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익만 앞세우다 오히려 더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글: 조효섭(자유기고가)

 

"야 이놈아!

말시키지마라.

너 때문에 셌던거 까먹었잖느냐.

다시 세야겠다."

 

 

▲ 이 글에는 이기적인 택시운전사가 도사손님에게 동전으로 잔뜩 거스름 돈으로 주자, 도사손님이 택시에서 안내리고 돈이 맞는지 계속 세고 있어, 결국 택시운전사가 잘못했음을 빌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림자료: 무료내려받기 누리망

요즘 급여를 동전으로 주었다는 쪼잔한 갑질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법을 말해주는 20여년전 대구의 택시운전수에게 들은 이야기로 풀어본다.

그 당시 대구의 지리와 교통편에 어두웠던 나는 경북대생인 여자친구를 만나러 약속장소인 대구시내로 가기 위하여 택시를 탔다.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택시요금을 내려고 지갑을 꺼내 보았더니 잔돈이 없고 고액권뿐이었다.

미안한 마음을 이야기하니 택시운전수는 괜찮다며 미소짓길래 탈때부터 남다른 그의 친절을 칭찬하자 그는 자신이 친절하게 된 계기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어느해 갓을 쓰고 도포를 입고 지팡이를 든 노인을 손님으로 태웠는데, 동작이 느린데다가 가지고 온 짐꾸러미까지 싣느라 시간이 걸려서 빨리 타라고 불친절하게 목소리를 높였단다.

돈 벌 욕심에 서두르기도 했지만, 그 노인을 놀래킬 마음으로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일부러 신호위반과 과속곡예운전을 했단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 노인이 말없이 10만원짜리 수표를 택시요금으로 냈는데, 잔돈이 부족했던 택시운전수는 심통이 나서 투덜대며 가까운 은행에서 동전으로 바꿔서 거스름돈을 주었다.

동전자루를 넘겨주고는 "빨리 내리세요." 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그 노인이 내릴 생각을 하지 않더란다.

화가 나서 뒤돌아 다시 소리를 지르려던 찰나 노인의 지팡이가 이마에 번쩍하더니 "이놈아! 거스름돈이 맞는지 세어봐야할 것 아니냐?" 하시더란다.

하는 수 없이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기다리는데 한참이 지나도 여전히 동전을 세고 있더란다.

애가 탄 택시운전수가 "영감님이 내리셔야 저도 일을 하지요." 하며 달래듯 사정했는데도 그 노인은 요지부동인 채로

"야 이놈아! 말시키지마라. 너 때문에 셌던거 까먹었잖느냐. 다시 세야겠다."

그 노인의 대답에 택시운전수는 "영감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고는 동전자루를 들고 다시 은행에 가서 지폐로 바꿔서 택시요금을 빼지도 않고 10만원을 돌려드렸다.

그리고 다시 목적지에 모셔드린 후 짐꾸러미도 내려드리고 다시 한번 용서를 구했더니 그 노인은 택시요금 몇 천원보다 몇 배도 넘는 만원권 한 장을 주시더란다.

"고생했다. 잔돈은 밥 사 먹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친절하거라." 하시며 마중나온 이들을 앞세우고 가시더란다.

그 후로 무조건 모든 손님에게 친절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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