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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다툼에 두 번 죽는 동학군 지도자동학군 지도자 유골은 처음 발견된 곳에 안장하는 것이 상식이다.
오종홍 기자 | 승인 2019.06.06 23:59

 

 

▲ 일제는 식민지통치에 이용하기 위해 잔인하게 학살한 동학혁명군 지도자 유골까지 가져다가 연구재료로 삼았다. 사진은 일제 조선통감부 한 하급관리가 진도에서 수집하여 일본 홋가이도 대학으로 가져간 동학군 지도자 유골. 사진: 한국방송 영상 갈무리

지난 5월 11일 정부는 5월 11일을 동학농민혁명기념일로 지정했다. 5월 11일은 황토현에서 동학군이 관군을 이긴 날이다.

이날을 동학농민혁명기념일로 하여 국가기념일로 정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는 것은 동학혁명기념사업에 정부차원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지원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동학혁명이 일어난 곳 마다 기념사업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 정읍일대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거행되고 있다.

올해는 전라북도 전주시 차원에서 큰 행사를 하나 벌였다. 전주시에 녹두공원을 조성하고 녹두관을 만들어 동학농민혁명을 기리기로 했다.

지난 6월 1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전주시 등 관련 단체들이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을 안장하는 행사를 거행했다. 황토재기념관을 거치며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수십년 동안 방치되었던 유골을 꺼내 이날 녹두관에 안장했다.

필봉농악전수관 대표 양진성 관장이 이끄는 상여소리와 함께 꽃상여에 태워 나가고 각종 진혼행사로 넋을 위로하였다. 그렇다면 이 동학농민혁명군 지도자 넋은 위로를 받았을까.

이 유골에는 우리 쓰라린 역사가 새겨져 있다. 원래 이 유골은 이역만리 일본 북해도 홋가이도대학 문화학부 인류학교실 한 책장 꼭대기에 다른 유골들과 함께 종이에 쌓여 상자속에 방치되어 있었다.

서기1995년 발견되어 이 해 5월 30일 국내로 돌아왔고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올해 6월 1일 안장식이 거행될 때까지 방치되어 있었다.

유골에는 한국 동학당 수괴라는 문구와 이 유골을 수집한 인물로 보이는 사토마사지로(左藤政次郞)라는 이름이 써 있었다.

또 유골 안에서 종이도 발견되었은데 여기에는 1906년 전남 진도 시찰 중 수집했고 진도 동학당이라고 써 있었다.

사토마사지로(左藤政次郞)라는 인물을 지난 서기2006년 한국방송 HD역사스페셜에서 추적해 보니 당시 한국통감부기사였다.

또 권업모범장기사 목포출장소장 및 임시면화재배소기사 신분이었다. 통감부하급관리자였다. 그는 홋가이도대학의 전신인 삿보르농학교 출신이었다. 이 학교는 식민지학 본산이었다고 한다.

이런 인물이 진도에서 동학군 지도자의 유골을 수집해서 일본으로 가져가 인류학재료로 쓰도록 했다. 한국방송 HD역사스페셜 취재반에 이 같은 사실을 안내한 당시 홋가이도대학 일본역사학과 이노우에 카쓰오 교수는 유골을 일본까지 가져온 이유를 밝혀주었다.

그는 일제 식민지 중요정책 중 하나인 이른바 ‘일선동조론’을 증명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조선인 유골을 가져다가 일본 유골과 비교연구하여 조선인과 일본인이 골상학상으로도 같다고 밝히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6월 1일 유골 안장식에 참석하여 동학군 지도자 넋을 기렸다.

일제는 잔인하게 학살한 동학농민혁명군 지도자 유골을 가져다 이 짓을 벌였다.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 모르나 이를 담당한 일인 교수는 퇴직하면서 연구실 책장 먼지 자욱한 꼭대기에 폐기물처럼 방치하고 떠나갔다.

문제는 한국에서다. 일단 애끓는 심정으로 유골을 국내로 모셔왔지만 그 후 20년이 훨씬 넘는 동안 박물관 수장고에 방치했다.

그리고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되자 부랴부랴 수장고에서 꺼내다가 서둘러 만든 녹두관에 안장했다.

진도군과 진도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하 진도기념사업회)에서는 이 유골이 진도지역 동학군 지도자이니 마땅히 고향인 진도에 묻히는 것이 도리라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를 두고 전북지역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하 전북기념사업회)와 진도기념사업회간에 유골 쟁탈전이 사납게 벌어졌다.

다른 동학기념사업회까지 가세하여 '유골을 화장해라, 안장해라, 진도로 모셔야 한다, 전북이 동학농민전쟁 중심지니 전북에 두어야 한다'는 등 지난 십수년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일 드디어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서 나와 전주 녹두공원 녹두관에 안장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도기념사업회에서는 전주지방법원에 안장금지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1일 녹두관에 안장된 것을 보니 거절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수년전부터 여러 신문방송 매체들이 보도를 해왔다. 이같은 싸움 밑바닥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념사업 예산이 있다고 진단한다.

결국 이 갈등은 정부서 지원되는 돈이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주시에 조성된 녹두공원과 녹두관 건립에 중앙정부에서 적지 않는 예산이 지원되었다고 한다.

지원금을 받았으니 최대한 거기에 걸맞은 것들로 꾸며야할 당위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동학농민혁명군 지도자 유골은 상징성면에서 최고이며 반드시 모셔야할 핵심가치를 차지할 수 밖에 없다.

진도군과 진도 기념사업회에서는 이 유골을 진도에 안치하는 것을 전제로 그동안 학술회의와 각종행사 및 진도군에서 예산까지 배정해서 기념공원 등을 조성했다.

안치해야 할 이유로 전남 진도 한 야산에서 유골이 발견되었고 진도 동학지도자 박종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유골에 남은 토양성분 확인한 결과 수습된 장소와 일치함을 밝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골안장보다 후손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며 진도에 안치하는 것이 도리라고 당위성을 외쳤다.

결국 전주에 안장해 버렸으니 앙금이 쉽게 가실 것 같지 않다. 뜻있는 다른 동학관련단체들도 전주지역 동학기념사업회 단체들에게 탄원서 형식으로 저지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오종홍 기자  muk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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