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 박창화 역사학은 문헌고증에 바탕한 실증 사학임이 드러나다

 

박남수 국사편찬위원회 편수관,

고려대 남당 박창화 학술대회 주제발표를 이용해서

남당을 일제식민사학 추종자로 매도하다

남당은 필사한 ‘사료’와 자신 생각을 담은 ‘논변’을 분명히 구분했다

그럼에도 이날 학술대회는 모두 싸잡아서 남당 창작물로 몰아부쳤다

 

▲서기2017.10.20.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삼성관에서 열린 남당 박창화 선생 역사 학술대회에서 남당 유고 실물이 전시되었다. 이종욱 전 서강대총장, 박종경 남당기념사업회 회장이 전시물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당 박창화(이하 남당)의 역사학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지난 서기2017.10.20.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삼성관에서 열렸다.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소장, 박대재 고려대 교수, 한국고대사학회 이사)가 주최했다. 남당은 그동안 민족사학계에서 더 많이 알려져 왔다. 그가 남긴 고구려 관련 자료가 우리역사강역을 요서지역과 북경 근처까지 넓히고 있어 주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대립관계에 서 있는 강단주류사학계와는 맞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주류사학으로 통하는 고려대학교 사학과가 주축이되어 남당 학술대회를 개최했다는 소식에 의외라는 반응들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혹시 남당 역사학을 적극 수용하여 주류사학의 역사관을 수정할 의도라도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순진한 것이었음이 학술대회 전체를 관통하여 드러났다. 세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남수 국사편찬위원회 편수관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박 편수관은 ‘남당 박창화의 우리나라 강역에 대한 논변과 인식’으로 발표했다. 그는 남당이 밝혀낸 우리 상고 역사 강역을 소개했다.

박 편수관의 남당 역사학 소개와 평가를 다루기 전에 대한민국 역사학계의 실정을 먼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강단주류사학은 국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는 ‘한국고대사학회’ 같은 단체를 만들어 수십년 동안 우리역사를 장악하고 있다. 또 사실상 전체 역사학계를 지휘 통제해 왔다. 강단주류사학계는 대체적으로 우리역사 시작을 중국인이 세운 위만조선과 중국 한나라가 위만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자리에 세웠다는 중국 한나라 식민지, 한사군으로 그린다. 그 앞은 ‘선사시대’라고 하여 전설 또는 신화로 취급한다.

그래서  조선(단군)은 인정하지 않는다. 단군을 우리 역사인 것처럼 표면상으로는 말하지만 각론에 가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이 단군기원을 믿지 않는데서 알 수 있다. 서기전2333년에 조선이 개국한 사실을 부정한다.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의 전위대로 불리는 기경량, 안정준, 위가야 등 이른바 ‘무서운 아이들’이 서기2017.02. 책을 하나 내놓았는데, 그 책에서 이승호 동국대 강사는 단군기원을 부정하는 논문을 실었다. 단군기원 서기전 2333년은 후대에 만들어 진 것이라면서 조롱, 비판한다. 더구나 전 서울대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 제자인 송호정 현 한국교원대 교수는 단군을 만들어진 역사라며 단군기원을 부정한다. 이번 고려대 남당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나온 우석대 조법종 교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요즘 누리망 '유튜브'에 알기 쉽게 역사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대중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한국고대사학회의 의도로 보인다.

그런데 조 교수도 단군을 우리역사라고 하지만 단군기원 서기전 2333년은 쏙 빼놓고 얘기 하지 않는다. 조 교수의 동영상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단군기원 인정이다. 그런데 이 것을 언급하지 않는다. 역사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서기2017.10.20.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삼성관에서 박남수 국사편찬위원회 편수관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박 편수관은 남당 박창화를 일제식민사학을 따랐을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했다. 사진 가운데가 박남수 편수관.

이날 박 편수관이 소개한 남당이 본 한사군 위치는 한국고대사학회가 바라보는 한사군 위치와 상극이었다. 남당은 한사군의 중심 군인 낙랑군을 현재 중국 하북성 천진시 동쪽으로 본다고 했다. 또 낙랑군 조선성이 위만조선 왕검성이 있는 자리인데 이곳도 현재 하북성 난하 일대라고 했다고 한다. 사료에서 말하는 노룡현, 영평부라고 했다고 한다.

대일항쟁기 일제는 조선총독부를 동원해서 북한 평안남도 평양, 황해도 일대를 중국 한나라 식민지 낙랑군, 대방군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서 점제현 신사비, 봉니 등 고고유물을 가져다가 이 지역에서 나왔다고 조작했다. 남당은 당시 일제의 이런 역사조작을 알고 있었고 반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남당이 이렇게 본 근거는 당시 일제식민사학자들의 왜곡 행태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를 일인 학자들이 순암 안정복이 쓴 지리고만을 맹신하고 이에 따라 지리를 비정했기 때문이라고 박 편수관은 전한다.

박 편수관에 따르면 남당은 소중화 조선의 사료 ‘불신론’을 펼친 것으로 드러난다. 남당은 소중화 태조 이성계와 설계자 삼봉 정도전의 역사인식을 토대로 불신론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남당은 소중화 ‘조선’이 정해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당시 명나라 주원장에게 이성계 등 개국세력이 나라이름을 정해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주원장이 기자조선을 잇는 다는 뜻으로 조선을 내려주었다. 이에 따라 우리 강역도 정해졌는데 압록강 선을 중심으로 이남으로 축소시켰다고 한다. 현재 압록강 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남당은 소중화 조선이 남겨놓은 사료들을 믿을 수없다고 했고 주로 중국 사료를 중심으로 우리역사강역을 추적했다고 한다. 그 결과 앞서 밝힌대로 낙랑군 위치를 현재 하북성 난하, 천진시 동쪽으로 비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 상고사, 고대사는 이 지역에 까지 미쳤다는 결론에 이른다.

남당 역사관에 또 눈에 띄는 것은 현존하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도 소중화 조선에서 가필하거나 개작했다고 보았다는 점이다. 소중화 조선 역사관과 이들이 남겨놓은 역사자료에 대한 전체 불신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 현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보면 남당의 주장이 전혀 근거없는 소리만은 아니다. 이들 사료 발문跋文을 보면 소중화 조선 이개복이라는 자가 당시 여러기관과 합력해서 찍어낸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그는 발문에서 분명히 중간重刊, 復刊이라고 쓰지 않고 있다. 분명히 ‘개간改刊’이라고 쓰고 있다. 중간이나 복간은 기존 사료를 그대로 다시 베끼는 것이다. 그런데 개간이라는 말에는 자기들 기준으로 볼 때 옳지 않는 것을 고쳐서 바로잡아 출간한다는 뜻이 들어있다.

▲ 이날 박 편수관은 남당 박창화 역사관을 맹비판했다. 남당이 우리역사를 파괴한 조선총독부 역사관과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이다.

그런데 박 편수관은 이날 남당의 이와 같은 역사관이 일제 대표 식민사학자, 이케우치히로시(池内宏) 같은 인물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남당을 일제식민사학자로 낙인찍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남당의 일부 주장이 조선총독부 역사관과 같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식민사학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 편수관은 “이와 같이 조선 초기 관찬 사서에 대한 남당의 불신은 그의 모든 변증에 고루 나타난다. 이는 지내굉등 일인학자들이 조선왕조실록이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을 불신했던 그것과 흐름을 같이하는 것이 아닌가한다.” 고 주장했다.

직접 표현은 아니나 결국 남당이 조선총독부 식민사학자들의 주장을 따랐다는 말이다. 그는 앞서 남당이 단군조선을 부정했다고 하면서 “이는 당시 일인 학자들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다시 언급한 것에도 그의 남당에 대한 시각이 드러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주제발표문 서두에서도 이같은 시각을 드러낸다.

“이와 같이 우리사서에 대한 불신과 단군을 부정하는 태도는 일본 학자들의 근대 역사학을 채용하면서 비롯된 인식이 아닌가 하는 혐의를 부인하기 어렵다.” 라고 한다. 여기에서는 보다 강하게 남당이 일제식민사학을 추종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박 편수관이 소개한 남당이 남긴 주장을 보면 일제식민사학, 곧 조선총독부 역사학과는 분명히 대척점에 있다. 다만 단군을 남당이 부정했다고 하는데 그 자세한 내막은 소개하지 않았다. 단지 남당이 중국사료에 단군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부정했다고 할 뿐이다. 오히려 이런 점은 남당의 실증사관을 알 수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일제식민사학자들은 사료에 분명히 기록되 있는 것 조차도 부정한다. 대표사례가 고려시기 윤관이 개척했다는 9성위치다. 남당은 고려사나 세종실록등의 기록을 통해서 현재 두만강 북쪽 수백리 위로 비정하고 있다. 반면에 이케우치 히로시 등 일제황국사관론자들은 지금 우리가 국사책에서 배우고 있는 것 처럼 함경남도 일대라고 한다. 고려 국경선도 마찬가지다. 남당은 압록강 밖으로까지 확장 시킨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황국사관 일인학자들은 현재 신의주와 원산만 선을 고려국경이라고 한다. 우리 국사책이 지금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확연히 다른데 단순히 남당이 단군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박 편수관은 남당을 일제식민사관을 추종한 인물로 이날 발표에서 매도했다는 지적이다.

또 박 편수관은 이날 남당이 언어학 관점으로 지리비정을 하고 있다면서 남당을 맹 비판했다. "과도한 언어학적 해석, 신빙성 떨어뜨린다, 무리하게 연결시키는 것 비일비재하다, 유학자들 풍토 벗어나지 못했다, 스스로 잘못 범하고 있다" 등 발언 수위가 지나치게 높았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창현 고려대 박사가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역사학이라도 자료가 부족한 경우 언어학 내지 음운학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고 했다. 그러면서 남당의 시도는 박 편수관 주장대로 일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뒤이어 현재 한국역사학계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지적받는 두계 이병도도 이러한 방법을 썼다고 반박했다. 이병도가 자기 멋대로 발음 가지고 억지 비정했다는 것이다. 김창현 토론자 지적이 아니더라도 이병도의 억지비정은 유명하다. 이병도가 남당 보다 더 심하게 언어 유사함을 가지고 지명비정한 대표사례는 수안=수성현이다.  황해도 수안을 낙랑군 속현인 수성현이라고 비정한 것이다. 중국 한나라식민지, 낙랑군이 서북한 지역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조선총독부 일제식민사학자들과 같다. 이날 박 편수관도 남당이 남긴 필사본 <화랑세기>를 남당이 창작한 것이라고 했다(4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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