의 인간주의와 평등사상, 생명 중시사상, 광명사상 등으로 요약하였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경기 대 김주미 교수는 ‘한국 고대 월상문의 성립’이라는 주제로 조선의 사상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김 교수는 먼저 월상문과 관련한 문화가 중국, 한나라나 당나라의 영향을 받았거나 거기서 유입되었다는 기존의 관점을 비판하였다. 따라서 자주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여 월상문이 갖는 피지배자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조선의 사상을 찾고자 하였다. 나라를 이루는 절대다수는 피지배자이므로 월상문을 통해서 이들의 정서와 사상을 찾으면 조선의 사상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라는 의도다. 전통사회에서 여성은 피지배자였는데 달을 주제로 하는 여러 가지 문양은 여성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면서 그 결과 달이 갖는 속성을 도출하였다. 달은 물, 땅, 다산(여성)을 상징하고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은 무한한 순환성을 상징한다고 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장생 및 불사의 뜻을 지니고 있고, 보름달은 전체성, 완전성, 풍요로움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월상문을 통해서 무당의 굿과 연결을 시도한 점이 독특하였다.

▲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정영훈 교수가 첫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토론자로 참여하고 있는 '고조선단군학회' 회장인 인하대학교 서영대 교수.

이어서 상명대학교 박선희 교수가 ‘비교연구를 통해 본 고조선 갑옷의 종류와 기술적 특징’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교수는 먼저 일제식민사관과 동북공정사관(소중화)등에서 주장하는 외래 선진문물론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이들의 관점을 따르다 보니 고대 갑옷에 대한 연구의 시작점이 사국시대로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식민사관에 매몰되어 있다 보니 조선(단군)시대에 이미 고도로 발달된 갑옷이 생산되었고 조선의 갑옷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생산되었을 것이라는 인식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한땅과 만주 그리고 대륙 동북부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갑옷에 쓰였을 뼈갑편의 유물과 문헌 기록을 제시하며 갑옷의 원조가 조선일 수 밖에 없음을 증명해 나갔다. 더구나 매국식민사학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는 강단주류사학계가 조선과의 관련성을 부정하는 홍산문화도 조선과 같을 수밖에 없음을 갑옷 갑편을 제시하여 증명하였다. 또한 청동 투구 등을 통해서도 금속 합금 비율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조선이 가장 앞선 금속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증명해 나갔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 가장 발달된 무기체계를 갖춘 조선이라면 사상도 거기에 걸 맞는 수준을 갖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세종대학교의 조원진 교수는 ‘고조선의 초기문화연구’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조교수는 요동지역의 초기 고인돌과 동굴무덤을 가지고 조선의 규모를 추정하려고 하였다. 먼저 조교수는 기존의 조선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였고 시간적 범위에 대하여는 문헌자료를 가지고 파악하려 하였고 조선의 영역은 문헌과 고고학 자료를 통해서 확정해 나갔다. 조교수는 서기전20세기를 상한 년대로 잡은 요동지역의 고인돌과 이 지역의 동굴무덤문화로 석관묘를 들었는데 서기전20세기로 보았다. 이후 이러한 문화는 동서남북으로 전파되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조 교수의 시각은 식민사학이라고 비판 받는 강단 주류사학계 보다는 다소 진일보한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경주대학교 이강식 교수는 삼국유사의 고조선 편에 나오는 ‘삼성기’를 중심으로 이와 대동소이하게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헌을 상호 비교함으로써 우리 역사의 시작을 조선으로부터 볼 것인가, 아니면 ‘한국桓國’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였다. 여러 가지 판본을 비교하면서 ‘한국’ 이라고 볼 것이냐, ‘한인’으로 볼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고 손보기 교수가 소장했던 삼국유사, ‘손보기본’에 나오는 ‘국’자로 보이는 글에 대한 해석에 중점을 두었다. 이 교수는 결국 ‘한국->신시->조선’ 으로 이어지는 역사체계를 긍정하였다.

▲이번 학술발표회 준비와 안내를 맡은 학생들, 왼쪽부터 이지우, 김민우, 정유민.

이번 학술발표회 장소는 생각보다 공간이 작았다. 또한 홍보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입구에서는 젊은 학생들이 안내를 친절하게 해주었고 발표자와 참가자들의 위해 다과를 잘 준비해 놓고 있다. 이 학술발표회는 동북아역사재단의 후원을 받아 개최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또한 인하대학교 서영대 교수가 올해부터 학회장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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