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평화와 공동번영은 우리민족끼리 주체적으로 해결한다.

글: Edward Lee (자유기고가)

 

 

평화의 한반도! 우리끼리 ‘종전선언’

남북 두 정상의 확고한 신뢰가 맻은 결실

유엔서 국제사회에 재천명, 미 의회 압박해야

김위원장 유엔총회 참석하면 북미관계 해결될 것

 

▲ 서기2018.09.19.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정상회담을 갖고 9월 평양선언을 했다. 이 선언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남북한 군사훈련중지와 비무장지대 배치 부대 후방 철수 및 판문점 경비병들 비무장화와 이곳을 통한 관광객 자유 왕래 등이다. 남측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선언문에 서명을 한 뒤 선언문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 평양공동취재단

우리끼리!

정말 가슴 떨린다. 어금니를 지긋히 물어도 속울음이 멈추질 않는다. 전쟁과 일체의 군사적 대치를 해소하고 우리끼리 ‘종전선언’을 확약, 실질적 평화의 시대를 열었다는 게 이번 회담의 백미다. 거기에다 남북경협 실현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연내에 철도연결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

(미국이 반대하든 말든) 우리끼리 말이다! 그 안에 두 정상을 비롯한 8천만 겨레의 뜨거운 눈물이 보이지 않는가? 가슴을 진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차다. 우리끼리, 우리끼리 이렇게 마음을 하나로 엮어 외세에 맞설 수 있다는 것에 처절하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숱한 역사의 페이지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제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감개무량하고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이 북받친다. 아무리 꽃을 꺾어도 오는 봄을 막지 못하듯 봄에 뿌린 씨앗이 자연의 섭리처럼 그렇게 열매를 맺은 것이다. 두 정상과 민족의 ‘신뢰’가 바탕한 역사적 결실이자 축복이다.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멀지 않았습니다. 남북관계는 흔들림 없이 이어져갈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선언은 길지 않아도, 머지않아 현실로 펼쳐질 우리 모두의 꿈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떤 역풍도 두렵지 않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장하고 단호하게 전 세계에 선언하고 공표하므로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우리 외에 누구도 간여할 수 없음을 확고하게 천명한 것이다. 비장함과 단호함은 당사국인 우리가 아니라 세계를 향한 두 정상과 8천만 한겨레의 선언이다.

우리끼리의 약속에 굳이 ‘비장’과 ‘단호’가 필요치 않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두 정상의 ‘비장’과 ‘단호’는 지난한 피지배자로서의 ‘민족의 한’이 서려있는 것으로,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강고한 의지를 세계에 천명한 것이다.

주변 열강과 미 의회는 우리의 이런 확고한 결의에 선의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지난날의 과오를 청산, 인류평화와 상생이라는 시대정신에 동참하는 일이다.

문대통령과 김위원장의 신뢰는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을만큼 확고하다. 물론 이 확고한 신뢰는 인간으로서의 감정, 문대통령의 상대를 편안케하는 ‘아버지 지도력’도 크게 작용했지만 먼저는 양 정상간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이해가 맞아 떨어진 데서 기인한 것이다.

김위원장의 핵폐기 의지는 확고하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번영과 평화라는 것이 정상회담을 거듭하면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사회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몰두해 있는 집단은 물론 국제사회도 그의 선한 노력에 공감하고 이에 상응한 조처가 있어야 옳다.

특히 미 의회는 모든 일에 사람과 신뢰를 빼고 어떤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지, 사람의 가슴으로 숙고하고 지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조약을 인준해야 옳다.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 특히 의회로 넘어갔다.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 문대통령은 지금과 같은 자세로 가야 한다. 삼성, 현대, 엘지 등 우리도 세계시장을 호령할 기업군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미국 보란듯이 대규모 경제인단을 대동한 것처럼, 그들이 반대해도 남북철도를 연결하듯 ‘우리끼리’의 의지를 강고하게 보여주는 것.

정말 신사적인 사람은 약속을 중시하고 상대, 특히 약자를 배려한다. 그러나 동네 부랑아 같은 일명 양아치 족은 상대가 약할 때 더 괴롭히고 삥을 뜯는다. 국제정치질서에서 ‘신사’는 없다. 단지 힘의 논리만 있을 뿐.

문대통령과 김위원장이 나란히 유엔총회에 참석해 우리의 입장을 천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여건이 안 된다면 문대통령이 조용한 ‘전쟁’을 한 번 더 치러야 한다. 미국과 말이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이미 김위원장과 ‘평양선언’을 통해 합의한 모든 사실 때문에. 이는 문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배수진을 친 것으로, 우리 일을 남에게 맡기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다.

국제사회에 우리의 현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같은 민족이 지난 70여년간 어떤 한을 품고 살아왔으며 살고 있는지, 지금 우리가 어떻게 평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그것이 인류평화에 어떻게 기여하는 지를 소상히 설명, 분단국의 아픔과 치유를 위한 지지를 끌어내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반대할 명분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이미 이런 역사적 사실을 모두가 알더라도 다시 깨우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우리 민족이 얼마나 평화를 갈급하는지. 지금까지 몇 차례씩 정상회담을 진행해 오면서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하게 된 것도, 그들과 우리가 얼마나 신뢰를 바탕으로 핵이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는지, 이런 평화과정을 세계평화에 어떻게 항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설명하고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이 모든 노력은 결국 미 의회를 움직일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세우고 공동번영을 꾀하는 일이며, 유라시아를 품는 일이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제사회와 미 의회를 설득, 지지와 양보를 얻어내는 전략을 세워 치밀하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 8천만 겨레가 가슴졸이며 염원하는 항구적 평화를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이런 중차대한 일에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 우리사회가 먼저 대승적 차원에서 국론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의 지지와 미 의회의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고 올해가 가기 전에 김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그의 표현대로 “수십년 세월 지속돼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뒤로하고, 항구적인 실질적 평화에 당도하는 것이다.

평양 정상회담은 남·북·미 3각 관계에서 남북의 ‘속도’를 보여줌으로써 북미 관계 압박이라는 전략적 구상이 담겨졌다. 이 구상의 실천 방안이 고스란히 ‘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에 명기되어 있다. 미국의 지지부진한 태도를 정면으로 건드린 것.

남북이 최초로 구체적 비핵화 방안을 합의·발표한 사실은 역사적이다. 평양선언에 명기된 비핵화 실천 방안은 첫째,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확약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확고한 태도를 미측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특별히 ‘관련국 전문가 참관’을 약속함으로써 ‘사기극’ 이라는 비난의 빌미를 차단한 점도 그의 확고한 의지를 읽게 한다.

두 번 째는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위한 추가 조처”로 이역시 미국을 정조준 하고 있다. 미국은 이제 싱가포르 6·12 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상응조처를 취해야 옳다. 김위원장이 ‘영변 핵폐기’ 카드를 제시한 것은 문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게 미리 ‘선물’한 것으로 그의 영민함이 번뜩인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얼마간의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김위원장이 통크게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제라도 숙고해 세계사적인 북미관계와 인류평화에 좀 더 다가서길 기대한다.

아버지 같은 문대통이 함께할 것이니 덜 외로울 것이다. 아직 시간은 있다. 때론 도발적으로 적진을 파고들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은 그런 사람에 의해 바뀐다.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워싱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진다면, 이것이 가장 확고한 북미수교의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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