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미국에는 도덕주의 무장한 상층부 세력이 떠 받치고 있다.

 

글: 장호준 (Hojun Chang, 목사)

 

끊임없는 총격사태로 수 없이 죽어가는 미국인들

술과 마약으로 병들어 신음하는 미국인들

극단의 개인주의가 판치는 미국사회

상층부는 공공영역에서 사익보다 공익을 앞세움

 

▲장호준 목사.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통학차 운전자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친일부역 매국노, 박정희에게 희생된 마지막 이 땅의 광복군으로 알려진 고 장준하 선생의 막내, 3남이다. 세계 곳곳에 전쟁과 분쟁을 일으켜 군수산업으로 버티고 있는 미군국주의체제가 망하지 않는 이유를 그는 미국 상층부의 도덕성과 공공이익 우선하는 정신에서 찾는다. 미국 따라가다 무한경쟁 약육강식의 미제자본부의 수렁에 빠진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편집인 주).

미국에 온 때가 1999년입니다. 벌써 이십년 가까운 날들을 미국에서 살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미국에서 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앞으로 얼마나 더 세상에서 살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미국이, 아니 정확히는 내가 살고 있는 커네티컷 윌링턴 타운과 그 주변이 내 삶의 터전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을 할 때부터 시작해서, 조지 W 부시를 거쳐 오바마의 재임과 도널드 트럼프까지를 지내왔습니다. 정치나 경제 또는 사회 현상에 대해 문외한 스쿨 버스 운전사일 뿐인 내게 미국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나라였습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총기사고와 대마초 흡연을 90%주민의 동의로 합법화하고, 부통령 후보였던 조 리버만을 상원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민주당입니다. 또 공화당 대통령 트럼프를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존 맥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있습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대통령의 대항마로 몰몬 교도인 밑 람리를 내세운 바이블 벨트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입니다. 임기 내내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의원들, 영구 민주당인 커네티컷에서 공화당 주지사가 절대적 지지를 받고 민주당 주지사가 오히려 탄핵을 당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나라입니다.

그런가 하면 의료보험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과 마약으로 인해 죽어가는 젊은이들이 즐비한 나라입니다. 백인 삼성 장군이 사관생도들을 모아 놓고 인종차별을 하는 자들은 다시는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천명을 하고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합니다.

그러면서 철저한 개인주의로 ‘NIMBY (Not in My Back Yard 내 뒤 뜰에는 혐오시설 결사반대)’는 물론 ‘IDC(I Don't Care 내일 아니면 신경안써)’까지도 생활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 나라입니다.

어떻게 이런 나라가 유지 될 수 있는지 아니 최강의 군대와 경제력을 보유하고 세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내 눈에 보인 것은 갈등이 발생 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었습니다. 이 때 개인이나 가족 또는 정치적 소속 집단의 이익을 따르지 않고 사회적 그리고 국가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미국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흔히 말하는 사회 지도층에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사회와 국가를 지키고 있기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유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텍사스주 아리조나 공화당 상원의원인 폴 고사(Paul Gosar)라는 자가 있습니다.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하는 백인우월주의자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 자입니다. 오는 11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폴의 자매 형제들이 폴의 정책을 낱낱이 비판하면서 폴 고사 낙선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집단의 이익을 버리고 사회적 가치를 따르고자하는 이들의 처절한 자기 고백입니다. 이와 같은 성찰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갈등과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미국 사회와 국가를 유지 존속 시킬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았습니다.

“My name is Tim Gosar, David Gosar, Grace Gosar, Joan Gosar, Gaston Gosar, Jennifer Gosar... Paul Gosar is my brother..."

형제들이 각자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 왜 눈물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이와 같은 국가와 민족 그리고 사회적 가치가 우선되는 고백과 성찰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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