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기원, 마자르족은 말갈족

 

삼태극과 삼족오 그리고 헝가리 가톨릭의 비밀

세르게이 정 / 북방고고인류학연구소 교수

현재 불가리아 소피아 대학 연구교수

 

슬로바키아 코시체의 상징은 대성당이다. 이 성당은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마 가톨릭 성당도 아니다. 그럼 이 성당의 주인은 누구일까? 주인은 헝가리다. 많은 사람들이 로마 가톨릭은 바티칸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단합적인 요소가 강한 종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많은 사제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로마와 헝가리 교구는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왜 같은 가톨릭이면서 교구가 다르고 다른 파를 형성하고 있을까?

정확히 말해서 1000년 헝가리의 마자이슈트반 1세가 헝가리 왕국을 건국하고 가톨릭을 받아들이면서 헝가리 왕국과 마자르족은 모두 가톨릭으로 개종한다. 로마 교회 입장에서는 이들은 아시아계 바바리안, 즉 아시아계 야만인이므로 강력한 야만인을 개종시켰다는 것을 당시 교황청의 큰 업적으로 삼았다. 그러나 세세히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 헝가리의 마자르족과 발해의 말갈족과의 친연성을 연구한 논문에 의하면 말갈족이 헝가리의 마자르족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땅과 만주에서 같은 삼태극, 삼신문화를 공유했던 말갈족이 헝가리에 정착하면서 그 문화를 성당에도 남겨 놓고 있다.

마자르족은 9세기 후반 아르파두의 지휘아래 유럽을 휩쓸기 시작했다. 영국만 제외하고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가 당했다고 보면 된다. 이 당시 유럽에는 이미 서진하여 정착한 훈족과 아바르족이 있었다. 그러나 마자르족의 침공으로 자기들의 영지를 대부분 잃게 되자 이들은 10세기 중반 독일기사단과 연합한 오토 대제와 함께 독일 중부 평원에서 마자르족을 두 차례나 격퇴한다. 이에 재 원정을 준비하면서 숨고르기를 하던 마자르족의 이슈트반 칸에게 로마교황이 지금의 헝가리 땅으로 찾아가 전쟁 확대를 자제하도록 요청하고 가톨릭으로 개종하도록 권유하게 된다.

유럽에서 정착할 땅과 그들의 나라, 그리고 유럽 사회에서 기독교는 절대적이고 말갈만의 관습을 유지하고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고려한 이슈트반 칸은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대신 로마교회에 속하지 않는 독자적인 추기경(Cardinalis)을 두어 자립하는 그들만의 교구를 만들겠다고 요구했다. 이는 마자르족 전통을 지키면서 가톨릭을 믿는, 즉 이른바 정교회와 같은 길을 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교회와 다른 점은 교회의 수장으로 교황을 모시되, 추기경과 주교 등 사제 임명은 자신들의 회의를 통하여 임명한다는 조건을 세웠다.

▲헝가리 가톨릭 성당 천정에 까마귀가 그려져 있다. 한땅과 만주일대의 태양신 사상, 천손사상을 가지고 서진한 우리의 형제, 말갈족이 헝가리에 정착하면서 그 문화가 성당에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교황은 유럽을 전쟁에서 구한다는 명분으로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협정은 중세 시대 교황의 권위를 더욱 높여준 결과가 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를 군사적 해결하지 못한 무능한 기사들과 국왕들의 절대적인 권력이 추락한 반면에, 평화적으로 해결한 교황에게 절대적인 권력과 민중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존경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헝가리 추기경은 로마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 참여하고 교황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추기경을 임명하는 권한은 추기경 회의에 있다. 교황이 각 나라의 주교회의를 통해 선출된 추기경에게 서품을 내려 추기경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다른 가톨릭 국가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로마교회와 헝가리의 가톨릭은 별개이다. 이는 가톨릭을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전통과 정체성을 버린 게르만족(지금의 독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과 비교하면 매우 독자적인 경우이다.

결국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가톨릭을 받아들여 타 유럽 국가들과 관계도 정상화하고 영토도 보장받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헝가리는 그들이 넓힌 제국, 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슬로바키아-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에서 독자적인 가톨릭을 구현해냈다. 자신들의 전통인 용봉(龍鳳)문화, 삼태극, 까마귀 등을 성당에 구현해냈다.

이들은 모두 로마 가톨릭에서 마귀나 사탄으로 규정했던 것들이다. 로마 가톨릭이 볼 때 성스러운 성당 안에 이교도가 섬기는 것들이 가득한 셈이다. 물론 이것은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킨 결과다.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부처가 한국에 오면 한국의 부처가 되지 못하고 부처의 한국이 되고, 공자가 한국에 오면 한국의 공자가 되지 못하고 공자의 한국이 되고, 예수가 한국에 오면 한국의 예수가 되지 못하고 예수의 한국이 된다.”라는 말씀이다. 이는 자기 정체성을 내다버린 민족에 대한 날선 비판이지만 민족을 절절이 사랑하는 말씀이다. 우리가 헝가리에게 배워야 할 것은 어떠한 타협과 위협이 들어와도 자신들의 자존심과 정체성은 굳건히 했다는 점이다. 결국 헝가리 제국의 한 주에 불과했던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선진국이 된 가장 기본적인 토대는 민족정체성과 자존심, 그리고 자신들의 역사적 가치를 존중해온 데 있을 것이다. 우리의 형제민족이었던 말갈도 유럽에서 성공했는데 본래 주인이었던 우리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헝가리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마자르족의 유럽이동도

*헝가리 마자르족의 탄생과정

서기 870년부터 나타난 마자르 족은 서말갈이라 불리던 민족으로 돌궐 제2 제국이 멸망하자 위구르에 예속되었다가 840년 위구르가 키르기스에 무너지자 이들은 위구르, 기타 돌궐인들과 함께 서쪽으로 머나먼 여행을 시작한다.

서쪽으로 돌궐과 위구르의 일부가 이란으로 진출하여 오우즈, 오구즈가 되었고 거기에 속하지 않은 다른 민족들은 끊임없이 서진하여 유럽에 들어오게 되는데 이들은 기존의 훈족, 사르마트 계열의 민족까지 흡수하여 거대 민족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 거대 유목민족은 유럽으로 진출하여 전 유럽을 휩쓸었다. 이 마자르족에게 정복당하지 않은 나라는 바다 건너에 있는 영국이 유일할 정도다. 그러나 독일 지역의 영주인 오토 1세가 마자르의 침입을 막아냄으로써 독일지역이 간신히 마자르의 핍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 공로로 기독교를 지켜낸 위대한 성인이라 하여 로마 교황이 오토 1세에게 로마 황제라는 직위와 함께 대관식을 치르게 하여 신성로마제국을 출범시킨다.

 

*말갈족과 헝가리의 마자르족과의 친연성 논문

The Far-East Ancestors of the Magyars : A Historical and Linguistic Excavation by James Xueyuan Zhu Den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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