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이 떨어지고 형식으로 변한 스승의 날이 짐이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글: 문정선(민주평화당 대변인)

 

책 읽고 독후감 쓰라고 건네주신 많은 책들

지금 나를 만들고 인생의 좌표가 돼

당 대변인 업무 차 상경 중 역에서 우연히

상봉한 선생님,

세월 주름 가득 내려앉은 모습에 눈물

 

▲ 당 대변인 업무 차 서울에 올라오는 길에 역에서 30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책을 건네주셨다. 학교시절에도 책을 주시며 독후감을 쓰게 하셨다. 이 때 읽은 수많은 책들은 내 인생의 좌표가 되었다.

오찬 일정 잡혀 급히 상경 중인데,

역에서 여고 때 생물ㆍ화학 가르쳐 주셨던 은사님을 뵙게 되었다.

가슴 속으로는 늘 그리며 살았지만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도 못하다가

이러고 길에서 무심하게 스승의 날에 그만 뵙는다.

죄송하고 부끄러운 것은 오늘 하루 온전히 내 몫이고 만다.

안부를 물으시며 잘 다녀오라 어깨 토닥여 주시더니, 책 한 권을 건네신다.

여고 때도 선생님께서 선물 주셨던 한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내어 경남 도교육감 상을 받았던 오래 전 기억이 떠오른다.

방학 숙제로 고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라 하시고 성적에 반영하셨던 선생님 덕분에 억지로 읽어야 했던 숱한 고전들은 빼도 박도 못하고 내 인생 좌표가 되었다.

"어린왕자, 갈매기의 꿈, 대지, 주홍글씨ᆢᆢ."

억지로 읽게 하시더니 30년도 더 지난 지금에까지 책을 선물로 주시는 선생님.

대전 연수 가시는 길이다 하시며 무거운 배낭 메고 계시는 것 보니 공로 연수차 가는 길이신 듯하다.

곧 퇴직 하시는 모양이다.

아무 것도 드릴 게 없는데 이를 어쩌나!!

그저, 선생님!! 하고 고개 숙여 인사드리는 것 밖에 할 것이 없어 어쩌나!! 돌아서서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눈시울이 붉어진다.

열일곱, 열여덟 그 시절도 그립고,

철부지 가시내들 다독이며 사람 만들어 주셨던 갓 대학 나와 부임하셔 뜨겁던 선생님의 젊은 미소 간 곳 없고, 어느 새 주름 그득 내려 앉아 세월 등지고 앉아 계신 모습 아른거려 눈물이 난다.

"문명주 선생님"

"선생님께서 사람 되도록 손잡아 주셨던 지난 시간 덕분에 천둥벌거숭이 가수내가 오늘 예까지라도 와서 서 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꼭~~하루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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