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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들쥐처럼 잘 따른다”전두환이 정권 잡으려고 수천명을 죽였으면 사형시켜야 하는 것이 정의다.
은영지 | 승인 2019.05.23 16:33

글: 은영지(사회운동가)

 

80년대 청춘시절엔 독재정권과 가열차게 싸워

결혼한 뒤에는 광주 망월동 묘지에 자주 못가

518광주학살이 기획된 것 새로 드러나 경악

소성리 사드배치저지 투쟁도 518연장선상

▲518광주항쟁 39주년을 맞이하여 전남 광주 광주민중항쟁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망월동에 다녀왔다.

<5.18은 진행 중이다>

1991년 신혼여행지로 광주 망월동에 참배하고 지리산 노고단에서 첫날밤을 보낼 정도로 광주는 내게 특별했다.

혁명의 불덩이를 가슴에 품고 산 80년대 청춘시절엔 늘 5.18 그날이 되면 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고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작전을 하듯 광주에 진입하는 일이 흔한 풍경이었다. 그땐 군부독재정권 때였으니 그랬다.

그 후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민주화를 위해 목숨바친, 숭고한 열사들이 묻힌 망월동이어야 한다고 여겼으며, 미제와 이승만 매판정권에 대항해 싸우다 산화한 빨치산의 넋이 떠도는 지리산을 1순위로 떠올리기도 했다.

3박4일 여정으로 참배했던 그 당시에도 여전히 핍박 받던 광주였으니 망월동 희생자의 묘지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고 묘비명 없는 팻말도 꽤 많아 가슴 아팠던 기억이 생생하다.

<태백산맥>과 <빨치산>에 나오는 투쟁의 거점인 피아골을 걸어 올라가며 남편과 나는 많은 얘기를 나누었으며 도중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저물녘에 노고단에 올라 하룻밤을 묵었다.

그러한 일들은, 이후 우리에겐 나약하고 안일하게 살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는 마음의 부적 같은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이후엔 연례행사처럼 광주에 가는 일이 여의치 않았다. 남편은 노조 활동을 하고 투쟁하고 시를 쓰면서 가끔씩 동료들과 광주를 왕래하기도 했지만 아이 낳고 기르며 궁색한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나로선 광주 나들이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 되어버렸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이어지면서 만족스럽진 않아도 광주시민에 대한 명예회복이 되고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고 정부에서 그 날을 기념하고 챙기게 되면서 부채의식에 벗어난 것도 광주를 그리워하면서도 찾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5.18 민중항쟁 39주기를 맞은 오늘에야 광주를 방문했다. 구미 참여연대와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등 시민단체가 의기투합하여 다녀왔다. 오랜만에 광주땅을 밟는 우리의 벅찬 가슴과 촉촉한 교감이라도 하려는지 아침 내내 비가 내렸다.

▲광주 망월동 묘역 희생자를 모신 관이다. 아직도 당시 전두환에게 학살되어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가 부지기수다.

5.18은 전두환 일당에 의해 계획된 시나리오였다는 게 얼마 전에 드러났다. 전두환이 계엄군 발포직전인 5월20일에 광주를 방문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살 명령'을 내렸다는 전직 미 육군 정보관의 증언이 있었다.

또한 보안사 부대원들을 사복차림으로 광주로 내려보내 시위대를 위장하도록 공작도 했다. 방화, 총격, 군수송 차량 탈취는 일반시민이 아니라 그들이 벌인 일일 수 있다는, 말하자면 광주시민을 폭도로 만든 후 강경진압 빌미를 만들기 위해 전두환이 고도로 공작을 했다는 설득력 있는 추정이 나왔다.

한 명도 아니고 수천 명의 고귀한 목숨을 죽였으면 500년의 형을 때려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하거나 사형을 시켜야 하는 게 정의이고 법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본다.

그럼에도 전두환이는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했음에도 오히려 훈장을 9개나 받고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 자리를 두 번이나 꿰찼다.

그 똘마니 노태우는 훈장을 11개나 받고 대통령을 해먹었다. 희대의 살인마이자 사이코 패스인 괴물들이 영웅 대접을 받고 대통령이 되는 , 이른바 폭력과 반동이 판치는 이해할 수 없는 나라 대한민국.

그들은 아직도 천수를 누리며 건재하고, 똘마니들을 거느리고 다니는가 하면 5.18 민주항쟁을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의 짓이라고 헛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 작자들 말에 장단 맞추는 뻔뻔한 광대패들이 즐비하다. 국민이 낸 피와 살덩이 같은 세금을 축내고 있는 광기어린 정치모리배인 국회의원들이다.

5.18민중항쟁 당시 미국이 전두환 일당의 만행을 용인해준 자료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70년이라는 우리의 분단역사를 지배해온 미 제국주의의 시나리오의 한 과정이라는 반증이다.

"한국인들은 들쥐의 속성을 갖고 있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들쥐처럼 그 뒤를 잘 따른다"는 주한미사령관의 모욕적인 발언이 미국의 한반도 지배이념의 단적인 예다.

한국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주무를 수 있다면 군부독재자이든 싸이코 패스든 상관없다는 속내를 보여주는 망언중의 망언이다.

그 지배논리는 폭력적인 사드배치와도 바로 연결된다. 미국은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생활하는 마을 지척에 무시무시한 미사일 사드를 배치해놓고 평화를 이야기하고 북한의 핵을 문제 삼는 기만적인 행태를 보여왔다.

주민들은 사드기지에서 나오는 소음으로 날마다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영구배치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미국과 정부의 행태 때문에 날밤을 새우는 일도 허다하다.

1980년 5월 광주를 고립시켜 몰살하려 했던 것과 뭐가 다른가. 민중의 정당한 권리와 자유를 위해 맨주먹으로, 맨몸으로 항거하다가 마침내 총을 들었던 광주 시민들.

그 정신을 이어받아 소성리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이 땅의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심기 위해 사드반대 투쟁을 힘차게 하고 있다.

그것이 5.18 민주항쟁의 고귀한 정신을 이어받는 길이라 생각한다. 5.18항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광주에서 성주 소성리로, 나아가 억압받고 차별받는 노동자 민중들이 있는 전국 곳곳으로 뜨거운 불덩이가 되어, 그렇게.

은영지  muk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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