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북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폭풍이 되어 분단체제 허물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원수 되어 으르렁 대던

북조선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세계 모든 시선이 고정되다

회담장에 새겨진 ‘싱가포르 회담’은 국력과 국격을 말해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북조선과 김정은에게

왜 이리 각별한 대우와 칭송을 하는가

반공, 종북몰이 장사로 살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서기20280612. 싱가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회담장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이 대등한 관계에서 회담을 진행했음을 나타내는 회담이름이 걸려있다. 한글과 영어가 나란히 회담이름을 장식하고 있다(사진은 북조선 조미수뇌회담 기록영화서 갈무리).

서기2018.06.12. 싱가폴에서 70년 이상을 철천지원수로 지내왔던 두 나라 정상이 만났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 수뇌회담이 열렸다. 핵문제 타결을 위한 회담이었다. 그러나 북조선을 대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타난다는 것에 세계 이목이 집중되었다.

불과 수개월 전 까지만 하더라도 북조선과 미국은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면서 서로 죽이겠다고 으르렁 댔다. 특히 양국 수뇌들이 직접 서로를 비하고 능욕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늙다리’라고 응수 했다.

이러던 사람들이 싱가폴에서 만나 서로 칭찬하고 띄워주기에 바빴다. 파격과 반전 연속이 벌어졌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 두 정상 간의 행보를 상세 보도하며 회담합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데 이런 주된 보도내용에 가려져 놓치기 쉬운 모습들이 파고든다. 회담장을 장식한 의전들이다. 국력으로 보나, 나라 크기로 보나 북조선과 미국은 상대가 안 될 정도다. 나라 크기만 보더라도 북조선은 미국에 비하면 점 같은 존재다. 미국 지도를 놓고 볼 때, 맨 오른쪽 하단에 보면 작게 삐죽 튀어 나온 플로리다 반도가 있다. 북조선은 이 플로리다 반도의 반 정도 크기다.

그런데 이날 회담장을 장식한 의전 모습을 보면 전혀 이런 차이를 볼 수 없다. 대등한 국가 대 국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국기를 보면 회담장에 똑 같은 크기로 양쪽에 4개씩 교차로 배치되어 있다.

양국 국기를 볼 때 50여개 잔별로 꽉 채워진 성조기를 북조선의 왕별 하나로 새겨진 인공기가 제압하는 인상마저 든다. 그래서 한 누리 꾼은 북극성이 잔별을 거느리고 있다고 우스개 평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싱사폴에 도착하여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붉은 양탄자가 깔리고 지붕까지 씌워진 계단차가 이채롭다. 김위원장이 싱가폴에서 보낸 일정을 보면 의전과 대우면에서 트럼프 대통령 보다 단연 우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지붕도 없는 급경사진 계단차였다. 김 위원장이 숙소호텔로 갈 때 길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환호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강렬하게 와 닿는 것이 있다. 회담장 배경 막에 쓰여 있는 수뇌회담 이름이다. 당당하게 한글로 ‘싱가포르 회담’이라고 새겨져 있다. 물론 영어로 함께 교차로 쓰여 있다. 세계 이목이 집중된 곳에 한글로 영어와 함께 똑 같은 크기로 새겨져 있다.

한글을 모르는 세계 언론들은 그대로 보도 하고 있었다. 영어와 엇갈리게 당당하게 새겨진 한글이 무슨 말인지 모를 것이다. 그러나 북조선 글자라는 것만은 알 것이다.

또 김정은 트럼프 단독 회담을 마치고 수행한 관리들과 함께 하는 확대회담 장소에도 회담이름이 회담장 중앙에 똑 같이 새겨 있었다. 이런 장면들은 세계 곳곳에 무한 반복되어 방송되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만 하더라도 수많은 방송사가 되풀이해서 내 보냈다.

그런데 이 한글표기 정상회담을 예리한 눈으로 본 글이 있어 환호를 받고 있다. 요즘 얼굴책(face book)을 통한 누리꾼들 소통이 대세라는 평을 받는다.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들 다수가 얼굴책에 자신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어지간한 주류언론논객 보다 더 탁월한 글들이 올라온다.

북미정상회담장에 새겨져 있는 한글을 보고 감동한 한 누리 꾼의 글이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김형민 선생이 주인공인데 북조선의 한글 사랑과 당당함을 간결한 문체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의 한글 홀대 분위기와 비교해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우리글을 무수리 취급하며 영어에 빠져있는 한국의 미국사대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그의 글 전문을 아래 싣는다.

▲북미확대회담장이다. 양국 정상과 배석자들이 화기애애한 가운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회담장 정 중앙에 회담이름이 걸려 있다. '싱가포르 회담' 한글이 눈에 들어온다. 마찬가지로 미국 성조기와 북조선 인공기가 원형으로 하나가 되게 꾸며 놨다. 북미간의 결속을 다지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전에 실무자 선에서 심도있게 논의한 가운데 저런 걸게가 나왔을 것이다.

머나먼 싱가폴 땅, 그 곳에서

북미 회담 후에 미련방 대통령 단독으로,

오로지 그 나라 단독으로 가졌던

기자회견 장에 둘러쳐진 휘장을 보았는가

양국 국기 문양이 수놓아져 있고,

글자로는 뭐라고 씌어 있던가.

“싱가포르 회담”

온 지구에 당당하게

우리의 문자, 우리의 국어가 새겨져 있었다.

이런 것이 국력이다.

이런 것이 바로 나라의 품격이다.

수년 전에 이 나라 땅에서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장

자국 내에서 치러지는 세기의 대결

마찬가지로 온 세상의 이목이 집중 되었던 그 장소

그 곳에는 단 한글자의,

개미새끼 만큼만의 크기라도 찾을 수 있는 단 한글자의

자국어, 우리 국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

눈을 씻고 씻고 찾아보아도 단 한글자도 말이다.

세계만방에 가장 우수하다고,

전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단연코 으뜸으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자라고

지랄 염병들을 하면서, 막상 외국인님들 보시기에는

너무도 불경하고,

너무도 부끄럽고,

너무도 불친절하고,

너무도 죄송하므로,

우리 국어는 철저히 배격 되었다.

그 곳은 심지어,

그 곳은 차라리,

내 나라 내 땅이 아니었다.

그런 주제에 국력을 논하고, 품격을 논할 수 있는가.

아메리국 대통령이 이 땅을 방문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너무나도 거만하게,

그래서 외려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보일 만큼

이 나라 지도자의 관자놀이 옆 어깨를 위로부터

아래로 찍어 누르듯 거머쥐었다.

마치 자국 영토의 작전 지역 내

본인 휘하의 지휘관을 격려라도 하는 냥으로

젖과 꿀이 흐르는 광활한 대륙, 북아메리카

신으로부터 축복받은 땅덩어리, 북아메리카 대륙.

모든 물자가 넘쳐나고,

엄청난 자원과 막대한 재화가 부족함 없이 풍성한 나라.

전 지구를 단 번에 초토화 시킬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틀어쥐고 있는

그런 나라, 미련방국

커다람을 나타낼 수 있는 어떤 수식어로도

모자랄 것만 같은 세계 초강대국,

미국에서 온 희수(트럼프 70대)의 지도자가

동양의 자그마한 나라에서 온 이립(김정은 30대)의 지도자와

악수를 나누며 보이는 공손함을 보라.

조심스레 상대의 팔꿈치를 만졌으며,

친밀감을 표현하고자 손을 올리는 동작에서도

상대국 지도자의 삼두박근 위로는 단 한 뼘도 올리지 못한 채

마냥 만족스럽고 감사한 웃음만을 만면에 지을 뿐이었다.

이런 게 바로 국력이다.

이런 게 바로 지도자의 위상인 것이다.

이 것이야말로,

세계의 질서가 어떠하다는 것을

냉엄하게 증언하고 있는 현재인 것이다.

이번 회담으로 우리는 승리하였다.

내 동포 내 형제의 실력과 자긍심으로 덩달아 승리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 승리를 낼름 집어 먹기에는

너무도 부족하고 너무도 미안하다.

언감생심 이 승전보에

어찌 도취할 수 있으랴

▲북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배경휘장에는 역시 영문과 함게 '싱가포르 회담'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우리말로 쓰여 있는 회담이름 장면이 수도 없이 언론을 통해서 세계에 퍼져 나갔을 것이다. 세계인들은 무의식 가운데 한글에 대한 인상을 새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다른 의전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보다 더 특별대우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비행기에서 내릴 때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차를 밝았다. 더구나 지붕까지 씌워진 계단차 였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급경사진 단순한 계단차가 대 져 있었다. 또 숙소 호텔까지 가는 동안에도 연도에 싱가폴 시민들이 늘어서서 열렬히 환영했다.

북조선에서 내보낸 북미수뇌회담 기록영화를 보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길에 즐비하게 늘어서 서로 사진 찍겠다며 아우성치며 환호했다. 그런데 국내 언론에서는 이런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동원된 시민들이었을까.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속 보도에 따르면 이날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일 김정은 위원장과 북조선 인민들을 칭송했다. 미국 내 주류 언론들의 거센 비판에도 북조선을 두둔하고 있다.

그는 이런 언론을 향해 “미국 가장 큰 적은 거짓보도(fake news)” 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유대인을 등에 업고 있는 미국 정치계의 거센 반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즘 보이는 행태를 보면 완전히 북조선 ‘빠’가 되었다. 특히 그는 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26세에 권력을 이어 받아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데 이는 아주 드문일이고 대단하다"고 감동했다.

▲ 북미단독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엄지를 치켜 세우며 칭송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기원> 저자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 대학 석좌교수, 브루스 커밍스도 북조선을 극구 칭송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옳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조선 공격, 한미군사훈련을 ‘도발’이라고 까지 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북조선이 한미군사훈련에 두고 쓰는 말을 그대로 쓰고 있다. 브루스 커밍스는 "역대 어떤 대통령도 그런 표현(도발)을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옳다"고 동조했다.

하버드대학, 스티픈 M. 왈트(Stephen M. Walt) 교수도 김정은 위원장을 미치광이로 보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두둔했다. 그는 “김 위원장 가족은 미치거나 비이성적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70년 동안 권력을 유지해 왔다”고 했다. <국가보안법> 눈으로 보면 반국가단체를 찬양, 고무하고 있다.

또 일본이 북조선에게 대화하자고 구걸하고 있다. 러시아도 푸틴 대통령을 만난 김영남 북조선 상임의장에게 9월에 블라디보스톸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꼭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지금 우리 땅을 둘러싼 초유의 급격한 변화가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국가보안법>으로 상징되는 반공, 종북몰이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말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구시대 낡은 종북좌파 타령하는 세대에게 지난 6.13 지방선거 결과는 그래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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