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공정에 사실상 동조하면서도 인정하는 학자 없다고 하다

 

‘신라가 삼국통일 후 삼국역사를 새로 고쳤을 것이다’

‘시진핑이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 일부였다고 했다는데,

이것을 믿는 학자는 아무도 없다’

 

조인성 교수,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이 박근혜 정권시절 한 한국비하 발언 언급,

반면에 시진핑의 ‘한국은 중국 속국이었다’는 발언은 강좌에서 한마디도 안해...

 

▲ 서기2017.11.16.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린 한국고대사학회 주최 시민강좌 제18강에서 경희대학교 사학과 조인성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최치원과 관련해서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이 한 발언을 소개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서기2017.11.16. 한성백제박물관에서 한국고대사학회가 주최하는 시민강좌, 제18강이 열렸다. 이날 강연은 경희대학교 사학과 조인성 교수가 맡았다. 강연에서 조 교수는 최치원과 관련해서 지난 박근혜 정권시절 시진핑이 한 발언을 두 꼭지에 걸쳐서 상세하게 언급했다. 조 교수는 먼저 지난 서기2013.06.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시진핑이 언급한 시구절을 소개했다. 최치원이 썼다는 한시 ‘범해泛海’다. 이어 서기2015.에 한 시진핑 발언을 소개했다. 이 때 시진핑이 최치원이 했다는 말을 다시 언급했다. 최치원이 ‘한반도를 동쪽나라 화개동은 호리병 속 별천지’라고 예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진핑이 “한국국민은 중국문화의 깊은 잠재력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중국국민들은 한국문화의 독특한 매력을 즐기고 있다” 라고 한 발언을 강조했다.

그런데 문제는 최치원이 중화사대주의자라는 것이다. 조 교수가 강연내용에 시진핑의 최치원 발언을 포함 시키고 있는데 어떤 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위 시진핑이 최치원에 대해 했다는 발언을 주목해 보면 조 교수의 의도가 드러난다. 범해라는 시 구절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서기2015.에 했다는 발언은 심각하다. 시진핑은 분명히 이 발언에서 중화패권주의 역사관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치원이 우리나라를 호리병이라고 묘사한 것을 굳이 시진핑이 부각시킨 것이다. 조 교수가 이것을 강의에 끌어들인 의도가 뭐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어지는 시진핑의 발언은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를 얘기할 때는 우리가 중국 문화잠재력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 발언을 보면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어지는 발언과 비교해 보면 시진핑의 의도가 드러난다. 중국인들은 한국문화 매력을 ‘즐긴’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중화패권주의 사관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이다. 우리는 중국을 이해해야 하는 위치에 있고 중국은 우리 것을 즐기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이 주종관계라는 것을 이렇게 교묘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조 교수가 이런 한국비하, 중국 우월의 시진핑 발언을 굳이 강연내용에 비중 있게 실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강연 이해를 돕기 위해서 끌어온 것으로 보기에는 국민정서와 너무나 동 떨어진 시도라는 비판이 그래서 이어진다.

▲ 경희대 사학과 조인성 교수가 강연 뒤 질문시간에 답변하고 있다. 이 날 조 교수는 시진핑 발언에 동의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동조하는 견해를 유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조 교수의 의도는 질문 응답시간에도 엿보였다. 질문자는 “교수님은 시진핑 말을 언급했습니다. 시진핑은 지난 4월 미국 대통령, 트럼트와 대화에서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 일부였다’고 발언했어요. 이는 동북공정인, 한나라 식민지, 낙랑군=평양설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교수님도, 이 시민강좌를 주최한 한국고대사학회도 같은 견해인데, 낙랑군은 분명히 중국 <한서>, <진서>에 하북성 일대로 나옵니다. ‘한나라 때 설치’라고 해요. 동북공정동조, 일제식민사관 동조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시진핑이 지난 4월 트럼프에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다는데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걸 누가 인정하나, 아무도 인정 안한다. 우리나라 학자들 중에 그렇게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 학자들이 인정하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분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질문자의 질문의도는 시진핑 발언이 아니다. 시진핑 발언은 질문을 위한 도입부에 지나지 않는다. 조 교수와 그가 속한 단체가 낙랑군=평양설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시진핑 발언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질문자는 자세하게 왜 시진핑 발언과 조 교수의 입장이 같은 것인지 근거까지 제시하고 있다. 중국 정사에서는 분명히 ‘한나라때’ 설치한 낙랑군이 중국 하북성 일대라고 나온다. 그런데도 조 교수와 같은 단체는 낙랑군이 북한 평양이라고 한다. 시진핑이 발언한 근거도 낙랑군=북한 평양이라는 동북공정이론에서 나온 것이다. 결국 같은데 조 교수는 시진핑 발언을 누가 인정하겠냐며 “우리나라 학자들 중 아무도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질문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다. “우리나라 학자들이 인정하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분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질타했다.

▲ 조 교수는 이날 신라말기 자연재해기록을 사실로 믿었다. 반면에 초기역사에 나타나는 같은 자연재해는 역사사실로 믿지 않는 입장을 보여 비판을 받는다.

한편 이날 조 교수는 한 질문에는 아예 답변을 거부했다. 조 교수가 답변을 거부한 질문은 이렇다.

“교수님은 헌덕王(서기815)때 재해, 기근 기록을 역사 사실로 믿는데요, 삼국초기역사에도 재해, 기근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 역사를 불신하는 이유가 뭔가요? 즉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역사로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시민강좌도 서기 5세기 이전은 안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일제식민사학자, 쓰다소키치 주장과 같은데, 이는 우연일치인가?”

조 교수는 이 질문에 “강의와 전혀 관련이 없어서 말씀을 안 드렸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질문을 보면 관련이 있다. 이날 조 교수가 언급한 헌덕왕 때의 역사사실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시민강좌가 신라천년역사와 문화다. 그런데 지금까지 어떤 강사도 서기5세기 이전의 역사를 다루지 않았다. 조 교수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이날 조교수의 강의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도 조 교수는 강의와 관련이 없다며 답변을 한마디로 거절해 버렸다.

그럼에도 조 교수는 다른 질문에 답변하면서 자신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 질문자는 최치원이 썼다는 제왕연대기가 있는데 이 책을 쓰면서 참고한 1차사료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조 교수는 신라가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새로 쓰면서 임의로 꾸몄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즉 삼국 초기역사를 신라위주로 조작했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는 이 시민강좌를 개최한 한국고대사학회의 공식 견해인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가 제일 먼저 건국했을 텐데 신라가 먼저 건국한 것으로 나온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래서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본다.

“남아 있는 것은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 마립간을 왕으로 고쳤다는 그 한마디 밖에 없다. 그것도 직접 있는 것은 아니고 김부식 사론에서 이름이 촌스럽기 때문에 왕으로 고쳤다는 대목 밖에 없다. 국사를 보았을까,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삼국사기도 국사를 본 것이 절대로 아닌 것 같고, 삼국사기보다 앞서서 전시대 역사를 정리한 것이 삼국사라고 있다. 이규보가 구삼국사라고 부른 것인데 삼국사기보다 앞선 것이다. 옛날 삼국사다. 그런데 그 구삼국사도 지금 그 국사도 못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통일신라 초기에 대대적인 역사편찬이 있었을 것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그러면서 그 입장에서 삼국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을 거라는 거다.

그런 것을 대부분 학자들이 동의하는 바는 뭐냐, 단재 신채호도 그랬고 요즘 학자들이 동의하는 것이 뭐냐 하면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신라가 제일 먼저 섰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다음에 고구려고 그다음에 백제다. 상식에 안 맞는다. 단연 고구려가 먼저다. 그 다음에 백제, 신라 이런 식으로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된 것은 왜 그랬을까. 아마도 통일신라 초기에 삼국 역사책을 새로 만들면서, 삼국을 통합하는 역사책을 만들면서 신라가 제일 앞장이다, 1등이다, 이렇게 쓴 것이 이제 후대에 전해져 내려오면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된 것이 아닌가. 국사보다는 아마도 그 정도는 아닐까. 짐작은 그렇게 한다.”

이 같은 견해는 이 시민강좌를 개최한 한국고대사학회 연세대 교수, 하일식 회장도 따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 강좌에서 신라 초기기록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이외에 강사로 나선 다수의 교수들도 같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이 날 조 교수가 (삼국초기역사를 신라가 조작했다는 것에) 대다수의 학자들이 동의한다고 한 말에서도 드러난다.

▲ 위와 같은 질문에 조인성 교수는 답하지 않거나,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성의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이날도 비평문을 나눠주었다. 방청객 중 한 분은 지난 강의에서 나온 신라 말의 김헌창의 반란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다. 또 비평문을 줄치며 읽는 방청객은 조선총독부에서 복무한 이병도 역사학을 잘 알고 있다면서 말년에 자신의 역사학이 잘못되었다고 고백한 것도 있는데 왜 이 강좌에서는 정반대로 가르치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다음 강좌는 부산외대 권덕영씨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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