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보수 언론 할 것 없이 왜, 도종환 의원 죽이기에 나서는 것일까?

 

도종환 의원 죽이기,

매국식민사학과 한 몸인 태평양 건너 '바잉턴'도 거들다.

 

“학문의 기본도 모르는 자들이 강당사학자들이다...”

“강단사학자들은 학자가 아니다...”

“돈을 쫓는 사이비 유사학자일 뿐이다...”

 

 

‘통설’이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강단사학(?)에서 그의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고 총궐기하는 양상이다. 언론 보도에 나타난 이들의 주장은 ‘통설을 부정하고 민족주의에 경도된 유사역사학자들의 관점을 도종환 내정자가 추종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주지하다시피 학문은 규범적(normative) 학문과 실증적(positive) 학문으로 크게 분류된다. 규범적 학문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가치판단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관점의 문제로 귀결되고, 세월이 지나 누구의 판단이 옳았는지 역사가 증명해주는 학문 분야이다.

우리 국사학계의 강단사학자들은 스스로를 실증적 사학자라고 주창해오고 있다. 실증적 학문은 연구자의 의문과 지적 호기심(intellectual curiosty)에 의해서 발전한다. ‘왜?, 사실일까?’라는 의문이 실증적 학문 발전의 원동력이다. 의문을 푸는 연구방법은 연구주제에 따라 문헌을 검토하거나 통계를 분석하여 해석하는 작업이다. 실증적이라고 하는 역사학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연구에서 문헌은 1차 사료가 최우선이다.

의문은 바로 연구주제다. 모든 의문이 연구주제일 수는 없다. 의문이 생기면 먼저 가치가 있는지 선행연구들을 평가해서 연구주제의 가치와 차별성을 확인해야 한다. 문헌연구이면 새로운 문헌에 의존하는지와 기존 해석에 문제가 있는지가 평가의 중심이다. 통계 분석의 경우에는 최선의 분석방법을 활용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다. 이런 요건이 충족되면 학문연구 방법의 1차적 기준인 내적타당성(internal validity)이 확보된다. 내적 타당성이 확보되면 일반적으로 연구의 결론을 일반화할 수 있는 외적 타당성(external validity)도 확보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오면 기존의 학설은 보완되거나 수정된다. 이렇기 때문에 실증적 학문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학계에서 수용한 연구 성과가 ‘통설’이다. 실증적 학문에서 통설은 영원불멸의 진리가 아니다. 새로운 연구 성과가 나오면 당연히 통설이 바뀐다.

▲ 서기2016.4.6. 한성백제박물관에서 학부출신, 이문영씨가 사이비역사학과 한단고기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씨는 역사학은 열려있고, 타당한 증거를 제시하면 수용하여 기존의 견해를 바꿀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증거도 증거나름이라는 태도를 보여, 결국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것만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자신이 비판하는 사이비역사학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매국식민사학이라고 비판을 받는 제도권 강단사학계가 바른역사를 찾자는 역사학계를 향해, '사이비역사학' 이라고 비난하는데 최전선에서 이 용어를 퍼뜨린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강단사학계는 교수인 연구자들을 의미하는 용어일 것이다. 교수인 연구자들만 제대로 된 연구자들이고 교수 아닌 연구자들을 사이비 학자라고 분류하는 강단사학자와 언론의 인식은 학문적인 횡포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강단사학자들의 분류에 의하면 <조선사연구>를 쓴 정인보 선생과 <고조선연구>를 쓴 윤내현 선생은 교수였기 때문에 강단사학자다. 그러나 고대사를 연구한다는 강단사학자들이 윤내현과 정인보의 연구 성과조차도 구체적으로 평가한 연구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 문 성재 박사가 쓴 <한사군은 중국에 있었다, 우리역사연구재단, 2017>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고대사 연구보다 정치하게 한사군이 평양을 중심으로 있었던 것이 아니고 중국에 있었다고 논증했다. 문성재의 연구는 한사군이 평양을 중심으로 있었다는 강단사학계의 통설을 확실하게 무너뜨린 연구다. 강단사학계는 이 책에 대해서 아무런 말이 없다. 이들 강단사학자들은 연구방법론 측면에서 선행연구도 평가하지 않고 논문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연구방법론 입장에서 보면 이들 강단사학자들의 연구는 연구라기보다는 정치선전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고 47억 원을 들여 만든 <동북아역사지도>는 동북공정의 기본이 된 중국 담기양의 역사 지도집을 거의 표절했는데도 이것이 학계의 정설이라며 도종환 내정자가 주도해서 폐기했다고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도종환 내정자가 사이비역사학을 추종하는 위험한 민족주의자라고 그의 역사관을 검증하겠다고 덤비는 상황이다. 도종환은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그 책무를 다한 것이다. 물론 도종환 의원 혼자서 주장해서 동북아역사지도가 폐기된 것이 아니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을 포함한 국회 ’동북아역사왜곡특위‘ 모두가 찬성해서 폐기되었다.

민족주의는 나쁜가?

강단사학자들은 도종환 내정자가 자기들의 통설을 따르지 않는 유사역사학을 신봉하는 민족주의자이기 때문에 역사관을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렇다면 민족주의가 나쁜가? 민족주의는 자신의 정체성을 바르게 세워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동력으로 삼자는 사상이다. 당연히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 그 본연의 목적이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 중에서 빛나는 역사에서 희망을 보고 고난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자는 것이 민족주의 역사학의 관점이다. 모두가 이 관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민족사학이고 조선총독부 관점에서 보면 매국식민사학이다. 강단사학자들은 우리 역사학계를 민족사학과 강단사학으로 분류했다가 이제는 사이비역사학과 강단사학으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가 정치하면 학문이고 연구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사이비 학문이다. 그런데도 강단사학자들은 자신들 만의 통설을 추종하지 않는다고 ‘사이비역사학=민족주의’라고 매도하며 도종환 내정자를 공격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민족’이라는 용어를 지극히 혐오하고 있다. 민족주의를 바로 국수적 민족주의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국수주의적 유사역사학자(ultra-nationalistic pseudohistor)라고 악랄하게 공격하는 강단사학자가 길러낸 바잉턴(Mark E. Byington)의 주장을 보자.

“도종환 후보자가 이종찬•이덕일 같은 국수주의적 역사학 지지자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나는 유사역사학이 사회를 감염시키는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비합리 성, 외국인 혐오증, 종족중심주의, 공포심 조장에 기반, 인신공격, 위증을 통해 공격한다. 학자가 아니다.”(중앙일보 6월 9일자)

식민사학에 경도되면 한국인이고 외국인이고 병세가 깊어진다. 이종찬과 이덕일의 어떤 면이 비합리성, 외국인 혐오증, 종족중심주의...등에 해당하는지는 전혀 제시하지 않는다. 이를 취재한 언론은 그 근거를 물어야 마땅한데 그대로 싣는다. 우리사회에서 언론의 신뢰가 바닥이고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대통령의 지시로 폐기된 국정 국사교과서에는 ‘민족’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왜 민족을 지웠을까? 한민족 형성기인 고조선을 우리 역사에서 지우고, 민족을 기본으로 하는 통일의 당위성을 부정하여 분단을 고착시키고, 저들이 민족에게 죄를 많이 지은 탓일 것이다. 민족주의가 자기 민족의 우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배타적이면 국수주의가 된다. 유럽과 일본의 민족주의는 제국주의였고 국수주의였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우리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민족주의는 제국주의와 맞서 싸웠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유사역사학자라고 비난하고, 유사역사학자는 국수주의적 역사학자라고 근거도 없이 공격하는 강단사학자들의 뇌구조는 정상적인 사람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도 저들이 민족에게 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민족주의를 혐오하고, 민족주의는 바로 국수적이라고 매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누가 사이비 유사역사학자인가?

‘사이비’는 겉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실상은 가짜라는 뜻일 것이다. 사이비라고 명명하려면 왜 가짜인지 명확하게 논리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 강단사학자들이 사이비 역사학자라고 지목한 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왜 가짜인지에 대한 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강단식민사학자들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통설(?)을 따르지 않거나, 교수가 아니거나,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면 사이비 역사학자라고 몬다.

그러나 사이비 유사역사학자는 연구 방법론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연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선행연구도 평가하지 않는 논문을 쓰고, 1차 사료에 없는 사실을 주장하고, 스승의 연구에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지적 호기심도 없고, 통설에 어긋나는 연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떼를 쓰는 사람들이 식민사학을 추종하는 강단사학자들이다. 그러니 이들의 연구에는 내적 타당성과 외적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어 학문적 정치성이 없다. 학문적인 정치성으로 볼 때 강단사학자들이 바로 사이비 유사역사학자들이다.

도종환 내정자의 역사관을 검증하겠다고 나서는 강단사학계의 행태는 ‘우리와 역사관이 맞지 않으면 장관할 수 없다’는 오만이며, 전 국민을 을(乙)로 보는 갑(甲)질이다. 자기들이 교수라고. 그러나 그들의 발언 저의를 보면 저들에게 식민사학을 재생산하여 전파하는데 국민의 세금에 의한 지원이 앞으로는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위구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본질은 돈이 아니겠는가?

글: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현 '미사협'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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