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어를 잃어버리면 정신을 잃고 타국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글: 윤재학 (재야언론인 http://cafe.daum.net/mookto)

 

 

거리에는 온통 영어 간판으로 홍수를 이루고 있어

한글간판도 국적불명의 꼬부랑말을 한글로 바꾼 것

신문방송이 우리말 소멸에 선봉장 역할을 자행함

외래어와 외국어는 구별, 외국어 남발로 국어황폐화

우리말은 촌스럽고 미국말은 세련되다는 노예근성

북조선의 우리말 살이에서 남한 말 복원해야 할 판

 

▲ 서울시내 한 거리에 나가 찍은 사진이다. 이때가 서기2010년이다. 지금은 더 심하다. 거의 모두 날 영어철자로 된 간판으로 뒤 덮혀 있다. 한글철자로 돼 있지 않다. 영어를 강조하다보니 학교에서 영어과목을 중시한다. 정작 미국말을 할 줄 아는 국민은 극소수다. 학교교육 최소한 6년이상을 했는데도 이 지경이다. 영어회화를 못하는 것에 복수라도 하는 듯이 생 영어단어를 국어에 마구 섞어쓰고 있다. 국어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 말과 글이 소멸되는 것은 아닌지?

오래전부터 길거리 간판들이 하나 둘 꼬부랑글자와 말로 뒤바뀌더니, 이제는 가속도가 붙어 거의 모든 간판들이 빠른 속도로 국적불명의 말과 꼬부랑글자로 뒤바뀌고 있다.

이제 순수한 우리말을 한글로 쓴 간판은 보기가 힘들 정도이고, 한글로 쓴 간판도 국적불명의 꼬부랑말을 한글로 바꿔 쓴 것들뿐이다.

숱한 선열들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셔가며 지켜낸 이 땅에 지은 상가와 그 건물들의 명찰과도 같은 간판을 꼬부랑말과 글이 주인행세를 하고 우리말과 한글은 이를 보조하는 보잘 것 없는 부속품 신세가 되었다.

또한 전국에 널려있는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의 이름은 순수한 우리 이름은 하나도 없고 뭔 빌라, 뭔 빌, 뭔 맨션, 뭔 캐스텔, 뭔 가든 등 일색이다.

노랑머리들이 건물이름만 보면 한국 사람들은 몽땅 궁궐 같은 집에 사는 줄로 알 것이니 이거 원!

그것도 우리말과 글을 보석과 같이 갈고 다듬어야 할 언론(특히TV의 연예오락프로그램)이 앞장서서 그런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나불거리고 있으니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물론 우리나라에는 애초에 없었으나 외국에서 들어온 채소나 과일을 원산지이름 그대로 부르거나 현대의 기기를 처음으로 발명하거나 개발하여 실용화한 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것이야 그런대로 이해를 할 수 있다.

즉 커피를 “커피”로, 바나나를 “바나나”로, 멜론을 “멜론”으로 부르는 것이나, 텔레비전을 “텔레비전”, 택시를 “택시”로 부르는 것 등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고 억지로 우스꽝스럽게 우리말로 만들어 부르는 것보다 자연스럽다 고 본다.

그 실례로서 조선말 고종황제시절 러시아공사관을 통해 처음으로 조선에 커피가 들어왔을 때 고종황제가 커피의 애호가이셨는데 이때 커피를 우리말로 한답시고 한글로는 커피를 원토발음과 똑 같은 “커피”로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제처 놓고 고루한 한학(漢學)에 찌든 벼슬아치들이 커피와 한자(漢子)발음이 엇비슷한 “가배”에다 차를 뜻하는 “다(茶)”를 덧붙여 “가배다”로 불렀다니 오늘날 생각하면 역시 꾸어 온 말이기는 하지만 포복졸도 할 “코미디”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넘쳐나는 국적불명의 외래어를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TV만 켜면 쏟아져 나오는 대표 잡동사니 외래어가 이런 것들이다.

셰프, 힐링, 투어, 트레킹, 헌터 등등이다.

이밖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이 많다.

그래 이들 말이 본래 우리에게는 없어 국적불명의 외래어를 빌려다 쓴단 말인가?

잔병을 치유하며 건강을 잃지 않고 몸을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해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 사색에 잠기는 것을 구태여 “힐링”이라고 부를 필요가 있는 것이며, “여행”하면 될 것을 “투어”로 부를 필요가 있으며, “산길 걷기”나 “산길보도여행”하면 될 것을 꼭 “트레킹” 한다고 할 필요가 있나?

그냥 사냥꾼이나 심마니 또는 약초꾼 하면 될 것을 수륙을 가리지 않고 뭐를 잡는 사람과 산과 들과 해변으로 무슨 약효가 있는 식물을 찾아다니는 이는 몽땅 싸잡아 “헌터”가 되었다.

그러니 전자모기채로 모기를 잡고 가끔가다 낚시질을 하는 나도 내 뜻과 관계없이 3류 헌터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고 널리 쓰이는 아니꼬운 말이 “셰프”다.

“요리사”, “조리사”, “주방장”으로 부르거나 그게 마음에 안 들면 “부엌데기”나 “찬모(찬돌이)” 또는 “식모(밥돌이)”로 부르면 될 것이 아닌가!

에이- 지각없는 것들!

세태가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우리말과 글로 지은 이름은 은연중 고루하거나 뒤떨어져 보이고, 외래어에 꼬부랑글자로 지은 이름은 뭔지 모르게 우쭐해 보이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거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이러다가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말과 글로 쓴 간판은 자취를 감추고, 방송용어는 서양나라들 말에 능통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아 들을 수가 없는 잡동사니 다국적(UN)방송이 될 것이다.

북한을 절대로 찬양하거나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들의 한글전용과 외래물품을 가능한 한 우리말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려는 노력만큼은 평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로 부른다니 조금 우습기는 해도 순수한 우리말 우리글이 아닌가?

“얼음보숭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순수한 우리말인 “얼음” 과 “보숭이”를 떠 올리면 그게 어떤 것인지는 대충 짐작이 될 것이다.

남한도 1960~70년대 까지는 “아이스케이크”를 “얼음과자”로 불렀었는데, 영어가 우리말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얼음과자”는 언제부터인가 자취를 감추었다.

세종대왕이시여-

왜 천수를 줄이시면서 까지 스물여덟글자를 맹그셨나이까?

이 지질이도 못난 후손들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한글을 하늘나라로 거두어 가시옵소서!

그러면 한글은 영원히 멸실되지 않느냐고요!

천만에요!

통일이 되는 날 허리가 잘린 금수강산이 하나가 되고 둘로 나뉜 배달겨레가 하나가 되듯이, 북한에서 고이 모셔놓은 우리말과 한글에 남한의 해박한 국문학지식(학자)이 달라붙으면 단시간 내에 우리말과 한글이 영롱한 빛을 발하며 부활할 것입니다.

아- 그런 날이 언제 오려나.

통일이여- 1분 1초를 다투어 달려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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