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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돈 교수, 삼국초기역사, 소설에 비유하다삼국 간에는 동족의식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오종홍 기자 | 승인 2017.11.14 16:17

 

 

주보돈 교수,

‘우리 민족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금석문이 안 나오기 때문에 삼국사기 초기기록은 믿을 수 없다’

‘신라에게 백제나 고구려는 외세일 뿐이었다, 동족의식이 없었다’

 

▲서기2017.11.09.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주보돈 교수가 한국고대사학회가 주최한 시민강좌 제16강을 맡아 강연하고 있다. 이날 주교수는 신라가 삼국전쟁 이전까지  중앙집권 국가가 아니라는 논리를 펼쳤다. 부체제론 언급이 이를 말해준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간에 ‘동족의식이 눈곱만큼도 없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삼국 초기 역사는 믿을 수 없으니 역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발언을 한 주인공은 경북대학교 사학과 주보돈 교수다. 주 교수는 서기2017.11.09.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한국고대사학회가 개최한 시민강좌에서 이 같이 자신에 찬 발언을 쏟아 냈다.

주 교수는 이날 ‘김유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강연 초반에서부터 갑자기 우리가 민족개념과 외세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교수는 한 방청객시민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방청객은 ‘삼국이 같은 민족이 아니라는 것이 말이 되냐, 어떻게 그렇게 볼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주 교수는 삼국간에 ‘동족의식이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로 간에 하나로 통합했다가 흩어졌으면 그게 같은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면서 강물을 비유로 들어 삼국 간에는 동족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강이 처음부터 한강이 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물길이 모여서 되었다”면서 “골목길 작은 물길을 한강이라고 우기면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한다며, 삼국을 같은 민족이라고 한다는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작은 물줄기가 큰 내를 이루고 호수가 되는 것처럼 민족도 만들어가는 것이지 완성된 것이 아니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날 옛날부터 민족이 있었다고 하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계속해서 “그 당시 백제, 신라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당시 눈곱만큼도 동족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뭔가 동류의식은 있었다. 당나라와 싸우다 보니까, 당나라와 다른 뭔가 통하는 면이 있었다. 완전한 동족의식은 고려시대에 가서 단군이 민족 시조신으로 부상하면서 고구려, 백제, 신라 분립운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고 했다. 고려시대 이후에나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이 생겨났다고 거듭 설명했다. 또 “처음부터 동족의식이 있었다는 것은 비역사적이기 때문에, 삼국 상호간에는 서로 외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고 물리는 삼국전쟁 속에서는 동족이 있을 수 없고 서로 외세인데, 신라가 외부세력인 당나라를 끌어들여서 고구려, 백제를 멸망시켰다”고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절대 맞지 않다고 했다. 이에 방청객은 주 교수의 발언에 대해 “삼국이 한반도 안에 함께 있어 같은 민족일 수 밖에 없는 데 이를 부정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주 교수는 “민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민족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고 하여 당시 삼국은 같은 민족이 아니라는 자신의 생각을 다시 확인시켰다.

주 교수는 이 같은 민족개념을 서양에서 찾았다. 서양인들이 만들어 놓은 민족개념을 우리역사에도 투영시켰다. 그는 중세 유럽은 수많은 왕조가 있었는데 점차 통합되어가면서 민족의식이 생겨났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소수 부족 형태로 이합집산을 해오다가 서기1870년에 와서 민족이 만들어졌다며 서양인들의 시각을 대변했다. 이 때부터 민족주의 시대라고 했다며 서양인 시각을 덧붙였다. 또 민족이 완전히 하나가 된다는 것도 보장을 못한다면서 민족개념에 거부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동양으로 시선을 돌려 중국에서도 민족이 없었다고 했다.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자꾸 민족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버려야 역사를 보는 눈이 제대로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기2017.11.09.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주보돈 교수가 한국고대사학회가 주최한 시민강좌 제16강을 맡아 강연하고 있다. 주 교수는 이날 삼국초기 역사기록을 믿는 것은 소설을 믿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한편 주 교수는 이날 <삼국사기> 초기역사기록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시민강좌 제목이 ‘신라천년의 역사와 문화’인데 어째서 서기5세기 이전은 다루지 않느냐, 결국 신라 역사가 5백년이라는 것인데 어째서 그런가, 혹시 조선총독부 식민사학자, 쓰다소키치의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에 따른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이에 대해서 족보론을 펼쳤다. “우리가 족보에 나오는 것을 다 믿는 게 아니다. 족보는 우리 모두 하늘에서 내려왔고 신성하게 되어있다. 이상한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는가.” 라고 하면서 삼국 초기역사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국 역사 초기기록을 증명할 만한 금석문, 무덤 등 고고학 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또 시민강좌 강사들이 자주 인용하는 신라왕과 아들의 나이 차이가 100세 이상 나는 <삼국사기> 신라본기 조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이렇게 보는 것을 근대 역사학문에서 사료비판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본 신화를 끌어와서 삼국초기 역사기록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만일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그대로 믿는다면 우리는 식민지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비웃었다. 일본신화에 아마테라스 오오카미가 나오는데 이 세력이 옛날에 한반도로 내려와서 지배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믿지 않으면서 <삼국사기> 초기기록의 삼국역사는 믿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어 조금만 뒤집어 보면 상식에 어긋난다면서 “나만 옳고 너는 틀리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송아지론을 펼쳤다.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보면 삼국초기 역사가 후대보다 오히려 웅장하고 진취성과 역동성으로 가득 차 있다. 고구려는 초기에 중국 대륙 산서성 태원까지 한나라를 정벌하기도 한다. 요서에 10개성을 쌓아 고구려 강역으로 굳힌 기록도 나온다. 그런데 주 교수가 속한 한국고대사학회는 이런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없는 것처럼 취급한다.

주 교수는 이런 삼국초기 위대한 역사를 금송아지에 비유했다. 옛날에 우리가 아주 잘살았다, 금송아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입증하느냐며 이런 기록은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그런 것은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듭 비웃었다. 또 북한 역사학을 끌어들여 삼국초기역사를 조작으로 몰아갔다. 북한 단군릉 개건을 예로 들며 단군역사를 북한이 거짓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국사기 초기역사를 왜 조작으로 몰고 가느냐’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북한에서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단고기>를 북한에서 사료로 취급하는데 여기서도 그런 부류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도 비판받아야 한다며 강연주제와 상관없는 것 까지 끌어들여 싸잡아 깎아 내렸다. 이어 질문자들이 <삼국사기> 초기역사를 믿으라고 우기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과학도, 역사도 필요없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런 것은 소설에서나 가능하다며 비웃었다. 또 이런 주장은 “나만 옳고 너는 틀렸다는 편협한 사고라”고 질타했다. 그는 질문자가 쓰다소키치 식민사관을 인용하여 주 교수를 비판한 것도 비웃었다. 쓰다소키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아는 것처럼 끌어다가 질문한다며 대답할 가치가 없다며 무시했다. 또 “쓰다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어느 인물이 이것을 가지고 밥벌이 하는데 그대로 따라서 질문한다”며 조롱했다.

그러면서 쓰다소키치를 옹호했다. 그는 쓰다의 역사관과 역사학 방법을 언급하면서 그의 역사관, 즉 생각을 자신들이 이어 받은 것이 아니라고 환기시켰다. 대신에 쓰다의 역사연구방법을 받아 들였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쓰다의 연구방법이 서양에서 온 것이고 서양 연구방법을 보니 과학에 입각한 것이라서 받아들였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러나 역사관과 역사연구방법을 따로 나눌 수 있느냐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역사연구방법에는 반드시 연구자의 역사관이 들어 갈 수밖에 없다. 이 둘은 동전양면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는 주 교수와 같은 강단사학계가 조선총독부 식민사관 후예라는 것을 인정한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조선총독부 식민사관과 한 몸이라는 것을 공개선언한 것이다.

이날 주 교수는 강연 주제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절반 이상을 채웠다. 이를 보다 못한 방청석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주 교수는 강연시간 내내 김유신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주 교수 스스로 강연초반에 드러냈듯이 정년퇴임을 앞둔 마지막 강의라서 평소 눌러 놓고 있던 생각들을 쏟아 놓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도 지난 강연을 비판한 비평문을 나눠주었다. 예전처럼 ‘감사한다’, ‘수고한다’며 격려했다. 한 방청객은 비평문을 받으면서 불만 가득한 얼굴로 시민강좌를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상 민족의식이 뚜렷할 수밖에 없는데 강사들이 삼국시대에 민족개념이 없었다고 한다면서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학술토론회에서 하면 봐줄 수 있겠으나 시민대중을 상대로 하는 시민강좌에서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 강좌는 윤선태 동국대학교 교수가 맡는다.

오종홍 기자  muk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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