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립화론은 망론(妄論)이다.

 

 

 

왜 다시 한반도 중립화 유령을 불러들이는가? (1)

한반도 중립화론자들,

“통일을 가로막는 상호불신과 군사적 대치라는 장애를 해소하고,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억압의 고삐를 끊는 유일한 길”

 

남북분단은 제국주의 열강의 탐욕에서 시작, 일본이 분할 점령됐어야

소련 해체로 냉전이 끝났지만 우리는 냉전 피해자로 여전히 분단상황

 

▲ 대한제국 고종황제(좌)와 유길준(우). 유길준은 서기1885년 일본과 청나라에 조선의 중립국화를 제안하지만 청나라의 반대로 실패한다. 고종황제는 러일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중립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만 역시 실패한다.

한반도 중립화론은 망론(妄論)이다

한반도의 중립화론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이 안에 대해 나는 오래전에 '북동중앙아시안연합안' 창안과 더불어 검토해 왔다.

결론적으로 이 안은 '동북아공동체론' 등과 함께 불가능하다. 실현된다면 우리는 망국으로 간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 실증하고 있다. 덜떨어진 지식인들에 의해 시대마다 명분을 달리하며 간헐적이지만 꾸준히 논의되어 오고 있다.

국가 전략적 안목과 통찰의 부재에 기인한 바가 크다. 관견과 지적 오만의 유희다. 국가와 민족의 사활이 걸린 생존전략을, 한반도의 지정학의 엄혹한 동학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 전망하는, 낭만적이며 비현실적인 책략에 의지할 수는 없다.

얼마 전에도 “남북한 국력·자주의식 높은 지금이 ‘중립화 선언’ 적기”라면서 ‘남북한 중립화 적기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약칭 중추사)’이 결성되었다고 한다.

“한반도 중립화만이 통일을 가로막는 상호불신과 군사적 대치라는 장애를 해소하고,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억압의 고삐를 끊는 유일한 길이다. (중략)이 중립화의 길은 비단 우리 민족 생존만을 위한 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포함한 인접 국가들의 공동 이익에도 부합한다.” (4:2021.02.24.)

그들이 주장하는 한반도 영세중립화 선언문의 일부다. 우리에게도 득이 없다. 강대국 어느 나라가 이익이 된다고 여기겠는가? 터무니가 없다.

여기에 대해 나의 견해를 간략하게 싣고자 한다. 나는 “북동중앙아시안연합안(NECAU)”을 창안하면서 “동아시아공동체론의 불가성” 등을 비롯해 “한반도 중립화안의 불가성”이란 제목으로 초고를 만들어 둔 적이 있다. 묵혀둔 초고를 간략히 축약해서 올린다. 독자님들의 질정을 기대해 본다.

19세기부터 시작된 한반도의 격동이 한 세기 반을 지나고 있다. 그동안 한반도를 차지하기 위한 여러 번의 전쟁이 있었다. 중국(청)과 일본이,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을 벌였다. 한반도가 주전장터가 되었다. 이 두 전쟁을 거치면서 조선은 일제가 강점하기도 했다.

그 후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섬족 왜국(일본제국)은 물러났다. 승전한 미국과 소련이 북위 38도 선을 경계로 한반도의 허리를 잘라 분할 점령했다.

우리 민족으로서는 참말로 억울하고 안타깝다. 독일은 미·소가 분할 점령했다. 독일과 같이 분할지배 돼야 했을, 하기로 했던, 비무장 중립국이 되어야 할, 일본열도는 온전히 남았다.

냉전의 시작으로 내전이며 국제전인 한국전쟁(1950년)과 베트남전쟁을 치렀다. 이 전쟁을 치렀음에도 남북의 분할은 해결되지 않았다.

휴전선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냉전의 시작과 중국의 공산주의 통일과 일본이 다시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지정학자 스파이크만이 일본과 독일을 미국의 강력한 영향권에 두어야 한다는 조언대로 두 추축국은 냉전의 최혜국이 되었다. 그 결과 1980년대는 미국, 일본, 서독의 경제 삼국지가 펼쳐지기도 했었다.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계기로 독일의 뛰어난 외교력은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를 설득하여 통일 독일을 이루었다.

소련의 해체에 이르러서는 동서의 냉전은 끝났다. 냉전이 끝났음에도 그 체제의 최대 피해국인 한반도는 그 혜택은커녕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의 힘의 투사는 여전하며, 국경을 인접한 중국의 굴기로 더욱 엄혹하다.

 

120년 전의 상황이 다시 돌아오는가

다시 120년 전, 혼란 망국의 조선말과 같은 시대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인가? 지금도 한반도에 19세기 말과 비슷한 국세가 펼쳐지고 있는 것인가? 요즈음도 그때와 같이 가끔 신문이나 누리망 상에 한반도 중립화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19세기 말 이후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중립화의 시도는 주변국들의 세력균형이 변경될 때마다 제기돼 왔다. 한국이 열강의 식민지 경쟁에서 영토와 주권을 보전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제기한 것으로부터 주변 열강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제기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립 방안에 관한 개별 연구(2)가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5)

그때는 강대국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강요나 권유에 의한 것이었다면, 유길준, 김옥균 등이 주장했던 상황이 재현이라도 하듯 지금도 한국인들 스스로가 주장하고 있다.

마치 한반도가 중립화되면 우리 민족이 주변 강대국의 간섭없이 생존과 평화가 영원히 보장된다는 듯 설파하고 있다.

그들은 한반도 중립화론이 분단, 대치 상태에 있는 남북에 통일의 좋은 방안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반도 중립화 통일론’이다. (*6) 여기에 문학평론가/영문학 전공인 고 김종철 교수까지 파격의 ‘비무장 중립국’이란 안을 상재했다. (*7)

19세기 말에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쪽은 일본이 다른 한쪽은 중(청)을 이어 러시아가 있었지만, 지금은 청조를 이어받은 신중국(중공)과 일본제국의 영향권을 차지한 미국이 한반도에 75년 동안 강력하게 힘을 투사하며 종주국처럼 행동하고 있다(2부에서 계속).

참고

(*4:2021.02.24.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84214.html)

(*5:ロシアの韓国中立化政策-ウィッテの対満州政策との関連で-石和靜 http://src-h.slav.hokudai.ac.jp/publictn/46/soku/soku1.html)

(*6:『한반도의 중립화 통일은 가능한가』 강종일 ; 이재봉 편저. 2001.)

(*7:2019. 11. 15. 김종철. 비무장 중립국이라는 큰 그림.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17074.html)

2021.03.09. 한반도 남녘에서, 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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