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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사이비 사학자? 사료 놓고 따져보자,역사학의 기본을 일탈한 강단식민사학계의 실태...
허성관 | 승인 2016.04.29 10:33

<한겨레>는 지난 3월9일 ‘덮어놓고 식민사학, 사료 놓고 따져보자’라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기사는 <역사비평> 봄호의 내용 중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 비판’이라는 기획편에 게재된 3개 논문을 요약 전재한 것입니다. 기사 내용은 ①한사군의 중심인 낙랑군은 평양에 있었다. ②역사학자 이덕일은 과거 국가의 국력과 영토에 이상 집착하는 사이비 역사학자이자 파시스트다. ③한사군 한반도설=식민사학이란 등식은 성립할 수 없다. ④낙랑은 고조선인이 주축인 사회였다.’로 요약됩니다. 문제가 되는 내용 중에서 네 가지만 지적합니다.

첫째, 이 기사는 균형감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치열한 논쟁 대상을 기사화하면서 한 쪽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쓰고 반대편의 주장은 사이비로 모는데 동조했기 때문입니다. 기사의 진실 여부를 평가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둘째, 논문 3편의 논지 전개에 포함된 의미를 기자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기자가 ‘낙랑=평양’이라고 표로 제시한 내용은 백보 양보해도 낙랑=평양이라는 근거는 되지 못하고 낙랑이 요동에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중국 역사서에서 평양 지역을 낙랑으로 본 당대의 기록은 없습니다. 있다면 강단사학자들은 진즉 금과옥조로 내세웠을 것입니다.

‘한사군 한반도설=식민사학’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없다는 보도는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결론이 같은데 같은 학파가 아니라는 강변입니다. 낙랑은 고조선인이 주축이었다는 주장은 논지가 명확하지 않고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일제강점기 그 지배층은 일본인이고 대다수 피지배층은 조선인이고 조선인 하급관료도 총독부에 다수 있었기 때문에 조선이 식민지가 아니라는 논리와 같습니다.

▲서울방송(sbs)는 서기2011.02.27. '금지된 장난'이라는 제목으로 특집방송을 하였다. 일제가 평양에 한나라 식민지, 한사군의 하나인 낙랑군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놓은 유물들이 대부분 날조된 것임을 증명하였다. 그런데도 강단식민사학계는 지금도 일제가 날조한 유물을 끌어다가 '한사군이 평양일대를 중심으로 존재했다' 고 하고 있다.

셋째, 기자는 요약 전재한 논문 세 편을 아마도 좋은 논문으로 생각하고 기사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논문 세 편을 모두 읽어본 필자가 느끼기에는 학문적 정치성(精緻性)을 구성하는 요건인 내적타당성(internal validity)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관련 선행연구 중에서 반대되는 연구를 무시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운 논문들입니다. 예를 들면 낙랑=요서설을 논증한 윤내현의 <고조선 연구>와 이덕일의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이 왜 틀렸는지 논증하는 대신 배척하고 있습니다. 평양 지역에서 발견된 유물이 일본인의 조작이라고 논증한 정인보 선생과 북한 학자들의 연구도 무시했습니다.

낙랑군 호구를 기록한 목간을 중요하게 보도하고 있지만 이 목간을 연구한 북한학자 손영종은 낙랑군의 일부 군현이 요동반도 남쪽에 있었다는 증거로 결론을 내렸는데 이 논문들은 거꾸로 낙랑군이 평양에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낙랑=평양이라고 주장한 조선의 유학자들만 인용하고 요동에 있었다고 주장한 이익 김경선 박지원 등은 무시했습니다. 게다가 진보 보수를 횡설수설하는데 아마도 종북으로 몰고자 하는 의도로 이해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 세 편의 논문은 학술논문이 아니고 정치선전이 됩니다. 이런 내용까지 감안해서 보도하라고 기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넷째, 윤내현 이덕일 등을 사이비사학자라고 폄하했지만 보도된 논문을 쓴 세 사람이 사이비입니다. 학문에서 사이비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은 연구의 정치성입니다. 이 세 논문의 학문적 정치성을 윤내현의 연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윤내현에 대한 모독일 정도로 수준이 떨어집니다. 선행연구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것이 파쇼일 것입니다. 거꾸로 윤내현과 이덕일이 파쇼라면서 왜 그들이 파쇼인지에 대한 논증은 없습니다.

이런 보도를 보면 한겨레의 정체성에 의문이 듭니다. 모쪼록 한겨레에서 우리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정립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쟁의 장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덮어놓고 사이비 학자라고 하지 말고 정말 사료 가지고 따져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글 : 허성관 전 광주과학기술원 원장

허성관  koreahit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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